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콤, 베트남 법인 청산 수순…사업 전망 '불투명'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적자 행진…LG전자 높은 의존도 '양날의 검'
지난해 베트남 법인 유형자산 처분 공시…총자산 85% 달해 사실상 청산
청라사옥에 220억원 투자했지만, 65% 달하는 비나 매출 대체할지 '의구심'
공개 2025-02-10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0일 06: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블루콤(033560)이 지난해 전체 매출의 3분 2에 달하는 베트남 법인(비나)에 대해 사실상 청산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사업 전망에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블루콤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한계기업에 처한 상황이다. 이에 블루콤은 LG전자(066570) 제품 수요 감소로 외형이 지속 축소되고 있어 신사업 거점으로 인천 청라사옥을 신설하고 있지만, 베트남 법인 매출을 따라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아울러 블루콤은 수익성에 비해 자본적 투자(CAPEX)가 확대돼 저하된 현금창출력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매출 감소세 지속·한계기업 처해 돌파구 '절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블루콤은 지난해 매출 183억원을 기록해 2023년 328억원보다 44.12% 감소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31억원으로 2023년 77억원에서 반절 이상 감소했지만, 3년 이상 적자가 지속돼 한계기업에 처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5억원으로 2023년 27억원 손실을 낸 것에서 흑자 전환했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며 외화환산이익, 외환차익 등 영업외수익이 일시적으로 증가한 덕이다.
 
LG전자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양날의 검이 됐다. 블루콤은 블루투스 이어폰과 헤드셋 등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제조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주요 고객사인 LG전자에 블루투스 헤드셋 ‘톤플러스’와 완전무선이어폰(TWS) ‘톤프리(TONE FREE)’ 등을 공급해 왔지만, 지난 2021년 LG전자가 모바일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관련 제품 수요가 줄었다. 애플의 아이팟과 삼성전자(005930)의 버즈 등 강력한 TWS 대체제가 있는 것도 외형 축소의 배경이 됐다.
 
실제로 블루콤 매출은 지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매출은 2021년 715억원에서 2022년 586억원, 2023년 328억원, 지난해 183억원으로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특히 ODM 공급방식으로 제작하는 블루투스 이어폰 매출은 지난해 3분기 14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209억원보다 31.81% 감소했다.
 
이에 블루콤은 영업비용을 효율화했지만, 근본적인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는 성장 동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블루콤은 판매비와관리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경상개발비를 대폭 줄였다. 경상개발비는 2023년 3분기 14억원에서 2024년 3분기 7억원으로 반절 가까이 줄었다.
 
 
베트남 법인, 총자산의 85% 유형자산 매각…사실상 법인 청산 절차
 
블루콤은 중장기 성장 발판 거점으로 청라사옥 신설에 투자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신사업 계획은 밝히지 않은 가운데 기존 베트남법인에 필적하는 수익을 낼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아울러 블루콤은 최근 현금창출력이 크게 줄어 주의가 필요하다. 영업활동현금흐름에 비해 자본적투자(CAPEX)가 과대해 잉여현금흐름(FCF) 손실은 확대됐다.
 
앞서 블루콤은 지난해 4월 유동성을 개선하기 위해 블루콤 비나(베트남 법인)의 토지와 건물을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처분 금액은 1500만달러(한화 약206억6850만원)로 처분일자는 오는 2026년 4월15일로 예정됐다. 블루콤 비나 자산 총액은 236억원으로 사실상 법인을 아예 처분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지난해 3분기 누적 블루콤 비나 매출은 119억원으로 같은 기간 블루콤 전체 매출(176억원)의 67.68%에 달한다.
 
블루콤은 베트남 비나 매각 대금을 청라 사옥 건설에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 공장 매각 잔금일이 2026년 4월이고, 청라 토지 매입에 대한 잔금일은 2026년 5월로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블루콤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2월28일까지 청라 사옥 신축에만 219억8000만원을 투입키로 했다. 앞서 블루콤은 인천시 서구 청라동 소재 토지와 건물을 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매입하는데 2026년 5월10일까지 379억5183만원을 내기로 했다.
 
자본적투자를 지속하면서 저하된 현금창출력도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블루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3년 92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28억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CAPEX는 2023년 123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367억원으로 3배 가까이 커졌다. 이에 잉여현금흐름은 2022년 38억원에서 2023년 -31억원으로 적자 전환했고, 지난해 3분기 -339억원으로 손실이 크게 확대됐다.
 
현금성자산이 크게 줄고 유동성도 저하된 가운데 향후 자금 조달 필요성은 높아질 전망이다.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2023년 말 139억원에서 2024년 3분기 37억원으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유동자산은 2023년 316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198억원으로 감소한 반면, 유동부채는 125억원에서 163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유동비율은 120.98%를 기록해 안정권에 속해 있지만, 2023년 유동비율이 253.35%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하락했다. 
 
한편, 블루콤은 지난해 7월 김종규의 지분 증여로 아들인 김태진이 최대주주에 올랐다. 본격적인 2세 경영으로 접어드는 시점에서 베트남 법인을 정리하고 인천 청라를 새로운 거점지로 택한 가운데 향후 사업 성과에 따라 기업 존망이 달릴 것으로 보인다.
 
<IB토마토>는 블루콤과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받지 않았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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