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고려아연 인수 실패…차기 행보, NH에 달렸다
홈플러스 사태로 압박…1조5천억 인수금융 만기 임박
경영권 분쟁 지속성 의문…NH의 연장 결정 '관건'
NH, 평판·자금 회수 리스크 직면…딜 연장 갈림길
공개 2025-04-03 16:47:55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3일 16:4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010130) 경영권 인수에 실패하며 위기에 몰렸다.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뜻을 이루지 못한 MBK는 법적 대응과 추가 인수 의지를 밝혔지만, NH투자증권(005940)에서 받은 1조5785억원 규모 인수금융의 만기가 6월로 다가오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 사태로 정치권과 금융당국 압박까지 더해진 가운데, MBK의 다음 행보는 NH투자증권의 금융 지원 연장 여부에 달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MBK파트너스, 전방위 압박에 '사면초가'
 
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사회민주당 의원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에게 홈플러스 사태 관련 구체적 변제안을 오는 10일까지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의원단은 이날 "긴급현안질의 당시 국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홈플러스 김광일 대표는 사재출연을 포함한 책임 있는 방식으로 유동화 채권에 대해 100% 변제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라며 이같이 요구했다. 
 
2일 정무위원회 소속 야 3당 의원들이 MBK파트너스 관련 기자회견에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도 MBK파트너스에 대해 홈플러스 변제와 관련해 대주주의 사재 출연을 압박했다.
 
함용일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회계 부원장은 지난 1일 브리핑을 통해 “그동안 MBK가 말했던 것과 다른 정황·증거들이 발견되고 있다”라며 “지금이라도 홈플러스는 스스로 약속한 상거래채권 전액 변제, 대주주 사재 출연 등에 대해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업계도 법적 대응에 나섰다. 홈플러스 유동화증권(ABSTB) 판매로 입은 손실을 문제 삼아 MBK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1일 신영증권(001720)유진투자증권(001200)·하나증권·현대차증권(001500)은 홈플러스와 홈플러스 경영진을 사기 및 자본시장및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증권사 연대의 법률 대리인은 법무법인 율촌이 맡았다.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 '집중'…인수금융 '절실'
 
홈플러스 사태를 두고 정계와 금융당국, 증권업계까지 압박을 가하고 있지만 정작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에 더 힘을 쏟는 모양새다. 지난 3월 진행된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 대한 입장만을 밝힐 뿐 홈플러스 사태에 대해서는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고려아연 주총 직후 MBK는 “최윤범 회장의 탈법 행위로 의결권이 제한됐다”라며 “특정 개인의 지나친 욕심이 의결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즉시항고와 효력정지 등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주총 결과를 뒤집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MBK의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는 오는 6월이 고비다. NH투자증권으로부터 받은 1조4906억원의 인수금융의 만기가 도래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MBK파트너스는 NH투자증권으로부터 1조4906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지원받았다. 9개월 조건이다. 만기는 오는 6월30일로 이율은 5.7%다. MBK파트너스는 올해 연초까지 경영권 인수를 진행하고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장악을 통한 경영권 인수를 완료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홈플러스 사태와 더불어 법원이 영풍(000670)·MBK파트너스의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는 가처분 결정을 내리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주총 결과, 영풍·MBK파트너스 측 신규 이사는 3명에 그쳤다. 이사회는 고려아연 11명, 영풍·MBK 4인(김광일 대표 포함) 구도로 이뤄져 경영권 인수가 무산됐다. MBK 입장에서는 고려아연 주가는 4월 초 70만원 초반으로, MBK의 공개매수가(83만원)보다 낮아 경영권 실패 시 손실 가능성이 크다.
 
MBK는 인수금융 연장이 절실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둘러싼 난관이 만만치 않다고 본다. 홈플러스 사태와 주총 실패 등으로 MBK의 신뢰도가 하락하며, 금융권 지원 가능성도 낮아진 상황이다.
 
주식 매도와 차입 연장 '갈림길'…MBK 경영권 확보 '관건'
 
MBK파트너스와 더불어 NH투자증권의 고민도 깊다. 당초 9개월이란 짧은 기간의 인수금융 만기를 설정한 것도 MBK 파트너스의 무난한 경영권 인수가 예상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홈플러스 사태 이후 NH투자증권은 평판 리스크와 자금 회수 문제에 직면했다.
 
NH투자증권은 '밀월 관계'라 불릴 정도로 오랜 기간 MBK와 파트너십을 유지해왔다. 오스템임플란트 인수에서 MBK와 협력하며 자문부터 인수금융까지 주도한 ‘종합 패키지 딜’의 경우 대표 사례로 언급될 정도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NH투자증권이 거리를 두는 분위기다. NH 측은 "MBK파트너스와의 밀월은 '사실무근'"이라며 "뛰어난 인수금융 플랫폼을 갖춘 NH투자증권을 MBK파트너스가 이용한 것일 뿐"이라고 선을 긋는다.
 
(사진=NH투자증권)
 
평판 문제와 별개로 MBK파트너스에 제공된 인수금융의 안정성 문제는 NH투자증권이 풀어야 할 실제적인 문제다. 메리츠금융그룹의 경우 MBK파트너스에 1조3000억원 규모의 차입을 제공했지만 홈플러스의 회생 신청으로 투자 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인수금융 안정성에 대해서는 자신하고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로서는 MBK파트너스에 제공한 인수금융에 대해 특별한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라며 “(MBK파트너스의)운용규모가 수십조원 달하는 만큼 원금상환과 이자수익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9개월간 600억원이 넘는 이자수익을 거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차입 연장은 고민이다. 시중금리가 2024년 9월(5.7%)보다 낮아졌지만, 딜 리스크는 오히려 증가했기 때문이다. 굳이 연장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일련의 사태로 국내 주요 금융사들의 외면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영 분쟁을 이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NH도 리스크가 커질수록 딜 연장에 부담을 느낄 것"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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