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프로젠바이오, 모회사 업고 실탄 장전…'R&D·CMO' 본격화
현금창출력 악화에 쪼그라든 유동성
일반공모·제3자배정 유상증자 통한 현금 확보
모회사 R&D 통한 매출 확대 등 시너지 기대
공개 2024-07-12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0일 16:23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현금 곳간이 말라가던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003060)스(이하 에이프로젠바이오)가 유동성 실탄 장전에 나섰다. 일반공모 유상증자에 이어 최대주주인 에이프로젠(007460)을 대상으로 전환사채(CB) 발행과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행하며 대규모 자금조달에 나서면서다. 에이프로젠바이오는 이번 자금 조달을 통해 모회사인 에이프로젠과 연구개발(R&D) 시너지를 내고, 오송공장을 활용한 위탁생산(CMO) 사업 확장에 힘쓸 계획이다.
 
(사진=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
 
메마른 현금 곳간에 대규모 자금 조달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프로젠바이오는 최근 최대주주인 에이프로젠을 대상으로 총 6607만9296주 발행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은 총 600억원으로, 운영자금에 사용할 계획이다.
 
동시에 에이프로젠바이오는 400억원 규모의 제16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도 발행한다. 이 또한 에이프로젠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조달한 자금은 앞서 에이프로젠을 대상으로 발행했던 제14회차 전환사채를 상환하는 데 사용된다.
 
이번 자금조달은 에이프로젠바이오가 실적 부진으로 현금창출력이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지난해 대규모 현금 유출로 인해 현금 곳간이 크게 줄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기준 에이프로젠바이오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기타유동금융자산 포함)은 96억원 수준이다. 앞서 지난 2022년까지는 991억원의 유동성 자금을 보유했지만, 지난해(101억원) 급격히 악화된 이후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영업활동으로 337억원의 현금이 유출된 영향이 크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의 시작점인 당기순이익이 지난 2022년 136억원에서 지난해 -1153억원으로 대폭 악화됐고, 872억원의 비현금 조정을 반영했음에도 완화되지 못했다.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영업활동으로 46억원의 현금이 유출된 상태다.
 
에이프로젠바이오는 지난 2022년 에이프로젠제약 시절 에이프로젠바이오와 합병한 이후로 오송공장과 관련된 매출원가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2022년 매출원가와 영업손실은 각각 379억원, 54억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본격적으로 오송공장을 운영하면서 매출원가가 990억원으로 대폭 늘었고, 이에 영업손실도 575억원까지 심화됐다.
 
 
유동성 장전…R&D·CMO 겨냥
 
에이프로젠바이오가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선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주주들을 대상으로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실행해 558억원의 자금도 조달한 바 있다. 이를 활용해 모회사인 에이프로젠으로부터 차입한 대여금을 상환하기 위해 309억원을 사용하고, 오송공장 운영비로 249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에이프로젠바이오가 자금 모집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현재 연구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의 임상 시험에 총력하고, CMO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이프로젠바이오는 모회사인 에이프로젠이 지분 53.8%(1분기말 기준)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앞서 에이프로젠제약 시절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와 합병을 거쳐 사명을 변경했고, 이에 에이프로젠 그룹의 수직계열이 만들어졌다. 현재는 에이프로젠이 파이프라인에 대한 임상 시험을 진행하며, 에이프로젠바이오는 임상에 필요한 시약 등을 위탁 생산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에이프로젠이 연구개발을 활발히 진행할 경우 에이프로젠바이오의 매출도 확대되는 구조다.
 
에이프로젠은 현재 리툭산 바이오시밀러인 AP056(혈액암 항체 치료제)와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인 AP063(유방암 항체 치료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AP096(자기면역질환) 등 바이오시밀러를 중심으로 연구개발을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세개의 파이프라인 모두 임상 3상을 코앞에 둔 상황이다.
 
아울러 에이프로젠바이오는 이번 자금 조달을 계기로 본격적인 오송공장을 활용해 CMO 사업 확장도 준비 중이다.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운영자금은 전부 오송공장 운영비로 사용하며, 모회사에 대한 위탁 생산뿐만 아니라 글로벌 제약사 등과도 협의를 진행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오송공장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CMO 승인을 받았다. 지난 2021년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KGMP) 인증을 받은 이래로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전문 CMO 인증을 받은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에이프로젠바이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았지만)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조달한 운영자금도 오송공장 쪽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현재 국내 대형 제약사 3곳뿐만 아니라 글로벌 제약사 2곳과 CMO와 CDMO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빠른 시일 내에 긍정적인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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