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트론, R&D 투자 뚝심…넘어야 할 산은 '유동성'
전체 영업비용의 75.61% R&D 투자
당뇨·비만치료제 중심으로 기술이전 기대
바닥 보인 현금 곳간에…연구개발비 어쩌나
공개 2024-07-30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6일 16:3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바이오 기업인 펩트론(087010)이 연구개발(R&D) 투자로 인한 영업손실이 지속된 가운데, R&D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글로벌 제약사와 당뇨·비만 치료제인 PT403과 PT404에 대한 물질이전계약(MTA)을 체결한 사실이 최근에 알려지면서다. 다만, 기술이전(License Out, L/O)을 달성할 때까지 R&D 활동을 이어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유동성이라는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 있다.
 
(사진=펩트론)
 
뚝심 있는 R&D 성과 평가…'PT403·PT404' 기술이전 기대감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펩트론은 올해 1분기 4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21년을 시작으로 계속해서 역성장을 이룬 가운데 연구개발비 등 매출보다 큰 영업비용을 사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펩트론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4억7727만원으로, 직전연도 동기(12억원)보다 악화됐다. 앞서 지난 2021년 66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이래로 2022년(58억원)과 지난해(33억원)을 거쳐 꾸준히 감소했다.
 
펩트론은 약효지속성 스마트 의약품의 설계와 제조 및 신약 개발을 하는 기업으로, 기술이전을 통한 수익 창출을 사업모델로 삼는다. 통상 기술이전을 수익 모델로 삼는 바이오 기업들은 매년 대규모 매출이 발생하기 어렵다는 특성이 있다.
 
그럼에도 괄목할 만한 점은 펩트론이 사용한 영업비용 대부분은 연구개발비에 쏟고 있다는 것이다. 펩트론이 올해 1분기까지 사용한 매출원가(율)과 판매비와 관리비(율)은 각각 4억107만원(84.04%), 41억원(862%)이다. 같은 기간 연구개발비로 투자한 금액은 31억원으로, 전체 영업비용의 75.61%를 신약 개발에 사용했다.
 
신약 개발에 진심인 만큼, 펩트론이 보유한 파이프라인의 기술이전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펩트론이 개발 중인 당뇨·비만 치료제 PT403과 PT404가 지난해 글로벌 비만치료제 회사를 대상으로 MTA 체결이 이뤄지면서다.
 
신한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PT403은 MTA가 완료됐으며, PT404는 MTA를 진행 중이다. 두 파이프라인은 약효지소성 펩타이드 의약품 및 펩타이드 신약으로 분류되며, 당뇨와 비만 적응증을 갖는다.
 
MTA는 기술이전이 발생할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통상 기술이전은 비밀유지계약(CDA)를 시작으로 MTA, 텀시트 수령, 계약 체결 순서로 진행된다. 특히 업계에 따르면 최근 펩트론이 PT403에 대한 텀시트 수령을 공개했기 때문에 기술이전이 임박한 것으로 보는 것이다.
 
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글로벌 빅파마들과 MTA를 맺으며 기술이전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라며 "지난해 딜 성사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가 다소 지연되고 있으나, 만약 비만치료제의 1개월 이상의 지속 제품을 계약체결할 경우 '약물 전달 플랫폼' 전문 국가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연구개발 이어가야 하는데…유동성 자금 25억원 뿐
 
기술이전 계약 뿐만 아니라 펩트론은 유동성 제고라는 넘어야 할 산이 있다. 기술이전을 수익 모델로 삼으며 연구개발 활동이 지속해야 하는 상황에서 현금 곳간이 바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펩트론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25억원 뿐이다. 지난 2021년 281억원의 유동성 자금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2022년(146억원)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이후 지난해 50억원까지 더 감소하면서 현재 규모까지 악화됐다.
 
문제는 펩트론은 올해 초 유형자산 양도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음에도 좀처럼 유동성 개선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3월29일 펩트론은 연구·생산시설 일원화를 위한 증설 위치 계획을 변경하면서 해당 부지를 76억원에 처분했다. 같은 시점 계약금 8억원을 선수령했다. 올해 반기보고서에 반영될 나머지 잔금 68억원을 단순 반영해도 유동성 자금은 100억원이 되지 않는다.
 
자체 현금창출력을 통해 유동성 자금 확보를 해야하지만, 신약개발 기업인 펩트론의 상황은 여의치 않다. 매출이 나지 않아 영업손실이 계속되자 펩트론은 올해 1분기에 영업활동으로 29억원의 현금이 유출됐다. 지난 2021년 106억원의 현금이 흘러나간 이후로, 2022년(117억원)과 지난해(110억원)에도 현금 유출은 계속됐다. 뿐만 아니라 펩트론이 1년 이내 상환해야 하는 유동차입금 45억원도 존재한다.
 
통상 다수의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연구개발을 이어나가기 위한 현금창출원(캐시카우)을 마련하기 위해 사업다각화를 시도한다. 펩트론의 정관을 살펴보면 △화장품 제조 및 판매 △일반 수출입업 △부동산임대업 △전자상거래 및 통신판매업 △의료기기 제조 및 판매업 등 총 5개의 사업 목적이 '미영위' 상태다. 다만, 펩트론의 현재 유동성 자금으로는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신사업에 진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IB토마토>는 펩트론에 유동성 제고와 신사업 진출 계획 등에 대해 수차례 취재시도를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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