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인더스트리, 최대주주 위한 인수?…자금난에 '독 될 우려'
유증 실패 후 CB와 상계 후 화장품 업체 '에스앤씨' 인수
KS인더는 선박용 크레인 제조사로 사업적 시너지 의문
최대주주 아크솔루션스와 시너지 예상…그러나 매출 95% 물티슈 판매
공개 2025-01-17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5일 17:1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선박용 크레인 제조사 KS인더스트리(101000)가 화장품 도매 업체인 에스앤씨코스앤드트레이딩(이하 에스앤씨)을 인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대주주 아크솔루션스(203690)을 위한 무리한 인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KS인더스트리는 지난해 유상증자를 진행했지만, 철회하면서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된 바 있다. 이후 또다시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지만, 현재 납입일이 연기되며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고 있다. 더욱이 아크솔루션은 줄기세포를 통한 화장품 사업이 사업 내용에 포함되어 있지만, 매출의 95% 이상이 물티슈 등 위생용품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에스앤씨와의 시너지 확대에도 의구심이 높다.
 
(사진=KS인더스트리)
 
자금 조달 난관에 CB로 신사업 인수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S인더스트리는 신사업 추진을 위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연이은 유상증자를 추진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유상증자가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아 신사업 추진에 차질이 빚어지자 눈길을 CB 등으로 돌려 신사업 확장을 추진했다.
 
이에 KS인더스트리는 지난해 11월28일 CB 61억원에 보유 현금 12억원을 추가해 총 73억원에 화장품 도매 업체인 에스앤씨 지분 100%와 경영권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61억원 규모의 CB를 에스앤씨 주주 6인에게 발행하면서 회사 인수 대금으로 갈음한 것이다.
 
CB 등 다소 무리가 있는 방법으로 신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는 우선 KS인더스트리의 자금 조달이 난항을 겪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앞서 추진한 유상증자가 철회되고 연기되는 등 자금이 원활하게 조달되지 못하자 고육지책으로 CB를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KS인더스트리는 지난해 3월13일 50억원 규모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을 추진했지만, 여러 차례 납입일이 연기되다가 지난해 11월 출자자 루시아 신기술조합 제303호가 증자 대금을 미납하자 결국 유상증자 결정을 철회하며 자금 조달 길이 막혔다. 이에 KS인더스트리는 지난 10일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 방식의 유상증자 철회에 따른 공시 번복을 이유로 불성실 공시 공시법인으로 지정된 바 있다.
 
이와 별개로 지난해 10월 결정된 별도의 RCPS 발행 건도 현재 납입일이 연기되고 있다. KS인더스트리는 지난해 10월 50억원 규모로 이메디슨을 출자자로 지정해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는데, 당초 지난해 11월7일로 예정되었던 납입일은 출자자 변경 및 납입일 연기로 현재 오는 1월23일 납입일이 정해진 상태다.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유상증자들이 난항을 겪자 회사는 소액 공모 등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현재 KS인더스트리의 재무 상태도 안정적이라 보기 어렵다. 지난해 1분기 한화오션(042660)의 자회사 한화오션에코텍에 기자재 사업 일부를 매각하면서 자금 유입이 늘어났지만, 자금 유입의 효과는 일시적인데다 정작 주력 사업인 선박 크레인 제조 사업은 현금 유출이 지속되고 있어 안정적으로 유동성을 지킬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 KS인더스트리의 지난해 3분기 말 보유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97억원이지만, 장기 및 단기 차입금 액수도 98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른 이자만 1~3분기 5억원가량이 지출되고 있다.
 
아울러 순수 사업의 현금 창출을 가늠할 수 있는 영업으로부터 창출된 현금흐름 항목은 13억원 유입에서 36억원 유출로 전환됐다. 사업 매각에 따른 중단 손익을 반영한 영업활동현금흐름은 35억원으로 직전 연도 3분기(28억원)에 비해 25%나 증가했다. 다만, 이는 사업 매각에 따른 이익 71억원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라 일시적 현상이다. 아울러 본 사업의 부진에 따른 결손금도 불어나고 있다. KS인더스트리의 결손금은 지난해 말 399억원으로 직전 연도 말(355억원)보다 12.4%나 늘어나는 모습이다.
 
 
최대 주주 재무 부담 덜어주려 신사업 추진?
 
특히 KS인더스트리와 에스앤씨의 사업적 시너지도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KS인더스트리의 주력 사업은 선박용 크레인 제조 사업으로 화장품 도매 사업과 무관한 영역이다. 이에 화장품 도매 사업 인수 이후 기존 사업과의 결합을 통한 시너지 창출은 어렵다는 평가다.
 
시너지 창출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KS인더스트리가 화장품 도매 업체를 인수한 이유는 최대주주 아크솔루션스의 화장품 사업과 연계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크솔루션스의 주력 사업은 물티슈 제조 사업이지만, 부대 사업으로 바이오 및 줄기세포 화장품 사업도 하고 있다. 이에 아크솔루션스가 화장품 제조를 맡고, KS인더스트리가 화장품 판매를 맡는 사업 구조가 가능하다.
 
그러나 아크솔루션스의 전체 매출 중 물티슈 제조 사업의 매출이 95%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기대 이상의 시너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도매 사업의 특성상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야 매출이 크게 성장할 수 있다. 그러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크솔루션스의 지난해 1~3분기 화장품 매출은 3억원 이하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아크솔루션스의 화장품 사업 매출에 기반하여 도매 사업을 확장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시너지 창출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KS인더스트리가 신사업에 나선 이유는 최대주주의 부실한 재무 건전성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KS인더스트리의 최대주주 아크솔루션스는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 감소 및 영업손실 확대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73억원으로 평가되는 인수대금을 직접 부담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크솔루션스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별도 기준으로 248억원, 영업손실은 4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 연도 3분기과 비교했을 때 매출(294억원)은 15.6% 감소했고, 영업손실(36억원)은 26.1%나 확대된 모습이다. 영업손실이 심화하며 영업활동현금흐름도 같은 기간 41억원 현금 유출에서 46억원 유출로 확대됐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아크솔루션스의 보유 현금은 60억원 수준이지만, 상환이 요구되는 유동성 장기 차입금이 27억원으로 보유 현금 중 절반 가까이가 차입 상환에 사용되어야 하는 실정이다. 이에 아크솔루션스가 에스앤씨 인수에 나선다면 부담이 될 수 있는 재무 사정이다.
 
아울러 아크솔루션스는 외부 자금 조달을 통해 인수 대금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 상장사들이 주로 자금조달 창구로 사용하는 CB는 향후 전환권 행사 시 최대주주 지분율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아크솔루션스의 최대주주는 벳서플라이 제1호 투자조합으로 지난해 3분기 기준 지분율이 7.93%에 불과했다. 신사업 추진을 명목으로 CB 등으로 자금을 조달할 경우 회사의 경영권이 위태로울 수 있는 지분율이다.
 
아크솔루션스 측은 자회사를 통한 화장품 업체 인수의 이유를 묻는 <IB토마토>의 질문에 “화장품 업체 인수는 KS인더스트리의 단독 결정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경영 측면에서 아크솔루션스가 KS인더스트리에 관여하는 바는 적다”라고 말했다.
 
이에 <IB토마토>는 KS인더스트리 측에 화장품 사업 인수 배경을 묻고자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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