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부터 판교연구소 신축에 900억원 투입 본격화2020년 씨케이엠 흡수합병에 악화된 재무건전성, 3년 채 '회복' 안돼높은 비용부담에도 높은 영업실적·넉넉한 현금성자산으로 대응능력 충분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바이오헬스케어기업 에이치케이이노엔(HK이노엔)이 판교연구소 건설 등에 대규모 자금을 사용하고 있지만, 안정적인 영업실적과 넉넉한 현금성자산으로 재무건전성을 지켜낼 전망이다.
HK이노엔 오송 수액공장 전경.(사진=HK이노엔)
13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195940)은 올해 3분기부터 906억원을 투자해 경기 성남시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 신규연구시설을 건설 중이다. 공사는 내년 12월 마무리될 예정이다. 오송공장과 이천공장 등 기존 연구소의 노후장비 교체와 같이 유지·보수를 위한 경상적 자본적지출 부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또 올해 9월 말 기준 소화기 합성신약인 ‘케이캡’ 등 총 5개의 연구개발(R&D)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이다. 이들 파이프라인의 임상 단계가 진행될수록 지속적 자금소요도 발생할 전망이다.
HK이노엔은 지난 2020년 4월 모회사인 씨케이엠을 흡수합병하면서 차입부담도 발생했다. 씨케이엠은 2018년 HK이노엔 지분 100%를 인수하는 데 차입금 5215억원을 사용했는데, 이 부담이 HK이노엔으로 귀속된 것이다. 이에 따라 2020년 12월 회사의 총 부채는 8716억원, 총 차입금은 6982억원에 달했다. 2019년(부채 3585억원, 차입금 2214억원) 대비 크게 늘었다. 2020년 당시 부채비율은 117.2%, 차입금의존도는 43.2%를 기록한 바 있다.
이후 회사는
한국콜마(161890)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500억원), 코스닥 상장 등으로 차입금을 대거 상환했다. 올해 9월 말 총 부채 6522억원, 총 차입금 4751억원으로 부채비율은 54.8%, 차입금의존도는 25.8%로 양호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HK이노엔의 별도 기준 매출은 6048억원으로 전년 동기(6274억원) 대비 소폭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원가 절감 영향으로 지난해 432억원과 비슷한 434억원을 기록했다.
송종휴
한국기업평가(034950) 실장은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상품 비중 축소에 따라 원가율이 하가했으며, 수액 매출 증가로 고정비 부담이 감소했다”라며 “판교연구소 신축과 다수의 R&D 파이프라인을 감안할 때, 지속적 자금 소요가 발생할 예정이지만 안정적인 영업활동현금흐름, 보유 현금성자산 등으로 대응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HK이노엔의 올해 9월 말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전년 동기(277억원) 대비 개선된 351억원을 보이고 있다. 올 3분기부터 판교연구소 신축에 자금이 투입되기 시작해 투자활동현금흐름은 –154억원을 기록하며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올해 1월 대비 48억원 줄어든 1057억원이다.
다만, HK이노엔의 차입금 중 단기성차입금 비중이 높은 점은 리스크로 꼽힌다. 올해 9월 말 총차입금 4751억원 중 단기성차입금은 60.0%인 2851억원이다. 은행권 단기 운영자금 2100억원과 유동성장기차입금 200억원, 유동성리스부채 51억원, 유동성사채 500억원 등이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