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타이어, 안정적 공급망에 '화색'…운반·원가 상승은 '복병'
안정적 공급망·높은 수요가 실적 견인
홍해 사태로 해상 운임 등 운반비 증가
천연고무·합성고무 등 원재료 가격도 상승
공개 2024-08-06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2일 16:5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전 세계적인 타이어 공급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넥센타이어(002350)는 주요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으로 인한 타이어 생산 차질과 원자재 수급 문제로 공급부족이 심화되자,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춘 기업들이 부각되면서 넥센타이어도 수혜를 입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넥센타이어는 타이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지만, 늘어난 운반비와 원재료 가격 상승이 수익성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진=넥센타이어)
 
2분기 영업이익 전년 대비 124% 증가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넥센타이어의 올 2분기 잠정실적은 매출 7638억원, 영업이익 829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6915억원, 371억원) 대비 각각 10.5%포인트(723억원), 123.5%포인트(458억원) 증가했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은 자동차 산업 회복과 함께 타이어 수요 증가, 특히 전기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특정 유형의 차량 판매 증가로 인해 고성능·대형 타이어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 외에도 넥센타이어가 구축한 안정적인 공급망 또한 실적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넥센타이어는 국내와 중국, 유럽, 북미 등지에 생산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는 회사가 특정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분산시키고, 글로벌 시장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했다.
 
특히 체코 공장의 경우 공장 가동 초기임에도 예상보다 많은 이익을 남기고 있는 상황이다. 넥센타이어에 따르면 체코공장 2단계 증설은 아직 램프업 단계로, 증설로 인해 확보된 신규 생산여력(연간 550만본, 분기 137.5만본) 대비 20~30% 정도에 해당하는 타이어 제품 증가가 2분기에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넥센타이어는 체코 공장 가동률을 올 하반기까지 50%, 내년에는 그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5~6월 운임지수 급등으로 선복확보에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분기매출을 시현했다"면서 "또한 유럽 2공장(체코) 초기 가동 단계임에도 1분기 대비 2분기 수익성 개선이 가시화되면서 빠른 기간 내 실적체력을 회복해 가고 있어 유럽 2공장을 풀로 가동할 경우 성장 가속화가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운반·원재료 가격 상승에 가격 인상으로 ‘맞대응’
 
그러나 운반비 상승이 수익성 측면에서 변수가 되고 있다. 2분기 운반비는 매출액 대비 10%에 해당하는 764억원을 기록, 본당 운반비는 전년 동기 대비 13.3% 늘어난 6777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홍해사태로 컨테이너선 운임이 상승하면서 운반비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예맨에서 활동하는 시아파 무장단체인 후티 반군이 상선들을 대상으로 공격을 감행하면서 주요 항로에서의 운송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해상운임의 상승으로 넥센타이어의 본당 운반비는 기존 예상치보다 39.5% 높을 것으로 보인다. 넥센타이어의 경우 주요 시장인 미국과 유럽 지역에 대한 수출이 전체 매출의 약 60%를 차지할 만큼 수출의존도가 높아 비용과 수익성 측면에서 해상운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하나증권 송선재 애널리스트는 “최근 급등했던 운송비는 8월 이후 떨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북미 철도 및 항만 노동조합의 파업 가능성이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다만, 본당 운반비를 포함한 변동비가 전년 동기 대비 155원가량 감소한 것은 운반비 외 다른 변동비에서 본당 6932원의 비용 감소요인이 있었음을 의미한다. 넥센타이어가 원가 절감 노력과 공급망 효율성을 통해 비용을 아낀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원재료 가격 상승도 수익성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타이어의 주요 원자재 중 하나인 천연고무는 주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생산되며 기후변화 등 다양한 요인이 공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넥센타이어는 이러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원자재 가격 변동에 대비하기 위해 장기적인 공급계약을 체결하거나 원자재 조달처를 다변화하는 등의 전략을 취하고 있다.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넥센타이어는 운반비 상승과 더불어 원자재가격도 상승함에 따라 제품 가격 인상을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넥슨타이어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상반기 중 유럽지역 윈터타이어 가격을 전년 대비 소폭 인상을 단행했으며 현재 원가 측면에서 가격 변동성이 지속되고 있어 시장 상황, 업계 동향 등을 파악한 뒤 하반기에도 적절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원자재 가격의 추가 상승 우려도 남아 있다. KB증권 강성진 애널리스트는 “올 평균 천연고무와 합성고무 가격이 기존 전망치 대비 각각 5.4%, 12.5% 높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러한 비용증가에 따른 이익 감소를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에 반영한 바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넥센타이어는 포르쉐 카이엔 3세대 신형 모델에 프리미엄 타이어 ‘엔페라 스포츠 SUV’를 공급한다. 엔페라 스포츠 SUV는 고급 SUV 차량에 맞춰 설계된 타이어로 넥센타이어 유럽공장에서 생산된다. 이 외에도 글로벌 프리미엄 완성차 브랜드에 신차용 타이어 공급을 확대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고 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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