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코스닥 상장사
자연과환경(043910)이 지난해 7월 발행을 결정했던 제11회차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의 전환가액을 조정한다. 올해 주가 하락으로 인해 두 차례 전환가액 조정이 이뤄진 가운데 이번 가격 조정은 주가를 하회하는 유상증자에 의한 것이란 점에서 차이를 둔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자연과환경의 조정후 전환가액은 908원으로 변경됐다. 올해 들어서만 세번째 조정으로 올해 1월19일 자연과환경의 전환가액은 1395원에서 1051원으로 조정된 후, 이달 19일 977원으로 재차 조정된 바 있다.
같은기간 조정후 전환 가능 주식수는 1월 143만3691주에서 204만7082주로 늘어났다. 이번에도 전환가액 조정이 완료되면 전환 가능 주식수는 220만2643주로 늘어나게 된다.
앞서 전환가액 조정은 주가 하락으로 인한 단순 조정이었으나, 이번 조정은 유상증자에 의한 전환가액 조정이라는 점에서 다르다. 통상적인 리픽싱은 3개월마다 3개월 평균 주가 흐름이 하락할 경우 이에 맞춰 전환가액을 조정하지만, 이번 경우는 이례적이다.
전환사채 소유자가 전환청구를 하기 전 발행회사가 주가를 밑도는 발행가액으로 유상증자나 주식배당, 준비금의 자본전입 등으로 주식을 발행하는 경우에는 전환가액을 조정할 수 있다. 주가를 하회하는 유상증자를 진행할 경우 기존 주주와 새로 주식을 인수하는 투자자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전환가액 조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진=자연과환경)
이번 리픽싱으로 전환 가능 주식이 더욱 많아지면서 지분 희석과 오버행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오버행은 주식시장에 매물로 나올 수 있는 잠재적 과잉 물량 주식을 의미한다. 주가가 전환가액보다 높으면 주식 전환 가능성이 높다.
30일 자연과환경의 종가는 854원으로 조정 후 전환가액(908원)보다 낮아 당장 물량이 시장에 풀릴 가능성은 적다. 풋옵션 청구기간도 1년 가량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이 같은 주가하락은 풋옵션(Put option)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풋옵션이란 특정 자산을 미래의 일정 시점에 미리 정해진 가격(행사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로, 투자자들이 시장의 하락 위험을 회피하거나 기초 자산의 가격이 하락할 때 이익을 보기 위해 사용된다. 11회차 전환사채의 경우 오는 2025년 7월19일에 권면금액에 대해 만기 전 조기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
앞서 자연과환경은 공장 부지를 포함한 PC제조와 설비 구축을 위해서 20억원 규모 11회차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발행대상자는 데이터테크놀로지로 현재 자연과환경의 지분 3.3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최대주주를 대상으로 한 전환사채라는 점에서도 실질적인 풋옵션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주주의 풋옵션 행사는 회사의 지분 구조와 미래 전망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