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권성중 기자]
한화(000880) 건설부문이 올 상반기 실적 부진을 만회할 반전 카드로 '개발사업'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개발사업은 향후 분양 성공 시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반면, 이에 따른 리스크도 크다. 한화는 안정적인 사업 진행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 조감도.(사진=한화 건설부문)
원가 상승에 1년 6개월 '손실 경영'…개발사업 착공 기대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 건설부문은 올해 2분기 매출 9677억원, 영업손실 588억원을 기록했다.
건설부문은 지난 1분기 매출 1조558억원, 영업이익 404억원으로 약 4%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선전했지만, 2분기 대규모 손실로 무색해졌다. 올 상반기 2조235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동안 18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한화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준공 예정 원가 상승과 분양시장의 침체가 영업손실로 이어졌다”면서 “카시아 속초,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 안산
카카오(035720)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프로젝트 준공으로 2분기 매출도 1조원을 하회했다”라고 설명했다.
한화 건설부문의 실적 약세는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 지난 한 해 공사미수금에 대한 대손충당금 210억원을 설정하며 매출 5조3266억원에도 영업손실 21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당시 영업손실의 원인으로도 '원가 상승'이 지목됐다.
이처럼 약 1년 6개월간 이어지는 수익성 악화를 타개할 수단으로 회사는 '개발사업'을 낙점했다. 건설부문은 △서울역 북부역세권(1조2018억원) △대전역세권 복합개발(2602억원)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4417억원) △잠실 MICE(8000억원) 등 다수의 개발사업을 준비 중이다.
이중 한화그룹 차원에서 진행되는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이 연내 착공할 예정이다. 한화임팩트와 한화, 한화커넥트,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출자해 설립한 서울역북부역세권개발이 시행을 맡고, 한화 건설부문이 시공한다. 한화 건설부문 지분율은 약 29%로 1조2018억원에 달한다. 서울역 북부 유휴부지에 연면적 약 34만㎡ 규모 오피스텔과 업무시설, 숙박시설, 판매시설을 조성할 계획으로 올해 10월 착공될 전망이다.
또 오는 2025년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과 대전역세권 개발사업 착공과 2026년 잠실 MICE 개발사업 착공이 각각 진행될 계획이다.
(자료=한화 건설부문)
에이치씨앤디 개발사업 2건도…브릿지론 연장으로 '추진 의지'
지난해 설립된 에이치씨앤디는 올해 3월 기준 한화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완전자회사다. 시행부문 자회사로 현재 '광주 송정동 도시개발사업'과 '수원 고색2지구 오피스텔 개발사업' 등 2건의 사업을 추진 중이다. 에이치씨앤디는 최근 이들 사업의 브릿지론 연장에 잇달아 성공하며 사업 추진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에이치씨앤디는 지난 5일 수원 고색2지구 개발사업의 750억원 규모 차환 발행에 성공했다. 에이치씨앤디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리스타트제일차가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발행해
유진투자증권(001200)으로부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받는 데 성공한 것이다. 모회사인 한화가 750억원에 대한 자금보충과 조건부 채무인수 약정을 맺으며 해당 ABCP는 한국신용평가로부터 한화와 같은 A2+(sf)의 신용등급을 부여받았다.
회사는 지난 6월 경기 광주시 송정동 도시개발사업의 브릿지론을 차환하는 동시에 추가 자금까지 마련하기도 했다. 에이치씨앤디는 당시 해당 사업 관련 900억원 규모 브릿지론을 조달했다. 지난해 7월 조달한 600억원 규모 브릿지론 차환과 추가 토지 확보 등을 위한 증액 리파이낸싱에 성공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한화의 신용보강이 자금 조달에 주효했다는 평가다.
두 건의 사업 모두 에이치씨앤디가 시행을, 한화 건설부문이 시공을 맡는 자체 개발사업이다. 향후 분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경우 시행에 따른 개발이익과 공사비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구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 건설부문은 지난 2021년 8월 수원 고색2지구(2372억원), 2022년 7월 광주 송정 도시개발사업(2222억원)을 각각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과거 한화(당시 한화건설)의 자회사였던 에이치피앤디가 합병되기 이전 체결한 계약이다.
다만 이들 프로젝트의 착공에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인·허가 작업과 개발 계획을 아직 마무리짓지 못한 탓이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송정 도시개발사업의 경우 도시개발사업 특성상 실시계획 승인 등 사업 본격화 단계까지 인·허가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수원 고색2지구의 개발 방향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판매시설 부지인 이 토지의 용도를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