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지난해 중국향 따이궁(대리구매상) 객수 감소로 수익성 강화에 성공했던 신세계디에프의 영업이익이 올 1분기 들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매출 감소로 인해 올해 입금되는 특허수수료가 감면된 가운데 인천공항 관련 투자가 지속되면서다. 수익성이 저하된 가운데 1년내 상환을 완료해야 하는 단기차입금이 보유 현금성자산 보다 많은 4900억원에 이르고 있어 향후 차입금 부담 개선이 관건으로 떠올랐다.
(사진=신세계디에프)
지난해 특허수수료 감소에 수익성 약화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디에프 매출은 올 1분기 4715억원을 기록하며 직전연도 동기(5016억원) 대비 6.0% 감소했다. 지난해 신세계디에프 매출은 1조8692억원으로 신세계 면세사업 매출 1조9165억원 중 97.53%를 차지했다. 대부분의 수익이 신세계디에프로부터 발생하는 셈이다.
신세계디에프는 지난 2022년 3조3668억원으로 최대 매출액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실적이 44.48% 급감했다.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 풍토병화)을 맞아 수수료 개선에 나서면서 따이궁 객수가 감소한 영향이다. 올해 들어서도 따이궁 객수가 감소하면서 역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관세청과 면세업계는 따이궁에 대한 송객수수료(적립금·할인액)를 정상화하기 위한 자정활동을 진행해왔다.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동안 따이궁을 통한 면세사업의 외형성장은 지속됐으나, 높은 송객수수료로 인해 영업이익 감소는 물론 국내 면세업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대되는 부작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지난해 신세계디에프의 영업이익은 967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직전연도 영업이익 142억원과 대비하면 6.8배 급증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직전연도 동기(269억원) 대비 72.11% 줄어든 75억원을 기록하며 감소했다. 지난해 매출액이 감소하면서 매출에 비례해 영업이익으로 집계되는 특허수수료가 감면된 탓이다. 2022년 신세계디에프의 매출이 3조원을 돌파하며 지난해 1분기 118억원의 특허수수료를 받았던 반면 올해 같은기간에는 36억원이 환입되는 데 그쳤다. 지난해 동기 특허수수료가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3.87%를 차지했다.
여기에 인천공항면세점 임차료 부담 상승 등으로 인해 이익창출력이 약화됐다. 2022년 0.42%에서 지난해 5.17%로 확대됐던 영업이익률은 올해 1분기 1.59%를 기록하며 직전연도 동기 대비 3.77%포인트 감소했다.
중국 관광객 88% 회복 그쳐…객단가 확보 '관건'
한국신용평가가 회사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 기준 신세계디에프는 1년 내 상환을 완료해야 하는 단기차입금 4900억원을 보유 중이다. 지난해 말(4450억원) 대비 3개월 만에 약 450억원 증가했다. 1분기 단기차입금은 지난해 말 단기금융상품(400억원)을 포함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 1450억원 보다도 3배 이상 많은 상황이다. 1분기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825억원으로 추산되나, 여전히 차입금이 더 많은 상황이다.
이에 올 1분기 신세계디에프의 차입금의존도는 51.8%로 지난해 말 50.0% 대비 소폭 증가했다. 앞서 신세계디에프는 2019년 75.3%로 차입금의존도가 급증했지만 지난 2020년 72.7%, 2021년 62.7%, 2022년 51.8%로 점차 부담이 완화됐다. 2019년 899.5%에서 지난해 183.6%로 개선됐던 부채비율도 올 1분기 210.7%로 27.1%포인트 급증했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은 200% 이하, 차입금의존도는 30% 이하를 적정하다고 평가한다.
단기차입금 외에도 역외시설자금 마련을 위해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에서 차입해 온 장기차입금은 지난해 말 기준 1380억원에 달했다. 상환 기한은 내년 연말까지다.
하지만 1분기 수익성 저하와 보유 현금성자산을 고려하면 자체적인 능력만으로 이를 상환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업체 측은 자금 여력 확보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장단기 비중 조정을 통해 차입금 상환 시기를 조절한다는 계획이다.
이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 수요는 아직 코로나19 이전 당시 규모로 회복되지 못한 상황이다.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관광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총 392만8048명으로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442만6505명의 88.74% 수준으로 회복되는 데 그쳤다. 관세청은 지난 2021년까지 중국인 관광객 매출이 전체 매출액의 93.9%를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류연주 한국신용평가 선임애널리스트는 "인천공항면세점의 본격적인 사업 개시와 최근 중국인 관광객 입국 추세 등을 감안할 때 매출이 증가할 전망"이라면서도 "중국 경기 부진, 관광객 소비형태 변화 등이 매출 증가 일부를 제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임차료 조건이 변경된 인천공항면세점은 엔데믹 전환으로 인천공항 이용객수가 증가하는 가운데 객단가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신세계디에프는 여행객들 등 고객 유입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과 고객 서비스 품질 향상, 멤버십 확대, MD개선 등에 집중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인천공항 정규매장 편성 공사는 내년 초에 종료될 예정"이라며 "매장 편성이 끝나면 본격적인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