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증권업계는 올해 2분기 국민주
삼성전자(005930) 실적 전망이 앞다퉈 내놓았지만 결과는 크게 엇갈렸다. 이 가운데 반도체 부문에서의 적자폭 축소를 근거로 영업이익 6000억원을 예측한
키움증권(039490)만이 체면을 살렸다.
3분기에 접어든 현재에도 삼성전자와 메모리반도체 시장에 대한 업계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일부 시장조사기관은 내년 완전한 반도체 시장의 회복을 전망하지만, 또 일각에서는 AI 산업에 필요한 고대역폭메모리(High Bandwidth Memory 이하 HBM)만으로는 시장의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가운데 지난 2분기 예측에 성공한 박유악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은 반도체 시장의 반등은 AI 기술 관련 소프트웨어 성장에 달렸다고 진단했다.
박유악 수석연구위원 (사진=IB토마토)
다음은 박유악 키움증권 수석연구위원과의 일문일답이다.
-현재 키움증권에서 맡고 계신 업무 소개를 부탁드린다.
△기업분석팀에서 반도체 산업 분석을 담당을 하고 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외 반도체 소부장 업체들을 위주로 기업분석을 하고 있다.
-이번 2분기 실적전망에서는 증권사마다 전망치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삼성전자의 이익 규모가 이전보다 확연하게 축소되면서 환율변동성과 사업군별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지표를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상이하게 나온 것 같다. 이전 삼성전자는 분기별 실적에서 10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이제 1조원이 안되는 수준으로 적용하는 데이터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상이하게 다른 결과가 나온 것 같다.
-많은 증권사에서 3분기부터 삼성전자의 감산에 따른 재고 소진을 예측하고 있다. 이런 시장의 전망에 대한 평가는 무엇인가
△공급사 재고 같은 경우 연초의 감산 영향이 지금쯤 해서 효과가 나타나고 있고, 3분기는 계절적으로 반도체 시장에서의 성수기로 불려 고객 재고 또한 일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 저조했던 재고감산 효과가 성수기를 거치며 5000억원 정도의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메모리 시장에 대한 해외 분석기관의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IT 리서치 기업 가트너의 로저 쉥 애널리스트와 같은 경우 얼마 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의 수요가 늘면서 내년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80% 이상 급성장을 전망했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 같은 경우 AI만으로 반도체 경기 침체를 극복할 수는 없다는 전망을 내놨는데 현재 이러한 전망에 대해서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반도체 가격전망치에 따라 시장 전망치는 달라질 수 있다. 메모리시장에서 수요량 측면에서 D램과 같은 경우 10% 내외로 수요 전망치가 좋지 않다. 다만 낸드 같은 경우 일부 낸드시장의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나 개인적으로는 30%대의 수요량 증가를 예측한다.
-삼성전자의 실적 같은 경우 삼성전자의 문제라기보다는 반도체 시장의 문제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지난 2017~2018년 메모리 업계 호황은 아마존과 넷플릭스 같은 IT업체의 서버 수요 증가 때문이었는데 이와 같은 수요 증가를 기대할 수 있을까?
△현재 반도체 재고가 워낙 많아 내년 하반기에 이르러서야 수요공급이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요가 늘어날 이유가 없는 상황에서 가격 전망치에 따라서 실적이 갈리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신규로 의미있는 수준의 증가가 있을 수요처는 없어 보인다. 스마트폰과 PC, 서버에서 보급률이 성숙되어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기대를 품고 있는 HBM에 대한 전망은 어떤가
△HBM을 필요로 하는 산업이 커져가고 있는 지금이 가장 좋은 시기로 보여진다. 하지만 판매량 기준으로는 1%가 안되는 수준이고 가격 기준으로 보면 10% 내외다. 향후 성장이 기대되긴 하지만 아직 시장 전체에 영향을 주는 의미있는 수준까지는 시장이 성장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반도체 시장 반등 요건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
△현재 인공지능(AI) 시장의 경우 아직 가시적인 실적은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이전 2017년 반도체 호황 사이클 이전 보였던 시그널을 연상하면 다음 돌아올 반등 시그널을 유추할 수 있다. 챗GPT 같은 경우 처음 등장했을 시 시장의 파란을 일으켰지만 아직 구체적인 수익모델을 창출할 정도는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를 시작으로 산업 측면에서 실제적으로 수익모델 운영이 가능한 서비스가 속속 등장한다면 AI 기술을 중심으로 한 의미있는 수준의 반도체 수요 증가가 있을 것이다.
-요즘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들의 고충이 많다고 들었다. 애널리스트로서 가지는 각오와 계획이 있다면 무엇인가
△ 균형잡힌 시각으로 산업을 바라보고, 그 안에서 발전하는 기업을 선별하려는 노력을 계속하려 한다. 키움증권과 투자자에 도움이 되는 애널리스트가 되고 싶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