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조달비용 부담에…수익성 전망 '먹구름'
지난해 금리상승 여파…대손비용 규모도 증가
공개 2023-06-07 06:00:00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신용카드 업계가 지난해 급격히 상승한 시중금리 탓에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발행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와 건전성 저하로 인한 대손비용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부진에 이어 차후 전망도 쉽지 않은 모습이다.
 
올해 1분기 조달비용 대폭 증가…무거운 이자 부담
 
2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삼성카드(029780)·KB국민카드·현대카드·롯데카드·우리카드·하나카드 등 주요 전업 카드사 7곳의 지난 1분기 조달비용은 총 8944억원으로 전년 동기 5294억원 대비 68.9%(365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함에 따라 자금을 조달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도 늘어나게 됐다. 카드사별 1분기 조달비용은 △신한카드 2059억원 △삼성카드 1210억원 △KB국민카드 1528억원 △현대카드 1293억원 △롯데카드 1302억원 △우리카드 786억원 △하나카드 766억원 등으로 집계된다.
 
카드사들의 평균 조달비용률(총자산평잔 대비 조달비용)은 1.3%에서 2.1%로 0.8%p 상승했다. 해당 수치는 지난 2019년부터 최근 4년간 1%대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올해 1분기 2%대로 올라섰다.
 
평균조달금리도 상승 추세다. 카드업계의 평균조달금리 단순 평균은 지난해 말 2.3%에서 올해 1분기 3.0%로 0.7%p 상승했다.
 
올해 시장금리가 다소 안정화되면서 카드채 신규 발행금리가 지난해 4분기 6.1% 수준에서 올 1분기 4.3%까지 하락하기도 했지만 과거 발행금리가 낮았던 때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2023년도 이후 만기가 도래하는 카드채의 평균 조달금리 추이는 △2023년 2.6% △2024년 2.7% △2025년 3.1% △2026년 2.8%로 나타난다. 반면 올해 1분기 신규발행의 평균 금리는 4.3%로 약 1.5%p 높게 나온다. 카드업계 조달비용이 계속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사진=연합뉴스)
 
대손비용도 증가 추세…하반기도 수익성 하방 압력
 
이자비용뿐만 아니라 불어나는 대손비용도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꼽힌다. 과도한 가계부채 규모와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한계 차주의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되면서 관련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1분기 카드사별 대손비용은 △신한카드 1835억원 △삼성카드 1805억원 △KB국민카드 1493억원 △현대카드 629억원 △롯데카드 1593억원 △우리카드 1023억원 △하나카드 1037억원 등으로 집계된다.
 
해당 카드사들의 대손비용 합계는 전년 동기보다 약 51% 늘었다. 현대카드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선제적으로 대손비용을 인식하면서 올해 1분기에는 대손비용 부담이 다소 감소한 모습을 나타냈다.
 
자산건전성 지표 중 하나인 1개월 이상 연체율 합산 평균은 지난 3월 말 기준 1.5%로 지난해 말보다 0.3%p 상승했다. 현재 연체율 추이는 만기연장이나 원리금 상환 유예 등 정부 지원이 지속되는 상황에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건전성 저하 폭이 확대되고 대손비용 부담도 늘어날 수 있다.
 
카드업계는 지난 1분기 카드이용 실적 증가에 따라 영업수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약 16% 증가했지만 조달비용과 대손비용 탓에 이익규모가 축소된 상태다. 7개 카드사 합산 순이익은 5725억원으로 24.4% 감소했는데, 2분기나 하반기 전망도 쉽지 않은 모양새다.
 
김성진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시중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와 건전성 저하로 인한 대손비용으로 카드사 실적이 저하됐다"라며 "여전히 높은 물가상승률과 미국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 등 금융불안 요소들이 산재한 만큼 하반기 이후 시중금리와 조달비용 변화가 주요 모니터링 포인트다"라고 분석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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