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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물산, 미 의류업체 재고 조정에 수익성 악화
상반기 영업이익률 전년동기 대비 0.7%P 감소한 3.5% 기록
차입금의존도 57%·부채비율 289% 돌파…재무안전성 저하
공개 2023-10-20 11:26:57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0일 11:2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태평양물산(007980)이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인해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성수기 대응을 위한 재고 매입 관련 차입금이 증가하면서 재무안정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사진=한국기업평가)
 
20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태평양물산의 매출액은 428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4905억원) 대비 12.68% 줄었다. 이는 지난해 연말부터 주요 거래처인 미국 의류업체들의 강도 높은 재고 조정이 올해 상반기까지 지속됨에 따라 수주량이 줄어든 가운데 지난해 실적 개선의 역기저 효과로 풀이된다.
 
매출액이 감소한 가운데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은 증가하면서 영업이익도 207억원에서 149억원으로 28.02% 급감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같은기간 4.22%에서 3.45%로 약 0.77%포인트 줄었다. 
 
의류 OEM사업을 영위하는 태평양물산은 지난해 기준 매출의 66.14%가 미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만큼, 미국시장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미국시장의 경우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고금리, 고물가 등 비우호적 업황으로 인해 의류 소매 판매액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에 주요 바이어들의 강도 높은 재고 조정이 올해 상반기까지 지속됨에 따라 태평양물산의 실적도 전년동기 대비 저하됐다.
 
내년 하반기부터 주요 거래처의 재고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이를 것이라 예상되지만, 재고조정 이후 거래처의 재고 정책이 태평양물산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가운데 지난해 물류대란과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대비로 전방 거래처들이 비시즌에 주문 시기를 앞당기는 등 선주문이 증가해 태평양물산의 운전자본부담은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은 올 상반기에도 551억원, 2643억원을 기록 중이다. 매출채권은 지난해 말 479억원 대비 15.03%, 재고자산은 2299억원에서 14.96% 증가했다.
 
재고 매입 관련 차입금이 증가하면서 총차입금 역시 지난해 말 384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4521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는 53.3%에서 57.8%로 약 5.5%포인트 늘었다. 부채비율 역시 258.2%에서 289.5%로 약 31.3%포인트가 급증하면서 300%에 가까운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올 상반기 말 연결기준 단기성차입금은 3262억원으로 총차입금의 72%를 차지하는 등 높은 비중을 보이고 있다. 현재 차입금은 단기차입금 2507억원, 유동성 장기차입금 61억원, 유동성사채 671억원, 유동성 리스부채 24억원으로 구성돼 있다. 현금성자산도 609억원으로 유동성 대응능력은 열위한 상황이다.
 
한기평 측은 태평양물산의 현금창출력 약화로 기말 차입금 규모가 적절히 감소되지 않을 가능성이 존재함에 따라 단기적인 재무구조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유가증권 상장사로서 자본시장 접근 가능성과 미사용 여신한도 약 1100억원을 통해 일정 수준의 대응능력은 인정된다.
 
최근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으로 인해 영업현금창출력이 위축된 상황이다. 태평양물산의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는 지난해 56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54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동기(176억원)대비로는 3분의 1로 줄었다. 
  
신중학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중단기적으로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은 5~7배, 차입금의존도는 55% 내외에서 등락할 전망"이라며 "올해 주요 거래처의 재고 조정과 미국 의류 소비 감소 등 비우호적 업황으로 지난해 대비 실적 변동성의 확대된 가운데 재무안정성 개선의 제약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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