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전규안 전문위원] 회계는 ‘회계정보 이용자의 경제적 의사결정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하여 경제적 실체와 관련된 정보를 식별, 측정하여 보고하는 과정’으로 정의된다. 그리고 회계는 재무회계, 원가회계, 관리회계, 회계감사, 세무회계 등으로 분류한다. 공인회계사 2차 시험과목이 재무회계, 원가회계(관리회계 포함), 회계감사, 세법(세무회계)과 재무관리이므로 맞는 말이다. 그런데 흔히 회계하면 ‘재무회계’를 떠올린다. 회계의 기본은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재무회계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일부 오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회계의 분류와 관련된 몇 가지 오해에 대하여 알아보자.
첫째, 회계는 기업활동을 기록한 ‘과거’ 정보만을 제공하는 것으로 오해한다. 재무회계에서는 원가 100원의 상품을 150원에 팔아서 50원의 이익이 발생했음을 계산한다면 관리회계에서는 내년에 50원의 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150원의 매출이 필요함을 계산한다. 이처럼 재무회계는 주로 ‘과거’ 정보를 제공하지만, 관리회계는 ‘미래’ 정보를 제공한다. 따라서 회계가 ‘과거’ 정보만을 제공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오해다.
재무회계의 출발은 1494년에 이탈리아의 ‘루카 파치올리(Luca Pacioli)’가 복식부기를 최초로 정리한 “산술, 기하, 비율 및 비례 총람”을 출간했을 때다. 반면에 관리회계의 출발은 1919년에 미국 시카고대학의 맥킨지(James O. Mckinsey, 공인회계사) 교수가 ‘관리회계’ 강좌를 개설한 때다. 맥킨지 교수는 세계적인 컨설팅회사인 ‘맥킨지 앤드 컴퍼니(McKinsey and Company)’를 설립한 사람이다. 재무회계에서는 ‘외부’ 회계정보 이용자를 위해 ‘일정한 기준’(예를 들어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의해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반면에 관리회계는 ‘내부’ 회계정보 이용자를 위해 ‘일정한 기준이 없이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에 의해 산출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다르다.
둘째, 일부에서 “회계는 필요없다”라고 하는데, 이는 ‘재무회계’에 국한된 오해다. 레브(Lev) 교수와 구(Gu) 교수는 “회계는 필요없다(The End of Accounting)”라는 저서를 통해 현행 회계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무형자산 측정 및 보고와 비재무보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는 재무회계의 유용성 저하를 지적한 얘기다. 재무회계가 없어진다고 해도 여전히 원가회계, 관리회계, 세무회계, 회계감사는 계속 존재할 것이다. 물론 재무회계도 그 역할이 변할 뿐이지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셋째, 흔히 ‘회계 투명성’을 말하는데, 이는 주로 ‘재무회계’와 ‘회계감사’에 국한된 오해다. 올해 IMD(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 회계 투명성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47위로서 작년 53위보다 6단계 상승했다. IMD의 회계 투명성에 대한 평가는 “기업의 감사(auditing)와 회계 실무(accounting practices)가 적절하게 수행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한 개 설문문항에 대한 답변에 근거한다. 물론 재무제표에 근거한 세무회계는 재무회계의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관리회계는 회계 투명성과는 특별한 관련이 없다.
넷째, 회계하면 회계정보의 ‘생산’만을 떠올리는데, 이는 회계정보의 ‘이용’ 측면을 간과한 오해다. 즉, 회계하면 재무제표의 작성과 회계감사, 세무신고 등만 떠올리는 경우가 많으나 이는 회계정보의 생산만을 생각한 것이다. 회계정보를 생산하는 사람은 소수이고, 대부분은 회계정보를 이용하는 이용자다. 따라서 회계정보의 이용을 다루는 ‘재무제표분석’도 중요한 회계 분야다.
기업가치는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가치’로 측정하므로 기업가치 측정을 위해서는 미래 현금흐름의 예측이 중요하다. 미래 현금흐름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과거와 현재의 현금흐름을 알아야 한다. 1990년 기업 인수·합병(M&A)의 증가로 기업가치 측정이 중요시되고, 이를 위해서는 미래 현금흐름의 예측을 위한 과거와 현재의 현금흐름이 중요해졌다. 따라서 ‘현금흐름표’가 출현했다. 기업가치 측정을 위해서 현금흐름과 같은 회계정보도 유용하게 ‘이용’된다. 회계정보의 ‘이용’ 측면도 회계의 중요한 분류에 속함을 이해해야 한다.
회계를 재무회계, 원가회계(관리회계), 세무회계, 회계감사 등으로 분류하는 것은 전통적인 방식이다. 회계의 분류는 학자마다 다를 수 있다. 어쩌면 회계의 분류 자체는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회계의 분류와 관련된 오해가 없이 회계를 올바르게 이해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