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홍인택 기자]
SK텔레콤(017670)이 올해도 임직원들에게 자기주식으로 상여를 지급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증권가에서는 자사주 매입에 대한 기대감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SK텔레콤이 자사주를 추가 매입할 경우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수가 줄면서 주가 상승 여력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텔레콤은 6999주 자기주식 처분을 결정했다. 전일 종가 기준 주당 금액은 4만8550원으로 약 3억3400만원 상당의 주식이 임직원들에게 상여로 지급될 예정이다. 처분 예정기간은 오는 21일부터 5월31일까지다.
SK텔레콤의 주요사항보고에 따르면 상여 지급을 위한 자사주 처분은 올해 3번째다. 지난 2월8일 32만4580주, 2월24일 10만9508주를 처분하며 올해 약 203억원 규모의 자사주가 임직원들에게 지급됐거나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지난해에는 네 차례에 걸쳐 자기주식을 처분해 상여로 지급했다. 2022년 1월24일 41만3080주(약 230억원), 2월25일 7598주(약 4억1800만원), 5월2일과 13일에 걸쳐 2만9223주(약 16억6500만원), 총 44만9901주를 처분했다.
SK텔레콤은 2021년 1월 성과급을 현금대신 자사주로 선택할 수 있는 '구성원 주주 참여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임직원 오너십을 고취하고 우수인력 확보와 주가안정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자는 취지다. 이를 위해 하나은행과 하나증권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하나은행과 하나증권은 SK텔레콤 임직원을 대상으로 비대면 신규계좌를 개설하고, 성과급 주식 일괄 양도 등 기타 임직원 금융거래를 위한 맞춤형 금융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임원뿐 아니라 직원도 현금과 자사주를 선택할 수 있다. 자사주를 고르면 회사가 개인 계좌로 주식을 넣어주는 방식이다.
SK텔레콤은 2021년 5월 당시 보유하고 있던 전체 발행 주식수의 10.76%에 해당하는 868만5568주 소각을 결정했는데, 이는 당시 보유 자사주 942만주 중 92%에 해당했다. SK스퀘어 인적분할이라는 이슈가 있던 만큼 주주환원에 신경썼다는 평가다.
2021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자기주식 기초 수량은 4709만2790주였는데, 기말에는 보통주 소각 등으로 125만992주로 줄었다. SK텔레콤은 자사주 소각 당시 잔여 자사주를 상여로 지급하고 이전에 부여한 스톡옵션 등에 중장기적으로 활용하기로 해 현재까지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2022년에는 소각 없이 임직원 상여지급 형태로 처분하며 자사주가 80만1091주로 줄었는데 올해 상여지급으로 43만4008주가 처분되면서 36만7003주가 남아 있는 상태다. 20일 3억원 규모의 6999주 처분이 완료되면 36만4주가 남는다.
2년 연속 약 40만주가 넘는 주식이 임직원들 상여로 지급되고 있는 한편, 잔여 자사주가 36만대로 줄어들자 증권가에서는 자사주 매입에 대한 기대가 확대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김진원 SK텔레콤 CFO는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에서 "자기 주식 취득을 충분히 고려해 볼 만한 시기"라고 밝혔다.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로부터 수취할 1500억원 규모의 현금배당과 함께 하나SK카드와 스왑한 하나금융지주에서 수취할 배당금을 자사주 매입 재원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자사주 매입은 주가 상승에 호재로 작용한다. 이는 시장 유통 주식수가 줄어들면서 1주 당 순자산 가치가 상승하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자사주 매입은 회시가 주가 부양을 위해 선택하는 방법 중 하나다.
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주총회 직후 관련 소통이 부재했으나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며, 예상 매입규모는 1700억원"이라고 밝혔다.
홍인택 기자 intaek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