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외화 유동성 하락 경보…비상 대응 체계 강화
2024년 4분기 외화 LCR, 주요 은행 중 유일하게 하락
규제치 상회하나 변동성 우려…비상조달 등 안전판 강화
공개 2025-04-0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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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원/달러 환율 급등과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라는 파고 속에서 신한은행이 외화 유동성 관리에 고삐를 죄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주요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이 하락하면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규제 기준은 웃돌고 있지만, 환율 변동성과 잠재적 외부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비상 자금 조달 계획을 점검하고 외화 조달 수단을 다각화하는 등 안정성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신한은행 본점(사진=신한은행)
 
외화 LCR '주춤'… 환율·국외 자산 영향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지난해 4분기 외화유동성커버리지비율은 148.85%다. 이는 직전 분기(155.2%)와 2023년 4분기(157.82%)에 비해 하락한 수치다. 2024년 1분기 평균 160.65%와 비교해도 차이가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KB국민·우리·하나 등 다른 4대 시중은행의 외화 LCR가 일제히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하나은행의 경우 2023년 4분기 외화 LCR이 203.22%까지 치솟으며 200%를 돌파하기도 했다.
 
외화 순현금유출액 대비 고유동성 외화 자산의 비율이다. 은행이 외화 유동성 위기 상황에 얼마나 잘 대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건전성 지표다. 바젤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2017년부터 정식 규제로 도입됐다. 현재 금융당국의 규제 기준은 80%다. LCR 도입 이후 기존 외화유동성비율은 규제 지표로서 중요성이 떨어졌다. 외화유동성비율이란 잔존 만기 3개월 이내 부채에 대한 잔존 만기 3개월 이내 자산의 비율이다. 
 
다만 신한은행은 외화유동성비율을 사업보고서를 통해 공시했는데, 지난해 4분기 대비 유동자산과 유동부채가 모두 줄어들었다. 지난해 4분기 신한은행의 외화 유동자산은 631억2790만달러, 유동부채는 563억4700만달러로 유동성비율은 112.03%다.
 
 
사실 신한은행은 외화 LCR를 140% 이상으로 규제 수준보다 웃돌게 관리하고 있지만 타행과 달리 좀처럼 오르지 않는다. 특히 지난해 4분기 평균 외화 LCR가 하락한 것은 10월 영향이 크다. 이 기간 외화 LCR는 145.45%다. 당시 신한은행의 국외점포 외화 자산이 늘었고, 원/달러 환율도 이때부터 치솟았다. 지난해 7월부터 10월 초까지 하락세를 보였으나, 이후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연일 최고치를 경신했다.
 
신한은행도 10월 이후부터 외화자산 증가에 대응했다. 다음달인 11월 149.12%, 12월 152.03%로 두 달 연속 비율을 끌어올렸다. 올해 들어서도 1월과 2월, 모두 152% 이상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급등하는 환율 탓에 발 빠르게 유동성 관리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2024년 4분기 평균 환율은 1398.75원(한국은행 ECOS 기준)으로, 2009년 1분기 1418.30원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변동성이 높게 나타난 것은 지난해 환율 영향이 있어 낮아진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글로벌 불확실성 고조… 외화 조달 다변화
 
신한은행의 외화유동성이 유독 눈에 띄는 데는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가 있다. 트럼프 2기가 출범에 따른 관세 전쟁 우려, 국내 계엄령 선포 등 대내외 리스크가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 지난달 31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74.7원으로 금융위기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아직 2009년 3월13일 1483.5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8.8원까지 격차가 좁혀졌다. 영국의 경제 분석 기관인 캐피털 이코노믹스에서는 환율이 1500원대에 올라설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은행은 환율 변동에 민감하다. 해외 자산이 원으로 단위를 변환해 은행 재무 지표에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은행의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은 470조8782억원이다. 이중 국외 익스포저는 44조608억원이다. 지난 2023년 말 37조789억원에서 6조9819억원 불어났다. 위험가중자산은 157조1974억원 중 32조2626억원이 해외에서 발생됐다. 
 
이에 신한은행은 외화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주요 금융기관과 환매조건부매매(REPO) 거래를 하고 상시 차입이 가능한 비상거래 수단을 마련 중이다. REPO 거래란 유가증권을 매도·매수하고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약정한 금액으로 환매하는 단기자금조달방식이다. 거래 기간은 주로 3개월 이내지만 1일물 거래가 대다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국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대비해 보수적 관점에서 외화 유동성 관리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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