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시그널
교보생명, 저축보험 판매 8조 육박…보장보험 역전
비과세 유지기간 경과에 따른 일시납 저축성보험 판매 증가
공개 2023-04-19 14:55:06
[IB토마토 안솔지 기자] 교보생명보험의 지난해 저축성보험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수입보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보장성보험을 앞질렀다.
 
19일 신용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보험의 2022년 저축성보험 금액은 7조7040억원으로 전년(4조7350억원) 대비 62.7%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성보험의 수입보험료 구성 중 37.2%를 차지해 보장성보험 비중(23.9%)을 크게 넘어섰다. 2018년 보장성보험 비중 37.5%, 저축성보험 22.8%에서 완전히 비중이 뒤바뀐 것이다. 지난 5년간 수입보험료 비중에서 저축성보험이 보장성보험을 역전한 것은 지난해가 유일하다. 
 
(사진=NICE신용평가)
 
교보생명보험은 전체 보험료수입 가운데 보장성, 저축성, 퇴직, 변액 비중이 고르게 분포해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퇴직·변액보험으로 구성된 특별계정은 39% 내외, 사망보험 등 보장성보험은 24% 내외, 생사혼합보험 등 저축성보험은 37% 내외로 구성됐다. 보장성보험 중심의 영업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퇴직연금 관련 수입수수료도 크게 확대돼 보험 포트폴리오의 다각화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교보생명보험이 안정적인 이익창출력을 시현할 수 있었던 것은 보장성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우수한 위험률차·사업비차 수익을 확보하고 있었던 덕분이다. 이를 바탕으로 한 최근 5년 결산 평균 이익 규모는 4500억원이 이른다. 때문에 최근 보장성보험 부문의 시장 성장이 둔화되면서 보장성보험 비중이 하락하고 상대적으로 저수익상품인 저축성보험 비중이 확대된 것이 회사에 긍정적인 시그널은 아니다. 특히 저축성보험은 올해부터 새로 적용되는 국제회계기준 IFRS17에 따라 상당 부분이 보험영업 수익에서 제외된다. 저축성보험 비중이 높을수록 수익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사진=NICE신용평가)
 
저축성보험 관련 지급보험금 부담이 커지면서 수지차비율도 하락했다. 수치차비율은 최근 1년간의 총수지차(보험손익+투자손익+영업외손익)를 연간지급보험금 누계액으로 나눈 비율로, 보험사의 유동성비율을 보여주는 지표다. 교보생명보험은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저축성보험 판매를 확대하면서 이전 대비 보험영업 현금흐름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비과세 유지기간 도래로 인해 저축성보험 관련 지급보험금 부담이 크게 증가하면서 수지차비율이 전년(51.7%) 대비 26.9%p 감소한 24.8%로 나타났다.
 
수입보험료 증가 대비 지급보험금 확대 규모가 더 컸기에 보험영업손실도 발생했다. 하지만 책임준비금전입액 감소를 감안하면 보험영업 부문의 이익규모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다.
 
다만 교보생명보험이 저축성보험 판매를 크게 확대한 것은 비과세 유지기간(10년) 경과에 따른 대응차원인 것으로 보인다. 2012년 판매한 저축성보험의 상당 수가 만기도래하거나 해약되면서 저축성보험 지급보험금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정원하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보장성보험 부문의 시장 성장세가 저조한 가운데, 지급보험금 부담은 일정 수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IFRS17 하에서 보험영업 부문의 경상적인 이익 규모 및 수익성에 대해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솔지 기자 digeu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