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엔 등 자회사 실적 하락 영향…연결 영업이익 감소세투자부담 여전한데 수익성 '뚝'…순차입금 8천억원 넘어글로벌 경기 상승 전망 긍정적…"화장품 업황 회복 기대"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한국콜마(161890)가 엔데믹(코로나19 풍토병화)을 맞아 외형은 크게 성장하고 있지만, 자회사 실적 부진으로 전체 영업이익은 쉽게 회복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물가 안정을 비롯한 전반적인 경기 상승에 따른 수주 확대 등으로 올해부터 점진적인 실적 개선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사진=한국콜마)
한국콜마, 자회사 부진이 '발목'…연결 영업이익 감소세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콜마의 올 1분기 매출액(연결기준)은 487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4104억원) 대비 15.85%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인 2020년 1조3221억원으로 소폭 줄어든 후 2021년 1조5863억원, 2022년 1조8657억원으로 외형성장세를 이어 왔다.
반면, 연결기준 1분기 영업이익은 12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129억원) 대비 6.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콜마의 영업이익은 코로나19 이후 올해까지 꾸준히 감소세를 기록 중이다. 지난 2020년 1217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2021년 843억원, 2022년 733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2021년 656억원에서 지난해 690억원으로 5.20% 상승했으나, 1분기에는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전년(144억원) 대비 6.25% 감소한 135억원을 기록했다. 직전분기인 지난해 4분기는 전년(196억원) 대비 9.18% 증가한 214억원을 기록했다.
HK이노엔(195940)의 경우 지난해 6월부터 가동된 수액 신공장의 고정비 영향과 HB&B 품목 판촉비 등 비용이 발생하면서 지난해 말 영업이익이 525억원에 그쳤다. 직전연도(503억원) 대비로는 소폭 증가했으나, 2020년(870억원) 대비로는 39.66%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한국콜마가 약 2814억원을 투자해 인수한 연우는 재고조정비용 10억원과 마스크사업 청산 손상 13억원이 반영되면서 지난해 4분기 6억원 손실을 보며 적자 전환했다. 올 1분기에는 25억원 손실로 확대됐다.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도 128억원을 기록하며 직전연도(299억원) 대비 절반 이상 줄었다.
앞서 연우 인수 당시 화장품 원가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용기 생산능력을 확보하면서 수익성이 제고될 것이라는 시장 기대가 높았다. 그러나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한국콜마 전체에 악영향을 미쳤다. 실제 2020년 9.2% 수준에 머물던 한국콜마의 영업이익률은 2021년 5.3%, 2022년 3.9%로 감소세를 보였다. 화장품사업 부문 영업이익률 역시 2020년 4.6%에서 지난해 2.2%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이와 관련, 한국콜마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영업이익은 자회사 투자 비용 등이 반영된 결과”라며 “투자가 완료되면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투자부담 여전한데 수익성 '뚝'…하반기 실적개선 기대감도
연우 인수와 투자지출 확대로 수익성 개선도 절실해지고 있다. 1분기를 기준으로 한국콜마는 부채비율 105.2%, 차입금의존도 36.4%로 안정적인 수준을 보이고 있으나, 수익성 약화가 향후 재무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기준 한국콜마의 순차입금은 8177억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말 7705억원 대비 6.1% 늘어난 수치다. 특히 이는 4849억원을 기록한 지난 2021년 말 대비 68.6% 늘어난 수치다. 연우 인수대금 지급으로 인해 차입규모가 증가했다. 이외에도 HK이노엔의 자기주식 취득(242억원), 생산설비 및 R&D센터 신축 등 600억원 내외 자본적지출(Capex) 등이 순차입금 규모 확대로 이어지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게다가 2022~2024년 HK이노엔 판교 제2테크노벨리 내 신규연구시설 건설을 위해 약 115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외에도 공장·기존 연구소 유지보수 등 경상적인 자본적지출, 안정적인 서플라이 체인 확보를 위한 지분 인수 등이 계획돼 있어 중단기내 투자지출 확대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영업이익 감소가 이어지면서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은 올 1분기 5.8배로 증가했다. 이는 차입금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하기 전인 2021년 3.4배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다만 향후 글로벌 경기 상승으로 올해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콜마는 IR자료를 통해 1분기 수익성 감소의 배경으로 선크림을 비롯한 자외선차단제(SUN)의 급격한 수주 증가 대응을 위한 원가·용역비(16억원), 생산인력 인센티브(15억원), 판관비(7억원) 등을 꼽았다.
특히 2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연우의 경우 3월 국내외 주요 고객사와 신규 고객사를 확보하면서 2분기에는 실적 반등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회사인 HK이노엔의 경우 연구개발(R&D)와 광고선전비 등이 상반기에 집중 반영됐으며, 케이캡과 수액 선전에 따른 ETC 매출액 증가, 컨디션의 지속적인 판매 호조가 이뤄지면서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56억원을 기록했다는 설명이다.
이훈규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물가 안정 등 전반적인 경기 상승으로 고객사 실적 개선에 따른 낙수효과와 HB&B 부문의 안정적인 실적, 의약품 부문의 마일스톤·로열티 수입, 화장품 부문의 SUN제품군 수주 확대로 올해 실적은 개선될 것"이라면서도 "글로벌 경기가 아직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지 않았다는 점과 한중관계 경색 등 대외요인 불확실성 등에 따른 실적 변동성에 대해서는 확인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와 물류 대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잿값 상승 등 사회 현상에 따라 각각 다른 영향이 미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라며 "최근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따라 화장품 업황 회복이 이뤄지고 있고, 이에 따라 한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이익증가가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