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권성중 기자]
SGC E&C(016250)가 지난해 수익성을 대폭 개선하며 영업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공사물량 감소로 매출이 30% 이상 감소했음에도 영업이익 전환을 이뤄낸 것이다. 다만, 지난해 크게 늘어난 차입금 탓에 순손실은 확대됐다. 이로 인해 올해 추가 실적 개선을 통한 재무건전성 강화가 회사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SGC E&C 본사.(사진=SGC E&C)
원가율 대폭 개선…불어난 이자비용 처리만 남아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GC E&C는 지난해 연결 기준 잠정 매출 1조2056억원, 영업이익 128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매출 1조8636억원, 영업손실 215억원) 대비 매출은 35.3% 줄어든 반면, 영업손실은 1년 만에 흑자 전환한 것이다.
SGC E&C는 공시를 통해 “국내 건설경기 둔화에 따른 신규 공사 감소로 매출이 줄었다”면서도 “원가율 개선에 따른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지난해 괄목할 만한 원가 개선 성과를 보였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결 기준 매출원가율은 94.3%로 전년 동기(97.3%) 대비 3%포인트 하락했다. 이 같은 원가 절감이 지난해 4분기에도 이어지며 흑자 전환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32억원에 불과했지만, 4분기에 약 90억원의 이익이 반영되며 128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크게 늘어난 부채는 SGC E&C의 이자비용 증가로 이어져 순손실 폭을 키웠다. 지난 2023년 말 6416억원이던 부채는 지난해 말 9817억원으로 1년 새 53.0%나 증가했다.
2023년 인천 원창동 물류센터 채무 인수를 시작한 이후부터 본격 차입이 시작됐다. SGC E&C는 지난 2020년과 2021년 인천광역시 서구 원창동 소재 물류센터 건설공사를 총 2378억원에 수주했고, 시행사에 자금보충을 약정했다. 2023년 물류센터를 준공했지만, 시행사가 매각·임차에 실패하면서 자금보충을 약정한 SGC E&C가 채무를 떠안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23년 3분기 누적 107억원이던 회사의 이자비용은 지난해 3분기 220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분기순손실도 26억원에서 177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4분기를 합산한 2024년 당기순손실은 472억원으로 전년(340억원) 대비 확대됐다.
기수주 프로젝트 매출 본격화…영업현금으로 빚 갚
올해는 SGC E&C가 기수주한 프로젝트 매출이 본격화하는 시점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회사의 수주잔고는 2조65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어났다. 이 가운데 플랜트부문 수주잔고는 절반 가량인 1조3285억원에 달한다.
회사는 지난 2022년 말부터 지난해까지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를 연이어 따냈다. 대표적으로는 △사우디 SEPC Ethylene Cracker Expansion(6900억원) △말레이시아 OCIKUMHO ME1(1280억원) △말레이시아 OCIM MP7(870억원) △사우디 APOC IPA(2600억원) 등이 있다.
SGC E&C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당사가 지난해까지 적극적으로 수주한 해외 플랜트 프로젝트들의 공정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올해부터 매출에 본격 반영될 전망”이라면서 “지난해 대비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회사는 올해 매출 목표액을 전년 실적(1조2056억원)보다 약 21.1% 높은 1조4600억원으로 설정했다. 또한 SGC E&C는 올해 매출의 본격 성장과 지난해 달성한 수익성 개선 성과를 바탕으로 영업활동현금흐름을 개선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회사의 재무건전성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 중이다.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SGC E&C의 부채비율은 218.8%, 순차입금의존도는 22.8%로 나타났다. 순차입금의존도의 경우 전년 말(9.2%) 대비 크게 높아졌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SGC E&C 관계자는 “영업활동에서 창출된 현금을 활용해 지난해까지 확대된 부채를 상환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회사는 올해 신규 수주 목표액으로 1조8000억원을 제시했다. 지난해 올린 2조2602억원의 수주 실적보다 하향된 수치다. 리스크가 낮은 프로젝트를 선별 수주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