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을 흔들 대항마가 되기 위해 출범한 인터넷 은행이 업권의 시샘 어린 시선을 받고 있다. 수신 기능뿐만 아니라 주택담보대출, 전·월세자금대출 등 다양한 여신상품을 출시하며 여신 규모를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는 데다 낮은 연령대 고객들을 꽉 잡고 있기 때문이다. <IB토마토>가 혁신적인 서비스로 은행권의 변화를 이끄는 인터넷은행 3사의 하반기 경영전략을 살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인터넷은행 막내인 토스뱅크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흑자전환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7월 첫 월간 흑자를 기록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면서다. 다양한 여수신상품을 출시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타사와의 협력을 통한 새로운 수익 창출 등 다각화된 수익구조로 성장에 불을 지피고 있다. 다만 우려를 사고있는 연체율과 중저신용자 포용 등은 여전한 과제로 남아있다.
토스뱅크 본점. (사진=토스뱅크)
여신상품 다각화로 일석이조 노려
토스뱅크가 여신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꾀하고 있다. 신용대출 상품에 한해 대출 영업을 하던 토스뱅크가 두 돌을 앞두고 전월세자금대출 상품을 출시해 여신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선 것이다. 여신 상품 다각화로 토스뱅크는 총여신 증가와 연체율 관리를 모두 챙길 계획이다. 토스뱅크는 지난 5일 출시한 전월세자금대출 이외에도 지방 제휴은행과 각각 50%를 부담하는 공동대출 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토스뱅크의 상반기 여신 총액은 10조500억원으로, 지난해 4조2940억원대비 5조7518억원 증가했다. 기업대출이 1조8196억원, 가계대출이 8조2262억원 비중으로 각각 포트폴리오 내에서 18%, 82%를 차지하고 있다. 기업대출의 경우 지난해 동기 5509억원에서 230% 증가했으며 가계여신의 경우 120% 증가해 기업대출이 가계대출보다 더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이자수익은 지난해 상반기 2262억원에서 올 상반기 5470억원으로 141.8% 증가했다.
다만 수신은 빠른 속도로 증가하다 올해 상반기 증가세가 꺾였다. 수신 규모가 줄면서 총자산 덩치도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 토스뱅크의 총수신은 28조4787억원으로 올해 수신총액인 21조5332억원보다 6조9455억원 많았다. 지난해 동기 대비 24.4% 감소한 수치다. 이에 총자산도 지난해 29조1659억원에서 올 하반기 23조6292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토스뱅크의 수신상품 다각화로 자연스럽게 나타난 현상으로, 다양한 상품으로 분산됐다. 토스뱅크는 현재 토스뱅크, 모으기, 모임통장, 정기예금, 적금 등의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토스뱅크는 총수신 감소로 이자비용 절약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7월 말 기준 토스뱅크는 최고금리 기준 보통예금 최고금리 2%, 정기적금 5%, 정기예금 3.5%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토스뱅크는 최고금리 기준 보통예금 3.8%, 정기적금 4.5%, 정기예금 0.9%의 금리를 제공했다. 지난해 말 토스뱅크는 이자비용으로 4947억원을 지출했으며 이 중 대부분인 4520억원 규모가 예수금 이자로 빠져나갔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지난해 과도한 금리경쟁으로 인해 총수신이 증가했으나 수신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을 통해 적정수준으로 분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연체율·중저신용자 포용 여전히 과제
전월세자금대출과 공동대출 등 여신상품을 다양화하면서 연체율 부담 등을 덜 것으로 보이지만 연체율 등 자산건전성은 여전히 챙겨야 할 과제다. 상반기 기준 토스뱅크의 고정이하여신은 126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54억원에 비해 1212억원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26%로 지난해 동기 0.13%에 비해 1.13%p 증가했는데, 특히 가계대출에 대한 고정이하여신비율이 기업대출로 실행한 고정이하여신비율 증가율보다 높았다. 토스뱅크의 기업대출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202억원,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11%로 지난해 동기 0.3%에 비해 0.81%p 증가했으며 가계대출 고정이하여신비율의 경우 지난해 동기 0.1%에서 1.19%p 증가한 1.29%를 기록했다. 1개월 이상 원리금을 연체한 비율을 뜻하는 연체율도 올랐다. 올해 상반기 토스뱅크의 연체율은 총 기업대출 기준 1.58%로 지난해 동기 대비 1.57%p 증가했으며 가계대출기준 1.56%로 지난해 동기 대비 1.39%p 올랐다.
연체율이 높음에도 토스뱅크는 올해 상반기 기준 가계 신용대출 중 중저신용자 고객의 잔액 비중은 38.5%를 기록했다. 토스뱅크는 출범 이후부터 인터넷은행 설립의 목적인 중저신용자 포용을 경영 전략에 반영해 실행하고 있다. 중저신용자 차주는 KCB 신용점수 기준 하위 50% 차주를 뜻하며, 올해 상반기 이들에게 공급한 대출규모는 총 4조7900억원으로, 2분기 말 잔액 기준으로는 3조700억원 규모다. 다만 지난 1분기 42.%보다 3.5%p 줄어든 수치로 금융당국의 연말 목표치인 44%를 채우기에는 일정이 빠듯하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연체율의 경우 예상 가능한 수준으로 건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라면서 "대손충당금을 쌓았음에도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주택담보대출 출시나 해외 진출의 경우도 내부적으로 고려는 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계획이 수립된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