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매각 전망대)③롯데손해보험, CSM ‘올인’ 전략…변수는?
보장성보험 늘리며 CSM 확보…계리적 가정 검증 필요성
공개 2023-05-15 06:00:00
보험사 매각 이슈가 다시 떠오르면서 그 진행 과정과 성사 가능성에 대한 언급이 활발하다. 특히 사모펀드를 대주주로 두고 있는 MG손해보험과 롯데손해보험, KDB산업은행 아래 있는 KDB생명이 주요 대상으로 꼽힌다. 다만 매각에 앞서 필수적으로 해결해야 할 선결 과제가 남은 상황이다. 이에 <IB토마토>는 각 보험사의 주요 과제를 살펴본다.(편집자 주)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롯데손해보험(000400)의 보험사 매각 전략은 새 회계제도 내 수익성 핵심 지표인 CSM(보험계약마진) 늘리기로 요약된다. 대주주인 사모펀드 JKL파트너스의 엑시트(투자금 회수)가 다가온 시점에서 ‘몸값’을 불려보겠다는 계산이다. 수익성 개선이 최대 과제로 꼽히고 있는데, CSM에 대한 계리적 검증과 신뢰성이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장기 보장성보험 중심의 영업 구조…CSM 확보에 총력
 
11일 회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롯데손보는 지난해 원수보험료 기준 보험영업 구조가 일반계정 48.8%(2조3292억원), 특별계정 51.2%(2조4394억원)로 나타난다. 특별계정은 보험업 본연인 일반계정과는 다른 항목으로 퇴직연금이 여기에 속한다.
 
일반계정에서는 장기보험(개인연금 포함)이 2조506억원으로 88.0%를 차지하며 나머지는 자동차보험(1379억원)과 일반보험(1407억원)으로 구성된다. 장기보험은 다시 보장성보험(1조8669억원)과 저축성보험(1837억원)으로 구분된다.
 
 
롯데손보는 지난 3년간 자동차보험과 일반보험, 장기 저축성보험 비중을 줄이고 장기 보장성보험을 크게 늘렸는데, 이에 따라 일반계정 내 보장성보험의 비율은 67.2%에서 80.2%까지 상승했다.
 
올해부터 보험업계에 새로 도입된 새 국제회계기준 IFRS17에서는 저축성보험이 투자계약으로 분류돼 보험수익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반면 보장성보험은 CSM 확보에 필수적이다. CSM은 보험계약부채 중 하나인데 일정한 기간 동안 상각되면서 보험사 이익으로 처리된다.
 
구체적으로 CSM은 장래에 보험서비스를 제공함에 따라 인식하게 되는 미실현 이익을 뜻하며, 보험사의 기업가치를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핵심적인 지표로 꼽힌다. 롯데손보 측 자료에 의하면 해당 보험사의 CSM 규모는 지난 1분기 기준으로 1조8949억원 수준이다.
 
롯데손보는 “보장성보험 확대를 위한 판매비 투자에 나서는 등 IFRS17에 선제적으로 대비해 왔다. 대주주 변경 이후 보험업 본연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내재가치 중심 경영이 성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라면서 “미래에 CSM과 보험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성장해 수익성 증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라고 강조했다.
 
(사진=롯데손보)
 
CSM 계리적 가정 검증 필요성…재무자료 확보에 장기 시계열
 
다만 IFRS17이 올해 도입된 이후 과도기적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만큼 CSM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예의주시’로 나타난다. 아직 전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CSM은 다양한 요인으로 결정되는데 △전환 시점에서의 방법(소급기간) △보험계약 위험률 △사업비율 △유지율 등이 주요하게 작용한다.
 
특히 소급기간은 보험사가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부분으로 전환 시점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것으로 언급된다. 보험사의 계리적 가정에 따라 재무실적이 변동되기 때문에 개별 보험사가 적용한 가정치의 적정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타당한 비교를 위해서 보험업계 전반에 통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가정 기준도 요구되고 있다.
 
이와 관련 NICE신용평가는 최근 IFRS17 보고서에서 “현재 시점에서 CSM 수치에 대한 유의미한 분석은 힘든 상황이다”라며 “공시된 자료에서는 각 보험사가 적용한 가정치가 상이하기 때문에 CSM을 과소 또는 과다하게 측정한 보험사가 혼재돼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계리적 가정에 대한 검증은 충분한 수준의 재무적 자료가 필요한 만큼 장기 시계열 분석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특히 롯데손보의 경우 그동안 순이익이 △2019년 –512억원 △2020년 –242억원 △2021년 1199억원 △2022년 –631억원으로 나타나 대주주 변경 이후에도 적자가 발생하고 이익 변동성이 큰 모습을 나타냈다.
 
IFRS17 회계제도 변경에 따른 수혜와 개선을 강조하는 만큼 시장에서 바라보는 검증 필요성도 높게 나타날 수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롯데손보는 산업 전망이 우호적인 손해보험이라는 점과 규모가 어느 정도 있다는 점, 자본확충 부담이 적다는 점에서 가장 매력 있는 매물로 꼽힌다”라면서 “보장성보험 판매와 CSM을 강조하고 있는데, 정확한 CSM 비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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