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예진 기자] 동물용 사료·조제식품 제조 기업
선진(136490)이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곡물가 하락이 원가율 하락에 영향을 미치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금융수익 증가와 매출채권 및 재고자산이 크게 줄면서 영업활동현금흐름 개선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 다만, 매출 하락에 재고자산회전율이 소폭 둔화되면서 주의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선진의 친환경 양돈농장 ‘제일종축’ 전경90
원재료 부담 줄며 원가율 개선 및 이익 개선 영향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선진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1조245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1조4385억원) 대비 13.45% 감소한 수치다. 육가공부문을 제외한 모든 사업부문에서 매출이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사료부문 매출은 지난해 3분기 8078억원에서 올해 3분기 6620억원으로 18.05% 줄었다. 사료 부문은 지난해 연간 매출액에서 약 55.70% 비중을 차지하는 등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높은 사업군이다. 사료 다음으로 비중이 높은 식육부문(31.95%)과 양돈부문(19.99%)도 모두 매출이 감소했다. 유일하게 실적이 성장했던 육가공 부문 매출이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3.12%에 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외형 축소가 불가피했다.
올해 3분기 누계 기준으로 식육 부문 매출은 390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4576억원) 대비 14.7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양돈 부문은 2860억원에서 2747억원으로 매출이 3.95% 줄었다.
그러나 이 같은 외형 축소에도 영업이익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924억원으로 781억원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18.3% 늘었다. 이에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5.43%에서 7.42%로 1.99%포인트 올랐다. 특히 매출 하락에도 영업이익이 늘어난 이유는 2022년 급등했던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원가 부담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사진=농촌경제연구원)
배합사료 제조·판매업을 주력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는 선진과 같은 기업은 국제곡물가 상승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2021년 kg당 495원에 거래되던 대두박의 가격은 2022년 687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721원까지 치솟았다. 같은기간 옥수수 가격 역시 292원에서 3년 새 449원으로 확대됐다. 소맥은 315원에서 464원으로 올랐다.
그러나 급격하게 치솟던 곡물가는 올해 들어서 소폭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옥수수는 지난해 3분기 대비 22.72% 줄어든 347원, 소맥은 19.18% 줄어든 375원, 대두박은 3.88% 줄어든 693원을 기록했다.
이에 올해 3분기 누계 매출원가는 1조1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조2080억원) 대비 17.07% 감소했다. 특히 매출 하락에도 원가 개선 효과가 더욱 커지면서 올해 3분기 원가율은 80.46%로 지난해 동기 대비(83.98%) 3.52%포인트 크게 줄었다.
금융수익 확대에 현금 순유입 규모 3배 증가
영업이익이 개선된 가운데 금융수익이 2배 이상 늘면서, 올해 3분기 누계 당기순이익은 40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당기순이익이 31억원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약 13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같은기간 금융수익은 256억원에서 421억원으로 2배에 가깝게 증가했다. 금융수익은 기업의 주된 영업활동이 아닌 활동으로부터 발생한 수익으로, 투자 목적으로 주식이나 채권을 취득하고 그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이자수익이나 배당금수익, 그밖에 투자자산처분수익 등을 일컫는다.
특히 선진의 경우 3분기 기준 외화환산이익이 지난해 7억원에서 올해 116억원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이는 기말에 화폐성 외화자산과 부채를 적절한 환율로 평가했을 때 원화금액과 장부상에 기입되어 있는 원화 금액과의 사이에 발생하는 차액으로, 환율 변동에 따른 일시적인 이익이다. 외화환산이익은 영업외손익에 반영해 당기순이익 확대에 영향을 미친다.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크게 확대되면서 당기순이익으로 시작하는 영업활동현금흐름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분기 기준 선진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005억원 유입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265억원 유입 대비 3.8배 늘어난 수치다. 특히 3분기 기준으로 선진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최근 감소세(2021년 635억원, 2022년 425억원, 2023년 265억원)를 보였다는 점에서 특히 눈에 띈다.
올해 3분기 선진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이 크게 증가한 이유는 당기순이익 증가와 함게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크게 줄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감소로 각각 309억원, 136억원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파생상품이 감소하면서 현금 127억원이 유입됐다.
다만, 올해 3분기 재고자산회전율이 소폭 둔화된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올해 3분기 재고자산회전율은 7.21회를 기록해 지난해 동기(7.26회)보다 0.05회포인트 줄어든 모습이다. 재고자산 규모 자체는 줄었지만, 재고자산 대비 매출이 더 많이 빠지면서 회전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재고자산회전율은 매출액을 재고자산으로 나누어 계산하며, 기업이 재고자산을 얼마나 잘 운용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매출이 감소하고, 재고가 쌓이게 되면 재고자산회전율이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재고자산회전율의 감소는 일반적으로 기업에 나쁜 신호로 여겨진다.
<IB토마토>는 선진에 매출 감소 원인가 매출 증대 전략 등을 질의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