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1600억원으로 증액해 채무상환·운영자금으로 활용지난해 3분기 부채비율은 144.33%로 증가세 보여 '주의'본업 부진·영업이익률 1%대로 저하에 신성장 동력 '절실'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LG헬로비전(037560)이 매년 1000억원대에 달하는 회사채를 발행해 채무 상환에 대응하고 있지만 수익성 저하가 겹치며 부채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LG헬로비전은 최근 1000억원 규모로 모집한 회사채를 1600억원으로 증액해 채무상환금액과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다만, 방송사업과 인터넷사업 매출이 떨어져 본업이 부진한 가운데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률은 1%대에 진입해 근본적인 수익성 개선을 위해 신성장 동력 발굴에 매진할 전망이다.
LG헬로비전 송구영 대표가 타운홀 미팅에서 신년사를 전하고 있다.(사진=LG헬로비전)
회사채 흥행했지만…규모 확대로 부채 부담은 '가중'
15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헬로비전은 10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이 흥행해 1600억원으로 증액해 발행키로 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LG헬로비전은 1200억원은 채무상환자금, 4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채무상환자금은 오는 17일 만기가 예정된 제9-2회 무보증사채 1000억원과 오는 5월25일 만기가 예정된 제12-1회 무보증사채 200억원을 갚는데 사용될 예정이다. 아울러 운영자금은 가온미디어와 머큐리 등을 상대로 단말류를 구입하는 대금으로 372억원, CJ올리브네트웍스와 드림네트웍스 등 정보보안 시스템을 구축하는 66억원 총 438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다만, LG헬로비전은 매년 1000억원대 회사채를 발행해 부채 부담이 커졌다. 지난해 1월에는 회사채로 1700억원을 조달했는데 앞서 2023년 5월 빌린 회사채 1400억원보다 300억원을 더 빌려 부채 규모가 늘어났다. 부채총계는 2022년 8025억원에서 2023년 7541억원으로 감소했는데 지난해 3분기 다시 8153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중 사채는 2023년 2895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3393억원으로 확대됐다. 이에 LG헬로비전 부채비율은 2022년 128.29%에서 2023년 133.39%, 지난해 3분기 144.33%로 상승했다. 부채비율은 아직 200%를 넘지 않아 안정권에 속해 있으나 계속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LG헬로비전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2023년에서 2024년 회사채 증가 폭에 따라 부채 규모가 소폭 상승했다"라며 "홈 사업의 추가적인 성장과 신사업에 집중해 부채를 해소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수익성 1%대로 하락·신성장 동력 발굴 '박차'
LG헬로비전이 채무상환자금과 더불어 운영자금 조달에 나선 이유는 최근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G헬로비전은 본업인 방송사업과 인터넷사업 매출이 다소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부가서비스사업과 상품매출은 늘고 있는 상태다. 이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익성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LG헬로비전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8741억원을 기록해 2023년 3분기 누적 매출 8529억원보다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8억원으로 전년 동기(347억원)보다 감소했다. 이로 인해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3분기 1.69%를 기록해 전년 동기 4.06%보다 크게 하락했다.
무엇보다 LG헬로비전은 현재 본업인 방송사업과 인터넷 사업에서 매출이 다소 부진한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 방송사업 누적 매출은 2174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인 24.9%를 차지했지만 전년 동기(2251억원)와 비교하면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인터넷 사업 매출도 933억원으로 전년 동기 936억원보다 소폭 감소했다.
반면, 부가서비스 사업 매출은 208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2042억원보다 소폭 증가했다.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비롯해 제철장터 등 이커머스와 인터넷 전화 매출까지 포함돼 전체 매출에서도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방송사업 비중이 24.9%로 1위인데 부가서비스사업 비중은 23.8%로 2위에 올랐다.
특히 지난해 3분기 누적 상품 매출은 1622억원으로 전년 동기 1336억원보다 21.41% 늘어났다. 상품 매출이 크게 상승한 것은 교육청과 맺은 스마트 단말기기 수주 계약이 주요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청에서 학생 1인당 스마트기기 1대 보급을 추진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상품 매출 확대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비용은 8593억원으로 전년 동기 8183억원보다 5.02% 증가해 수익성이 감소했다. 이 중 상품매출원가는 스마트 단말기기 일회성 비용 반영으로 지난해 3분기 누적 126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998억원보다 26.31%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급여도 91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846억원보다 7.63% 확대됐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급여가 차지하는 비중은 10.60%에 달한다. 여기에 지난해 3분기 누적 퇴직급여 70억원, 복리후생비 193억원을 합치면 급여에 해당하는 금액만 총 1173억원에 이르고 영업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66%까지 늘어난다. 이에 지난해 말 LG헬로비전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기도 했다.
한편, LG헬로비전은 지난 10일 상암 본사에서 ‘타운홀 미팅’을 개최했다. 송구영 LG헬로비전 대표는 올해 홈과 미래 사업에서 추가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질적 개선과 경영 효율화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LG헬로비전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최근 교육청에 납품한 스마트 단말의 경우 단말끼리 호환이 가능한 플랫폼도 제작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라며 "덕분에 교육과 (상품) 렌탈 등 신사업이 의미있게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초기 단계라 질적 개선과 경영 효율화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