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최윤석 기자] 롯데캐피탈이 자산 포트폴리오의 높은 경기 민감도에도 불구하고 안정적 사업기반과 우수한 비용 관리, 수익성 유지 능력이 시장의 인정을 받았다. 다만 금리인상과 경기침체로 인한 연체율 상승은 고민거리다.
(사진=롯데그룹)
30일 NICE신용평가는 롯데캐피탈의 다변화된 사업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우수한 시장지위와 비용 관리를 통한 우수한 수익성, 지속적인 이익누적을 높게 평가해 기업어음 신용등급 평가를 A2+로 유지했다.
롯데캐피탈은 과거 롯데그룹의 금융계열사로, 1995년에 부산할부금융으로 설립돼 할부금융업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2002년과 2008년 각각 동양카드(현 롯데카드)와 대한화재(현 롯데손보)를 인수하며 영역을 넓힌 이후 롯데그룹의 든든한 캐시카우(Cash cow) 역할을 했다.
하지만 2017년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을 계기로 롯데캐피탈 산하 롯데카드와 롯데손보가 각각 2019년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에 매각됐고, 롯데손보도 JKL파트너스로 팔렸다.
현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제 18조2에 따르면 금융지주회사 외 일반 지주회사는 금융업 또는 보험업을 영위하는 국내 회사의 주식을 소유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이에 지주사 전환 당시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2년 내에 정리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던
롯데지주(004990)는 금융사 지분 정리 작업에 나섰다.
하지만 롯데캐피탈은 롯데지주 보유 지분을 일본 롯데파이낸셜로 넘기며 롯데그룹에 남았다. 롯데캐피탈은 뛰어난 현금창출 능력을 보여주고 있었기에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평가받았다는 분석이다.
(사진=나이스신용평가)
롯데캐피탈은 2023년 1분기 기준 회사의 영업자산은 할부리스자산 33.2%, 기업여신 33.7%, 가계대출 32.1% 등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영업자산 중 고수익·고위험 자산인 개인신용대출 등을 중심으로 영업자산을 확대해왔다. 이를 통해 기간 내 4%대를 상회하는 조정충전영업이익률과 1.5% 수준의 조정총자산수익률(조정ROA) 등 우수한 수익성을 보였다.
2020년부터는 여신 심사를 강화해 자산 성장세가 둔화되고 운용수익률은 하락했으나 건전성 개선으로 대손비용 부담이 함께 감소하면서 우수한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했다.
롯데캐피탈의 이 같은 높은 수익성과 안정성은 레고랜드 발 채권 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022년 빛을 발했다. 당시 경쟁 캐피탈사들이 실적저하와 자산건전성 위기를 겪었던 상황에서도 2022년 말 총 146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1284억원 대비 14.25% 증가했다.
다만 금리인상과 경기침체에 따른 포트폴리오 내 개인신용대출을 중심으로 부실자산 증가 가능성은 존재한다.
2023년 1분기 롯데캐피탈의 개인신용대출에서 연체율이 상승했다. 요주의이하여신 비율, 고정이하여신 비율 등 전반적인 자산건전성 지표도 2022년 말 대비 다소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은미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롯데캐피탈은 보수적인 자산 취급, 우수한 손실완충력 및 리스자산의 유동화 조달로 수익성과 건전성에서 변동성을 줄이고 지속적인 이익 적립을 이뤄냈다"라며 "현재 다각화된 자산포트폴리오 구성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유지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시장금리 상승과 실물경기 둔화로 조달비용 부담이 과거 대비 증가할 가능성이 있어 시장지위와 연체율, 자산건전성 등에 대해 모니터링을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