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은행, 조선업 RG발급 가능성에…자산건전성 '우려'
금융위원회 조선업 살리기 지방은행 동참
실질적 이득 비해 대손충당금 등 부담 커
공개 2023-05-30 06:00:00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광주은행이 조선업계 RG(선수금환급보증)발급에 나설 경우 자산건전성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대손비용률이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리스크가 큰 RG발급으로 부담이 가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요구와 은행의 자산건전성, 수익성까지 챙겨야 하는 광주은행의 어깨가 무겁다.
 
광주은행 본점 전경(사진=광주은행)
 
금융당국 조선업 살리기 동참 권고...은행은 난색
 
지난 10일 금융위원회는 조선업계 간담회에서 금융지원 확대를 위한 추가대책을 발표했다. 은행들이 조선업계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발급되던 RG발급을 지방은행들도 적극 검토한다. RG는 선수금환급보증으로 조선사가 선박을 정해진 기한 내에 건조하지 못하거나 파산했을 경우 선주로부터 받은 선수금을 보증기관이 대신 지급하는 보증이다. 통상 선수금은 공사 총액의 10% 수준이다.
 
지방은행의 경우 고용효과 등을 고려해 지역 소재 조선사에 대해 RG발급을 검토하기로 했는데, 현장간담회 직후 지방은행이 특정 조선사를 지정해 RG발급에 나선다는 것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은행 RG를 발급할 조선소가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면서 "은행들의 우려가 해소될 수 있게 IR을 거친 후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지방은행이 RG발급에 들어갈 경우 재무건전성에 악영향을 끼칠 수있다는 우려도 지속적으로 나온다. 선수금환급보증인 만큼 유사시를 대비해 대손충당금에 대한 부담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미 지방은행의 경우 4대 시중은행보다 대손비용률이 높다. 대손비용률은 고정이하여신 대비 충당금을 얼마나 쌓았는지를 나타낸다. 대손비용을 총 여신 평균잔액으로 나눠 산출하며, 값이 낮을수록 자산건전성이 양호하다고 판단한다.
 
지난 2016년 농협은행의 경우 RG를 포함한 STX조선 관련 1조7000억원 규모의 여신에 대해 요주의 여신으로 분류하고 충당금 적립률을 평균 10%초반에 맞춰왔으나, 2016년도 4분기 고정이하 등급으로 분류하면서 약 500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새로 인식해 당기순이익에도 영향을 미쳤다.
 
 
 
대손충당금 규모 커져 수익성 악화 우려도
 
4대 금융그룹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기준 4대 은행 대손비용률은 국민은행 0.4%, 신한은행 0.23%, 하나은행은 0.15%, 우리은행 0.13%인 것에 반해 광주은행은 0.58%로 4대 은행 중 비율이 높은 국민은행과도 0.18%p 차이가 났다. 광주은행의 대손비용률은 지난해 1분기 0.25%에서 올해 1분기까지 두배 이상 오른 수치다.
 
이미 시중은행과는 많게는 4배가량 차이 나는 대손비용률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RG까지 발급하는 것이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 물론 은행 입장에서 우려되는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은행은 조선사의 신용도에 따라 보증금액의 0.2%에서 2%까지 수수료를 수취할 수 있다. 그러나 수수료에 비해 대손충당금 적립액의 규모가 크고, 조선사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은행에서 현금이 유출된다는 점은 자금조달 방면에서 부담이다.
 
전남 해남에 위치한 대한조선의 경우 올해 초 수주한 원유운반선의 선가는 약 7700만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1022억원이다. 만약 광주은행이 이후 동급 원유운반선 선가의 10%에 대한 RG를 발급한다면 보증 금액은 약 102억원으로, 적게는 약 2000만원에서 많게는 2억원의 수수료를 받게된다.
 
해당 규모의 RG를 정상이나 요주의 등급으로 분류한다면 여신금액의 0.9%이상 또는 7% 이상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해야한다. 요주의 등급으로 분류할 경우에는 적어도 7억원 이상의 대손충당금이 필요한 셈이다.
 
한편 광주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RG발급 참여 여부와 관련 리스크 대비책은 확인이 필요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이성은 탄탄하고 읽기 쉬운 기사를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