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PF 리스크)②분양 절실한 KCC건설…유동성 숨통 트일까
지난해 3분기 대구 사업장서 386억원 손상차손 반영
2022년 분양 당시 90% 미분양…올해 6월 준공 예정
2023년 말 대비 PF 우발채무 리스크·유동성 악화
공개 2025-01-17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5일 10:53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미분양의 무덤’으로 평가받던 대구광역시 주택시장에 주요 건설사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다. 지난 2022년 약 1만3000가구에 달했던 대구지역 미분양 물량이 지난해 말 8000가구 수준으로 감소하는 등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여전히 사업 위험이 큰 지역이라는 평가다. SK에코플랜트와 KCC건설, 신세계건설 등이 이곳에서 사업을 진행했거나 추진할 예정이다. <IB토마토>는 이들 기업의 대구지역 주택사업 프로젝트과 각 사업의 위험성을 살펴보려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KCC건설(021320)이 지난해 수익성을 대폭 개선하는 데 성공했지만, 대구 소재 주택사업장이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이 사업장에서 대규모 손상차손을 반영하면서 개선된 수익성을 일부 상쇄한 탓이다. 특히 유동성 부족을 겪고 있는 KCC건설에게 이 사업장의 원활한 분양이 절실한 상황이다.
 
KCC건설 사옥.(사진=KCC건설)
 
대구 사업장 미청구공사·공사미수금 대규모 손상차손 반영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CC건설은 지난해 3분기 별도 기준 매출 1조2822억원, 영업이익 46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매출 1조4802억원, 영업이익 232억원) 대비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실제 2023년 3분기 누적 1.5%였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들어 3.6%로 2배 이상 확대됐다.
 
그러나 같은 기간 KCC건설의 대구 소재 주택사업장 ‘수성 포레스트 스위첸’에서 대규모 손상차손을 반영했다. 지난해 3분기 이 사업장의 누적 미청구공사는 1581억원, 공사미수금은 111억원을 기록했다. KCC건설은 미청구공사 가운데 275억원, 공사미수금 전체인 111억원 등 총 386억원을 손실로 인식했다. 이 사업장 외에 손상차손을 인식한 곳은 ‘라피아노 스위첸 양주옥정’ 한 곳으로, 공사미수금 1100억원 중 28억원이 반영됐다.
 
지난해 3분기 손익계산서상 ‘수성 포레스트 스위첸’의 미청구공사 손상차손은 판매비와 관리비 내 매출채권손상차손(369억원)으로, 공사미수금과 관련해서는 기타비용 내 기타채권손상차손(363억원)으로 각각 반영됐다. 반면, 지난 2023년 3분기에는 매출채권손상차손 12억원이 환입됐고, 기타채권손상차손은 3억원에 불과했다.
 
판매비와 관리비는 ‘영업비용’으로 영업이익에 직결되고, 기타비용은 순이익에 직결된다. 해당 사업장의 손상차손 인식에 따라 이 기간 KCC건설의 영업이익과 분기순이익이 모두 전년 대비 더욱 개선되지 못한 것이다.
 
KCC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3분기 인식한 손상차손은 리스크에 대비한 보수적인 기조로 설정한 수준”이라면서 “향후 분양 완료시 환입될 수 있는 비용으로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성 포레스트 스위첸’ 준공 눈앞…준공 후 미분양 부담 우려
 
KCC건설은 지난 2022년 대구 수성구에서 ‘수성 포레스트 스위첸’ 분양에 나선 바 있다. 대구 수성구 파동 118-118번지 일원에 지하 7층, 지상 15층, 17개 동 규모 공동주택 755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수성의숲이 시행을 맡았다. 그러나 당시 청약 결과 755가구 중 689가구의 청약이 미달되며 약 91%의 물량이 미분양으로 남았다.
 
KCC건설은 2022년 분양 당시 시행사 수성의숲이 대주단으로부터 대출받은 2250억원 규모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자금보충과 책임준공 약정을 제공했다. 분양 성과 부진으로 한화투자증권(003530) 등 대주단이 자금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한다면 KCC건설이 대위변제를 맡아야 한다. 본PF의 대출 만기는 올해 10월이다.
 
KCC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청약 당시 약 90%의 미분양 물량이 발생했던 것과는 달리, 최근까지 계약률이 대폭 상승했다”면서 “본PF 대출 만기 이전까지 모든 세대의 계약을 완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단지의 준공은 올해 6월로 예정돼 있다. 지난해 9월 말 현재 공정률은 81.4%를 기록 중이다. 입주 시점까지 계약이 완료되지 않는다면 남은 물량은 ‘준공 후 미분양’으로 전환된다. 6월 준공 이후부터 본PF 만기 시점인 올해 10월까지 모든 가구의 계약을 완료해야 KCC건설의 PF 우발채무 리스크가 사실상 해소되는 셈이다.
 
 
특히 회사는 지난해부터 PF 우발채무와 회사채 상환 등에 따른 유동성 부족이 심화됐다.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CC건설은 지난 2023년 말 별도 기준 현금 1442억원과 단기금융상품 1337억원 등 2779억원 규모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 말 현금은 960억원, 단기금융상품은 121억원 등 1081억원으로 유동성 규모가 크게 감소했다.
 
이에 KCC건설은 지난해 초 625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해 서울 잠원동 본사 사옥을 담보로 내놓기도 했다. 회사의 지난해 9월 기준 부채비율은 188.3%, 순차입금의존도는 19.2%로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부채비율 178.1%, 순차입금의존도 4.7%를 기록한 지난 2023년 말과 비교해선 크게 악화된 수치다.
 
정성훈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보고서에서 “수성 포레스트 스위첸 등 사업장의 준공 기한 연장과 리파이낸싱 과정에서 PF 우발채무 규모가 2023년 말 대비 크게 증가했다”면서 “신용공여를 제공하고 있는 사업장의 낮은 분양률에 따라 중기적으로 우발채무 현실화 가능성이 과거 대비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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