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늪 빠진 엘앤에프…캐즘에 역래깅까지 '이중고'
2분기도 영업적자 전망…현금보다 많은 단기차입금 부담
원재료인 리튬 가격 하락에 제품 판가 하락 악재
실적 가시화 시점까지 재무 체력 받쳐줄지 '의구심'
공개 2024-07-15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0일 18:1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이차전지 양극재 제조 전문기업인 엘앤에프(066970)가 캐즘(대중화 전 수요 둔화)으로 인한 실적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앨엔에프는 지난해 영업적자로 전환해 올 1분기에도 영업손실을 기록, 2분기에도 이러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최근에는 회복세를 보이던 리튬 가격마저 다시 하락해 '역래깅(원재료는 비싸게 사고 완제품 가격은 하락할 때 생기는 손실)'에 따른 실적 악화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엘앤에프는 올 들어 대규모 양극재 공급계약을 맺었지만 실적 가시화 시점까지 재무 체력이 받쳐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사진=엘앤에프)
 
올해 2분기도 적자 예고…단기차입금 7458억원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엘앤에프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6928억원, 영업손실 60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2분기 매출액 1조2554억원, 영업이익 148억원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각각 5626억원, 755억원 감소했다. 엘앤에프는 2020년 흑자 전환해 2022년까지 이익 규모를 키우다 지난해 222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영업이익률도 크게 감소했다. 전년도 2분기 0.2%였던 영업이익률은 올해 –8.8%까지 떨어졌다.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영업활동을 통해 이익이 아니라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재무상태도 악화됐다. 엘앤에프가 단기차입금이 현재 가지고 있는 현금성자산 규모를 훌쩍 넘어섰기 때문이다. 1분기 기준 엘앤에프가 1년 내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는 1조9359억원, 이 중 단기차입금이 7458억원을 차지한다. 반면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184억원에 불과하다. 여기에 기타유동자산 1260억원을 보태도 단기차입금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은행 등에 빌린 돈에서 발생한 금융원가, 즉 이자비용도 590억원에 달해 재무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주요 재무지표에도 적신호가 들어왔다. 엘앤에프의 1분기 부채비율은 241.2%, 유동비율은 99.8%를 기록해 적정기준(200% 미만, 100% 이상)을 벗어났다.
 
여기에 지난 3년간 대규모 영업활동현금흐름 적자를 기록한 상태라 단기간 현금 창출력 회복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엘앤에프는 지난 2021년 1387억원, 2022년 8643억원, 2023년 3747억원의 영업활동현금흐름 적자를 기록했다.
 
 
 
업황 악화 지속…리튬 가격 하락에 '역래깅' 우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회복세를 보이던 리튬가격이 다시 하락하면서 업황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리튬은 양극재 원가의 60~70%를 차지하는 핵심 원자재로, 리튬 등 메탈 가격 변동에 따라 수익성도 영향을 받는다. 배터리 셀 제조사와 공급계약을 맺을 때 메탈 가격에 연동한 판가를 적용하기 때문이다. 리튬가격이 하락하면 양극재 판가도 하락해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준다.
 
특히 리튬 가격이 하락해도 양극재 제조사는 현재 시가보다 과거에 비싸게 구입했던 리튬이 들어간 양극재를 낮은 가격에 팔아야 한다. 여기서 ‘역래깅 효과’가 발생한다. 역래깅은 원재료 투입 시차에 따른 이익 감소를 의미하는데, 쉽게 말해 원자재를 가격이 높을 때 구입한 뒤 제품으로 만들어 팔 때는 원재료 가격 하락에 연동된 제품 판매 가격도 낮아져 오히려 손해를 입는 것을 뜻한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리튬 가격은 올해 초 kg당 86.5위안으로 시작해 지난 4월 110.5위안까지 상승한 뒤 점차 하락해 지난달 25일부터 87.5위안을 유지하고 있다.
 
2분기 양극재 수출액도 크게 감소했다. 관세청 수출입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니켈코발트망간(NCM)과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양극재 잠정 수출액은 3억8298만달러, 1억8072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7%, 39% 감소했다. 이처럼 업황이 악화되자 전기차를 비롯한 배터리 업계는 시설·설비 투자 계획을 미루거나 목표 실적을 낮추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엘앤에프는 올 들어 신규 고객사들과 대규모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계약을 맺었지만 실적 가시화 시점까지 재무체력이 받쳐줄지는 미지수다. 지난 3월엔 SK온과 13조, 4월엔 유럽 고객사와 9조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또 같은 달 미국 전기 배터리업체 아워넥스트에너지(ONE)와 LEP 양극재를 중장기 공급하기로 계약했다.
 
엘앤에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SK온 등과 공급계약을 맺은 것은 2026년쯤에 실적이 가시화될 것 같다"라며 “업황에 따라 6개월에서 1년 정도 투자 계획이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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