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 현주소)②IBK기업은행, 시드뱅크 앞장…비이자이익 증대 초점
중소기업 대출 및 스타트업 투자 확대
벤처 투자 자회사 연내 설립…마중물 역할
공개 2023-08-1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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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선진화 등 국가적 목적을 띠고 설립된 국책은행이 역할 수행에 대한 의문의 시선을 받고 있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낙하산 인사로 관치금융 논란이 지속되는 한편 민영화와 이전 논의도 끊임없이 오가 내부와 외부의 시선이 모두 곱지 않기 때문이다. 국책은행의 현재와 설립 목적의 이행을 살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기업은행이 중소기업에 실행하는 대출 규모를 지속적으로 키우며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성장시키고 있는 데다 벤처 투자 자회사 설립도 진행하고 있다. 이자이익뿐만 아니라 비이자이익도 챙기겠다는 계획이다.
 
기업은행 본점.(사진=기업은행)
  
중소기업 대출 성장에 초점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대출 성장에 초점을 맞춘 경영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기업은행의 올해 상반기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대비 9.5조원, 4.3% 증가한 230조2000억원이다. 총대출 283조원의 81.3%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가계대출 및 대기업 등 기타 대출은 18.7%였다.
 
중소기업은행은 중소기업자의 자주적인 경제활동을 원활하게 하고 지위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지난 1961년 설립됐다. 은행의 설립 목적에 맞게 중소기업에 실행하는 대출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19년 말 기업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162조7000억원, 2020년 말 186조8000억원에 이어 올해 2분기까지 꾸준히 성장했다. 중기대출 시장점유율은 지난 2019년 말 22.6%, 2020년 말에는 23.1%에 이어 2021년 22.8%로 소폭 하락세를 보였으나 올해 상반기 23.4%로 다시 성장했다.
 
  
스타트업 투자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지난 202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기업은행이 투입한 모험자본은 1조9900억원에 달한다. 이에 추가적으로 오는 3년간 2조5000억원을 이상의 모험자본을 공급해 시드뱅크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기업은행은 투자지원을 위한 IR을 개최하고 기관과 손을 잡아 스타트업에 직접적인 투자 기회의 장을 열어주는 한편 미국 실리콘밸리식 벤처 대출을 우리나라에 맞게 수정한 IBK벤처대출 상품을 출시해 스타트업의 후속투자 유치까지 브릿지론 방식으로 자금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말에는 1000억원 규모의 IBK금융그룹·DS 녹색금융 펀드도 조성했다. 이 중 400억원을 기업은행에서 출자했으며, IBK투자증권, IBK캐피탈, DS자산운용이 공동 운용하는 펀드로 향후 5년간 운용된다. 이는 친환경 발전, 신재생에너지, 스마트팜, 신제조공정 등과 관련된 중소·중견기업에 집중 투자될 예정이다.
 
창업육성 플랫폼도 운영중이다. IBK창공을 통해 창업기업의 투자 및 융자를 지원하고 컨설팅 홍보 등 육성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IBK창공이 육성하고 있는 창업기업은 지난해 말 기준 누적 538개사다. 지난해에는 IBK창공 출신인 비트센싱, 비주얼캠프 등 7개사가 세계 가전 전시회 2022에서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올해 9월부터는 스타트업의 장기 해외육성을 지원하는 IBK창공 실리콘밸리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진행할 예정이다. IBK창공 실리콘밸리 데스크의 설립경과 점검을 위해 김형일 전무 등이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해 벤처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해외 거점 구축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다만 중소기업대출과 모험자본 규모 증대를 위해서는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을 챙겨야하는 숙제도 안고있다. 기업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200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1조360억원보다 1644억원 증가했다. 그러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지난해 말 대비 소폭 하락한 9.34%, 총자산순이익률(ROA)은 지난해 지난 202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0.64%를 유지중이다.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총연체율도 상승하며 자산건전성도 악화됐다. 2분기 기준 기업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98%, 총연체율은 0.54%를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고정이하여신비율 0.8%, 총연체율 0.24%에서 각각 0.18%p, 0.3%p가 증가한 수치로, 매 분기 꾸준히 올라 자산건전성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내부 시스템 개혁 통한 비이자이익 강화 의지
 
기업은행은 새로운 벤처 투자 자회사 설립도 앞두고 있다. 지난 4월 김성태 기업은행장은 벤처 자회사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사업 초기 벤처기업의 추가적인 재투자와 금융지원 등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다. 김 행장의 발표에 이어 지난달 10일 기업은행 이사회는 벤처 자회사 신설 안건을 의결했다. 연내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기업은행은 IBK캐피탈, IBK저축은행, IBK투자증권 등 8개의 자회사에 이어 9번째 자회사로 설립될 예정이다.
 
기업은행의 비이자이익은 지난 2019년 5502억원에 이어 지난해 2535억원으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는 지난해 동기 1670억원에 비해 증가한 2190억원으로 성장세를 보였으나 여전히 비이자이익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다. 기업은행의 자회사 당기순이익은 305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815억원보다 성장했다. 새로운 벤처 자회사가 설립될 경우 국책은행으로서 투자를 공급하는 한편 자회사 이익 성장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실시된 조직개편에서도 비이자이익 강화에 대한 기업은행의 의지가 돋보인다. 기업은행은 개인고객·카드사업그룹을 각각 개인고객그룹, 카드사업그룹으로 분리했다. 서비스 역량을 강화하고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취지다. 또 연금사업그룹도 신설해 개인연금 부문으로 범위를 확장하고 수요 성장에 대응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연내 출범을 목표로 설립검토를 착수했으며, 정책형 VC로써 최근 침체된 벤처투자시장에서 마중물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해 데이터 기반의 새로운 사업모델을 개발하며, 자산관리같이 성장세가 가파른 부문에 경영자원을 탄력적으로 배분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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