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신용등급 줄강등 공포…다올·하나증권 '노심초사'
다올투자증권, 부동산 리스크 여전…올해 추가적인 신용등급 하락 위험
하나증권, 수익성 악화에 자산건전성 문제까지…신용등급 전망 '부정적'
공개 2025-01-17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5일 11:1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홍준표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용등급이 강등될까 노심초사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에 충당금을 크게 늘리면서 자산건전성 개선에 나섰지만, 부실 우려 자산이 충당금 적립 속도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부실자산 위험성이 높고 수익성이 저조한 증권사일수록 추가 하락을 염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사진=다올투자증권과 하나금융그룹
 
14일 한국신용평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국내 증권사들의 충당금은 전년 동기 2조9081억원에서 4조7473억원으로 2배가량 늘었다. 요주의이하자산 규모도 7조5927조원에서 13조5147억원으로 크게 늘면서 순요주의이하자산비율은 6.0%에서 10.6%로 확대됐다.
 
자산은 건전성 정도에 따라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등 5단계로 나뉜다. 고정이하는 3개월 이상 연체된 상태로 부실여신으로 취급되며, 요주의는 연체가 1~3개월된 부실 전 단계다. 순요주의이하자산이란 요주의이하자산에서 대손충당금을 뺀 금액이며, 순요주의자산비율은 순요주의이하자산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비율로 자산건전성을 평가하는 지표 중 하나다.
 
한신평은 지난해 다올투자증권, SK증권(001510), 상상인증권(001290) 등의 신용등급을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사업경쟁력 저하 ▲부동산금융 시장 침체에 따른 이익창출력 악화 ▲자산건전성 및 자본 적정성 저하 등이 이유였다.
 
증권사의 신용등급이 낮아지면 시장에선 해당 증권사가 발행하는 채권이나 주식 등에 대한 수요 감소로 이어진다. 조달 금리는 더 높아질 수밖에 없고, 이는 증권사의 비용 증가와 수익성 악화로 직결된다.
 
다올, 부동산 리스크 여전…신용등급 추가 하락 위험
 
증권사 가운데 순요주의이하자산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다올투자증권으로 다올투자증권 56.5%에 달한다. 증권사 평균에 비해 5배 이상 높다. 뒤를 이어 DB증권 31.9%, IM증권 28.9%, SK증권 26.8%, 유안타증권 20.8%, BNK 20.8%, 하나증권 17.4% 순이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해 이미 A2에서 A2-로 신용등급이 강등된 상황에서 자산건전성 문제가 올해도 계속될 경우 추가적인 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나이스신용평가에서도 최근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특히 2023년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한 데 이어 지난해 3분기엔 당기순이익까지 음수(-)로 바뀌면서 수익성도 악화된 상황이다.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2022년 461억원에서 2023년 -471억원으로 적자 전환한 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기준 300억원 손실을 기록 중이다. 당기순이익은 2023년 837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까지 -139억원으로 음수(-)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주요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은 2023년 1.8에서 지난해 3분기 -0.4로 악화했다.
 
설상가상 지난해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 손실이 약 70억원에 달하는 등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중후순위 부동산금융 취급 비중이 높아 올해에도 부동산PF의 건전성 저하와 손실 리스크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 수익성과 자산건전성 악화…신용등급 전망 '부정적'
 
하나증권도 올해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이 높은 증권사 가운데 하나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2일 다올투자증권(A/부정적)과 함께 하나증권(AA/부정적)을 '2025년 특별 모니터링 대상'으로 지정했다. 낮은 수익성과 자산건전성 관리 부담으로 부실자산 증가 우려를 보이고 있다는 이유였다.
 
등급전망은 향후 신용등급의 변동 가능성을 미리 보여준다.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큰 경우 ‘긍정적’, 현 상태 유지는 ‘안정적’, 등급이 내려갈 가능성이 높은 경우는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하나증권은 2023년 부동산PF 부실로 3187억원(별도 기준)에 달하는 적자를 내면서 수렁에 빠진 바 있다. 지난해 3분기엔 누적 영업이익 2576억, 순이익 2101억원을 거두면서 실적이 반등했지만, ROA는 0.6%로 자기자본 5조원 이상 IB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수익성과 더불어 자산건전성도 부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순요주의이하자산은 2022년 4410억원에서 2023년 1조2123억원, 2024년 3분기 1조3894억원으로 늘었다. 이에 따른 순요주의이하자산비율은 4.6%(2022년), 15.7%(2023년), 17.4%(2024년 3분기)로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부동산금융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자기자본의 72%인 4조3000억원으로, 대형 증권사 평균(57%)를 크게 웃돌고 있다. 부실에 대비한 대손충당금을 2022년 1709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까지 3468억원으로 늘렸지만, 요주의이하여신대비 대손충당금 비중은 25%로 대형 증권사 평균(38%)보다 낮다.
 
한신평 측은 "올해엔 기준금리 인하라는 긍정적인 요소가 있지만, 여전히 증권사의 산업 전망은 밝지 않다"며 "대형사와 달리 중소 증권사의 경우 부동산PF의 질적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아 추가적인 대손부담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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