오너 소유 저축은행은 과거부터 횡령 등의 문제점이 타 저축은행 대비 높아 고객 신뢰 구축에 어려움을 겪었다. 오너의 개인 금고로 쓰인다는 인식과 더불어 최근에는 저축은행 전반의 건전성과 수익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어 경영 환경은 더욱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IB토마토>는 최근 5년간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은 오너 소유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개선 여부와 경영 전반 상황 등에 대해 3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주)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융창저축은행이 보유 토지를 활용해 본사 이전에 나선다. 15년간 보유해 공터로 남아있던 토지에 사옥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비업무용 토지 보유에 대한 리스크 해소와 동시에 본점 이전으로 인한 외형 확장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다만 전문경영인을 선임해 성장 기조를 유지했으나 업계 불황은 피하지 못했다.
융창저축은행 본점. (사진=네이버지도)
토지 보유 15년 만 본사 이전 진행
18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융창저축은행은 지난 2020년 금감원으로부터 기관경고를 받았다. 임원 3명에 대해서는 퇴직자 위법·부당사항에 대한 문책경고를, 1명에 대해서는 주의 상당, 1명은 주의 제재를 내렸다. 상호저축은행법에 따르면 저축은행은 정당한 이유 없이 대주주 등에게 금전, 서비스 등 재산상 이익을 제공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융창저축은행은 지난 2010년 9월부터 금감원의 검사 종료일인 2019년 10월1일까지 대주주에게 무상으로 저축은행 본점 건물 임대를 임대해 수억원대의 재산상 이익을 제공했다. 뿐만 아니라 차량과 운전기사, 비서를 고용해 급여 및 차량이용료 수억원을 제공했으며 수백만원의 법인카드 이용내역도 확인됐다.
융창저축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금감원 제재 이후 해당 대주주는 사내이사로 취임했다"라며 "사무실 임차를 통해 임대료를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금감원 검사 한 달 후인 2019년 11월 장일석씨가 사내이사로 취임한 바 있다.
재산상 이익 부당제공 이외에도 비업무용 부동산 보유 관련 제재도 받았다. 지난 2008년 8월 융창저축은행은 토지를 매입한 후 검사 종료일까지 부당하게 보유했다. 저축은행은 담보권 실행으로 취득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업무용 부동산 외의 부동산을 소유할 수 없다. 융창저축은행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융창저축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토지는 총 네 곳으로, 본사가 있는 광명 한 곳, 성남시 분당에 두 곳, 화성시에 한 곳이다.
융창저축은행이 지난 2020년 비업무용 부동산 부당보유로 문책을 받은 소유지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토지로 현재까지 융창저축은행이 보유하고 있다. 해당 토지의 경우 상반기 기준 공시지가는 38억8169만원, 장부가액은 158억9056만원이며 지목은 답과 전이다. 2020년 제재를 받은 후에도 융창저축은행은 토지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분당 소재 토지에는 내년 착공에 들어가 완공시 본사가 이전될 예정이다. 분당 소재 저축은행으로는 페퍼저축은행, 상상인저축은행 등이 있다.
융창저축은행의 주식 60만1000주 중 윤정은씨가 39.7%, 모자관계인 장호찬씨도 39.7%로 공동 1대 주주이며, 장일석씨는 20.6%를 보유하고 있다. 장일석씨는 윤정은씨와 배우자 관계다.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
융창저축은행은 금융권 출신 인사를 대표로 선임해왔다. 소매금융, 채권 등 실무를 거친 금융 전문가 등을 대표이사로 선임해 전문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장일석 이사와 형제 관계인 장주현 씨가 융창상호신용금고 전무 출신으로 1898년 대표로 취임해 1999년 상반기까지 경영을 맡았다. 이후 재무부 금융정책과 출신의 홍부식 대표, 외환은행 출신의 채관병 대표, 씨티은행 등을 거친 김종태 대표, 하나은행 출신으로 8년간 융창저축은행에서 전무로 재직한 이기만 대표 등이 융창저축은행을 이끌었다.
현재 융창저축은행의 대표인 강대영 대표도 하나은행에서 동부영업본부 지역 대표 출신 금융맨이다. 강 대표는 외환은행 서초지점장과 영업기획부장 등을 거쳐 하나은행에서 기업사업본부장과 영업본부 지역 대표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전문경영인을 선임해 지난 2021년까지 성장하던 융창저축은행은 지난해 금리인상기를 거치며 당기 실적이 하락했다. 지난 2019년 융창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6억원에서 2021년 46억원까지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43억원으로 전년 대비 3억원 감소했으며, 올해 1분기 1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면서 저축은행업권 불황을 피해가는 듯 했으나 2분기 1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상반기 누적 실적은 2억원에 그쳤다.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지난 2021년 이후 악화되고 있다. 지난 2021년 융창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3.24%로 전년 4.94%에 비해 1.7%p 감소했다. 그러나 2021년 수치를 저점으로 지난해 다시 4.96%까지 상승했으며, 올해 1분기 5.25%, 2분기 6.54%로 급격히 올랐다.
융창저축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분당 소재 토지의 경우 2020년 당시 건축허가의 이유 등으로 제재를 받았으며, 현재 건축허가를 받아 내년 중 본사 이전을 위한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라면서 "토지 지목 변경 일정은 미정이다"라고 전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