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최윤석 기자]
롯데쇼핑(023530)이 올해 들어 두 번째로 진행한 회사채 발행에서 아쉬운 흥행에 만족해야 했다. 수요조사에선 2000억원 모집에 8700억원이 몰려 흥행에 성공한 듯하지만 내실을 따져보면 청약금액은 2년물에만 쏠렸고 이자율 또한 개별민평 평균치보다 가산된 이자율에 수요가 몰려 흥행에도 불구하고 이자율은 평균치보다 소폭 상승했다.
(사진=롯데쇼핑)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4일 진행한 롯데쇼핑의 1000억원 규모 무보증회사채 수요조사에서 2년물 96-1회차 600억원 모집에 6700억원, 3년물 96-2회차 1200억원 모집에 1600억원, 5년물 96-3회차 200억 모집에 400억원을 받아 총 2000억원 모집에 8700억원의 매수주문을 받았다. 이에 발행규모는 기존 2000억원에서 700억원 증액된 2700억원이 됐고, 청약기일과 납입기일은 오는 7월11일까지다.
앞서 최근 채권 시장에서는 AA-등급 이상 회사채 발행에 뭉칫돈이 몰려 무난한 발행 흥행이 이어져온 분위기라 4000억원으로의 증액까지도 예견됐다. 하지만 수요예측에서 2년물에만 청약이 몰리고 3년물과 5년물에선 저조한 경쟁률을 보여 예상된 규모의 증액에는 실패했다.
수요예측 참여 내역 별로 살펴보면 전체 모집에선 2년물에만 청약건수가 몰렸다. 2년물 96-1회차는 운용사·투자매매중개업자·연기금·운용사·은행·보험 36건이 몰리며 11.17대 1이란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으나 96-2회차는 20건, 1.33대 1의 경쟁률을 96-3회차는 3건, 2.00대 1이라는 다소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수요예측에서 청약 수량 자체는 늘어났지만 이자율은 오히려 높아졌다. 신청수량 대부분이 스프레드 상위에 몰린 탓으로 2년물의 경우 참여신청범위가 –0.11%p에서 +0.40%p사이었고 3년물은 –0.30%p에서 +0.29%p, 5년물은 –0.01%p에서 +0.07%p사이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2년물은 개별 민평 수익률의 산술평균에 +0.02%p를 가산한 이자율, 3년물은 개별민평 수익률의 산술평균에 +0.02%p를 가산한 이자율로 확정됐다. 5년물은 개별민평 수익률의 산술평균에 -0.01%p를 가산한 이자율로 확정됐다.
채권 발행을 통해 확보된 자금은 오는 7월14일과 9월18일에 만기가 돌아오는 총 4000억원 규모 채무 상환에 사용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예상된 규모의 증액에는 실패하면서 부족분은 롯데쇼핑의 자체 보유 자금으로 충당하게 됐다.
이번 회사채 발행에서 다소 실망스러운 실적을 기록한 건 최근 이어진 롯데쇼핑의 사업 부진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신용평가가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소비패턴 변화, 온라인 채널 성장 등 유통산업 내 영업여건 변화로 인한 영향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또한 대규모 오프라인 점포망을 운영하고 있어 고정비용 부담이 높고 온라인 구매 수요 이전, 소비패턴 변화로 영업력이 저하되고 있다고 분석됐다.
주영훈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롯데쇼핑은 온라인 소비 확대로 오프라인 업체 시장 점유율 하락과 수많은 점포 운영에서 비용문제 관련 영향을 피할 수 없었다"라며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에서 백화점 부문에서만 소폭 상승이 있었을 뿐 나머지 자회사들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아직까지는 이익을 기반으로 한 기업가치 평가가 어렵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