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보다 단기차입금 2천억원 이상 늘어다만, 영업이익 증가세 '뚜렷'…3분기 영업이익률 12.6%광주공장 이전 및 유럽공장 신설 등 영업활동 '박차'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금호타이어(073240)가 1년 내 갚아야 할 차입금 규모가 1조원의 문턱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도 부채비율 등 재무안정성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는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에 따라 회사의 수익성이 대폭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이 같은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어 향후 생산 거점 확대 등의 움직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금호타이어)
단기차입금 1조 넘는데 현금성 자산 고작 '1567억원'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호타이어의 단기차입금은 올해 3분기 기준 약 1조450억원으로, 지난해 말 8049억원에서 2000억원 이상 늘었다. 이러한 차입금 증가는 광주공장 이전 및 유럽 공장 신설 등 대규모 투자 계획을 뒷받침하기 위한 재무적 조치로 풀이된다. 금호타이어는 현재 광주공장 부지 매각과 이전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동시에 유럽 생산 거점 신설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 두 프로젝트는 금호타이어의 중장기적 성장 모멘텀을 강화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로 꼽히지만, 막대한 자금 투입이 불가피해 보인다.
금호타이어의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2585억원에서 올해 3분기 1567억원으로 감소했다. 이는 대규모 설비 투자와 운영 자금 소요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기존 생산 공장의 100% 가동률로 인해 추가적인 설비 증설과 신공장 건립이 시급한 상황에서 현금 유동성이 일시적으로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금호타이어는 단기적으로 차입금을 활용해 투자 자금을 확보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이익 안정성을 바탕으로 유동성 개선을 도모할 계획이다.
금호타이어는 이처럼 단기적으로 차입 부담이 증가했으나, 영업이익 성장세와 부채비율 개선을 통해 재무구조 안정화의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금호타이어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245.3%에서 올해 3분기 199.9%로 크게 개선됐다. 이는 영업이익 증가와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특히 18인치 이상의 고인치 제품 판매 비중은 올해 3분기 41.8%를 기록하며 수익성 확대에 기여했다. 또 전기차용 타이어 브랜드 '이노뷔(EnnoV)'를 런칭하며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글로벌 전기차 타이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금호타이어의 이익 구조를 안정화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영업이익 전년보다 83% 증가…동유럽 등 투자처 물색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3분기부터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올해 3분기까지 4분기 연속 1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금호타이어의 매출은 3조2914억원, 영업이익 4374억원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2389억원) 대비 83.1% 증가하며 3분기 기준 영업이익률 12.6%를 달성했다. 이는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 비중 확대와 글로벌 교체용(RE) 타이어 시장에서의 수요 증가가 주효한 결과로 분석된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회사 손익개선에 따라 자본규모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차입금 감축 등을 연중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현재 광주공장 이전과 유럽 공장 신설이라는 두 가지 대규모 프로젝트를 병행 검토 중이다. 광주공장은 1974년 준공된 이후 시설 노후화로 인해 추가 설비 증설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전 부지로 선정된 함평군 빛그린산단은 지자체와의 토지 용도 변경 협의가 지연되며 투자 시점이 확정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유럽 공장은 금호타이어 매출의 약 27%를 차지하는 유럽 시장 공략의 핵심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유럽 매출 비중이 2016년 12.7%에서 올해 26.9%로 확대되는 등 시장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특히 유럽 내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비중 증가가 두드러지며 동유럽 국가들을 주요 투자처로 고려하고 있다.
타이어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타이어 3사 모두 내수보다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금호타이어는 재무 여건상 광주와 유럽 두 곳에서의 대규모 투자를 동시에 진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정학적 요건과 투자 적기를 감안해 우선순위를 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금호타이어는 현재 적합한 국내외 투자처를 찾기 위해 다방면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