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부문 사업부 임원 전원 유임…대규모 조직 개편 없어최현만 전 대표 퇴임 후 안정에 초점 맞춘 경영 이어져보수적 운용에도 일부 지표서 성과, 내실 다지기 나서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미래에셋증권(037620)의 인사가 마무리됐다. 투자금융(IB)의 경우 변화보다는 안정에 방점을 뒀다. 주요 임원진들은 자리를 지켰고 사업부 개편도 딱히 눈에 띄지 않는다. 이 같은 기조는 미래에셋증권의 창립 멤버인 최현만 전 대표의 퇴임 이후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불확실성이 커진 시장에선 무리한 확장보단 내실다지기가 유효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일부 지표에서 중위권으로 밀려난 것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변화보다는 안정 택한 미래에셋증권 IB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을 완료했다. 조직 확대와 안정성을 모두 고려했고 IB부문은 안정성에 무게를 뒀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강성범 IB1부문장(좌)와 주용국 IB2부문장 (사진=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증권 IB부문 임원 인사에서 강성범 IB1부문 대표과 주용국 IB2부문 대표는 현재 직함을 유지했다. 다만 강 부사장은 유임된 한편 주 부문 대표는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미래에셋증권의 IB조직은 크게 주식자본시장(ECM)과 채권자본시장(DCM), 지분투자 등 기업금융을 이끄는 IB1부문과 해외부동산 대체투자 등을 진행하는 IB2부문으로 나뉜다.
미래에셋증권 IB조직은 자기자본 기준 1위 증권사 IB조직으로 시장을 선도해왔다. 하지만 2023년부터 올해까지 IB1부문은 조직 주요 담당자의 이탈이 있었고 IB2부문은 해외부동산 대체투자에서 부실화 문제로 어수선한 시간을 보냈다. 미래에셋증권이 변화보다 안정 택한 이유다. 조직 개편이나 인사에서의 변동보다는 현재 수준 유지가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사내 기조 변화… IB 조직 '슬림화'
미래에셋증권 IB 조직이 이전보다 보수적인 운영에 나서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최현만 전 대표의 퇴임 이후부터다. 최 전 대표는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과 함께 증권을 비롯한 미래에셋금융그룹의 성장을 이끌었다. 글로벌 IB 전문가이자 영업통으로 국내외 자본시장에서 공격적인 영업을 주도했다.
최현만 전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최 전 대표의 퇴임과 함께 진행된 IB조직 개편에서 미래에셋증권은 확장보다는 조직 슬림화에 주력했다. 당시 미래에셋증권은 기존 5사업부 1실 1사업 담당 20개 부문이었던 IB 조직을 1사업부 1실 18개 부문으로 개편했다. IB 주요 사업부문은 IB1, IB2, 자기자본투자(PI), 글로벌사업부를 부문으로 변경했고 특히 IB2 사업부의 부동산 7개 본부는 4개 본부로 축소했다.
이와 함께 최 전 대표 이후 취임한 대표이사들의 성향도 보수적인 운영에 영향을 줬다. 각자 대표인 김미섭 대표는 글로벌 사업부를 이끌고 국내 사업부는 허선호 대표가 맡았다.
국내 사업부를 맡은 허 대표는 증권가에서 자산관리(WM) 전문가로 통한다. 대우증권 입사 후 허 대표는 미래에셋대우 경영지원부문 대표와 혁신추진단을 거쳐 2022년부터 2023년까지 미래에셋증권 WM부문을 총괄했다. 당시 미래에셋증권은 퇴직연금 적립금 23조7473억 원을 기록해 증권업계 적립금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취임한 허 대표의 IB부문 성과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 공격적인 영업을 통한 확장보다는 신중한 사업 접근을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해 목표는 '기반 다지기'
보수적인 운영 속에서도 미래에셋증권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4.2% 증가한 3708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 2901억원으로 같은 기간 277.4% 증가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9146억원으로 연말 영업이익 1조 클럽에도 무난하게 가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소 주춤했을 것으로 여겨지던 미래에셋증권의 IB 수수료 수익도 541억원으로 30.7% 증가했다. 특히 올해 미래에셋증권 IB부문에선 IPO 주관분야에서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시장에서 주목받는 대형 딜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전진건설로봇(079900),
산일전기(062040),
현대힘스(460930) 등 중형급 딜을 연달아 주관했다. <IB토마토> 리그테이블 자료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IPO 주관실적은 5924억원으로 큰 변수가 없는 한 상위권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선 리스크 관리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PF 신용규모는 지난 3분기까지 4000억원대 수준으로 자기자본의 5%를 밑돌고 있다. 지난해 말 9696억원 대비 절반 이상을 줄였다.
결과적으로 미래에셋증권의 행보는 국내 IB부문에서의 내실화로 요약될 전망이다. 작년 한해 미래에셋증권을 괴롭힌 부동산금융 관련 리스크와 지분 인수 관련 리스크가 올해 비로소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만큼 무리한 확장보다는 안정적인 사업 구조로 후일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사실 올해 미래에셋증권 IB가 지난해 발생한 사태들을 수습하느라 이전만 못한 실적을 낸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해외 사업이 괄목할 만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고 연금시장에서 새롭게 수익 창출하고 있어 IB부문은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