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최윤석 기자] 하이투자증권이 난항이 예상되던 두 건의 유상증자를 성공시키면서 그동안 부진했던 주식자본시장(ECM)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2억원'이라는 부실한 성적표를 받은 하이투자증권으로서는 IB조직 개편의 첫 성과로 고무적인 분위기다. 기존 부동산금융에 치중된 IB사업부에서 새로운 사업 역량이 확인된 만큼 하이투자증권은 향후 ECM을 새로운 먹거리로 한 영업규모 확대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사진=하이투자증권)
고난도 유상증자 잇달아 성공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다원시스는 지난달 23일 주주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마무리지었다. 30일 납입과 환불 후 배정공고가 이뤄지고 오는 5월13일 신주가 발행될 예정이다.
결과적으로 실권주를 발생시키지 않고 유상증자에 성공했지만 모두 4번의 정정 신고 요청을 받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보다 엄정해진 금융당국의 정책 기조 여파다. 최근 ECM 유상증자 과정에서 최소 2~3번의 정정 요청은 기본이라는 말이 돌 정도다.
이번 유상증자는 하이투자증권이 단독 주관했다. 하이투자증권은 발행 주관에서 인수 수수료로 모집총액의 0.9%, 실권주 발행시 실권수수료를 잔액인수금액의 7.0%로 대표 주관 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하이투자증권은 유상증자를 새로운 먹거리로 삼아 ECM에서 성장하고 있다. 특히 시장에서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됐던 연예기획사 판타지오의 유상증자를 성공시키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판타지오는 지난 18일과 19일에 걸쳐 진행한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 청약에 약 3329억원 주문을 받아 유상증자에 성공했다. 해당 유상증자는 구주주 청약률 93.47%를 기록한 데 이어 일반 공모에서도 초과 청약을 달성했다. 일반공모 최종 경쟁률은 221대 1을 기록했다. 새로 발행되는 1억1200만주는 내달 7일 상장될 예정이다.
ECM, 새 먹거리로…IB 조직 강화 성과 '톡톡'
사실 하이투자증권은 ECM에선 존재감이 미미했다. 기업공개(IPO)의 경우 지난 2012년 씨제이헬로비전 상장 이후 2020년까지 주관실적이 전무했다. 2021년 이노뎁 상장 1건, 2023년엔 진영과 스톰테크의 상장 주관사로 선정됐지만 상장 규모는 이노뎁이 189억원,
진영(285800)과
스톰테크(352090)가 각각 212억원, 369억원에 그쳤다.
유상증자에서도 2022년 0건, 지난해 엘브이엠씨의 449억원 유상증자 주관이 전부였다. 하지만 올해 하이투자증권은
KR모터스(000040)를 시작으로 유상증자 실적에서 작년 실적을 이미 넘어섰다.
판타지오(032800) 230억원, 다원시스 398억원에 더해 최근 하이투자증권은 KR모터스의 272억원 유상증자에서도 대표 주관사로 선정됐다. 모집총액의 50%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인수수수료는 모집총액 2.0%에 더해 대표 주관수수료 1.0%가 더해지는 조건이다.
하이투자증권이 주관한 유상증자는 성공하기가 까다로워 더욱 주목을 받는다. 판타지오의 경우 연이은 당기순이익 적자와 사업 불확실성이 시장의 우려를 샀고 다원시스는 지난해 영업이익 190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2022년 영업적자 규모가 1600억원에 달했다.
하이투자증권의 잇단 유상증자 성공은 지난해 단행한 IB조직 개편의 첫 성과라는 평가다. 당시 하이투자증권은 리스크 관리 능력과 기업금융(IB) 역량 강화를 중점으로 조직을 재정비했다. 기존 IB1부문과 IB2부문을 IBⅠ총괄과 IBⅡ총괄로 개편했고, 본부 단위를 통합하는 부문 조직을 총괄로 단일화했다. 대기업솔루션1·2부를 대기업솔루션부로 합쳐 IBⅡ총괄 산하에 편제했고 SME금융1·2부는 SME금융부로 모았다.
영업 부문 조직의 통합 및 단일화로 효율성을 제고해 각 사업 부문별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으로 사업부별 통합을 통해 기존 부동산금융에 치중된 IB의 사업 영역을 확대해 IB의 전부문의 역량강화가 목표였다. 그리고 조직개편은 올해 초 진행된 ECM 사업에서 첫 성과를 냈다. 하이투자증권은 이에 발 맞춰 ECM전반의 영업규모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다행히 이번에 진행된 유상증자는 진행에 있어 별다른 어려움은 없었다"라며 "지난해 오랜만에 IPO시장에서 진영과 스톰테크 상장 주관을 맡았고 드림인사이트의 스팩 합병에도 성공해 실적을 쌓은 만큼 올해도 스팩합병과 프리IPO를 비롯한 ECM 전반의 영업규모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