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가뭄에 체면 구긴 KB증권, 하반기 반전 노리나
1분기 IPO주관 건수 '0건'·금액 '0원' 거래 절벽
로봇·2차전지 업체 주관 하반기 내실에 집중
공개 2023-04-14 06:00:00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지난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압도적인 1등을 차지한 KB증권이 올해는 체면을 구기고 있다. 최근 이어진 IPO가뭄으로 올해 1분기 IPO주관 건수 0건, 공모금액 0원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기 때문이다. 작년 LG에너지솔루션(373220)을 주관해 시장의 주인공이었던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KB증권은 내실 있는 중견 알짜 IPO 주관으로 하반기 반전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IPO 혹한기 속 KB증권 IPO 거래 절벽
 
(사진=KB증권)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분기 기준 공모금액 순위에서 한국투자증권이 총 926억원을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632억원을 기록한 미래에셋증권(006800)과 560억원을 기록한 삼성증권(016360)이 뒤를 따랐다. 하지만 같은 기간 KB증권의 IPO 주관 실적은 전무하다.
 
 
올해 KB증권의 이 같은 저조한 실적은 작년 LG에너지솔루션을 주관해 IPO 시장에 파란을 일으킨 것과 대조적이다. LG에너지솔루션 IPO를 주관한 2022년을 제외하고서라도 이전 1000억원에서 2000억원대 주관 실적을 기록한 것을 생각하면 올해 상반기 거래 절벽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앞서 지난해 상장 주관사로 참여한 국내 증권사 중 공모금액 기준 순위에서 KB증권은 공모금액 13조4479억원을 기록해 독보적이라 할 만큼 뛰어난 성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신한투자증권의 6021억원 대비 20배 이상 앞서는 액수다. 이어 미래에셋증권 5532억원, 한국투자증권 5219억원, NH투자증권(005940)이 4393억원으로 뒤를 따랐다.
 
이 같은 압도적인 실적은 단군 이래 최대 공모주라 불리는 LG에너지솔루션 대표 주관을 맡은 덕분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금액은 12조 7500억원에 달하는 국내 주식시장 역사상 최대 대어였다. 이어 진행된 성일하이텍(365340), 더블유씨피(393890), KB스타리츠(432320) 등의 2차전지 주요기업과 리츠 상품의 상장도 이어졌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2년 KB증권의 IPO 부문 수익은 2021년 1289억원 대비 30.2% 증가한 1678억원을 기록했다. 인수수수료 중 IPO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 IPO 수수료는 2021년 216억원에서 1년 사이 86.6% 증가한 403억원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022년 하반기에 이어진 금융시장 위기로 예정된 IPO 일정이 속속 철회되면서 KB증권의 IPO 사업에는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지난해 5월 KB증권이 주관사로 참여한 SK쉴더스와 원스토어가 연이어 공모를 철회하고 이어 고유가 수혜주로 시장의 관심이 모아졌던 현대오일뱅크도 불리한 시장 상황 등의 영향으로 7월 상장을 철회했다.
 
로봇·2차전지 신사업 상장주관으로 내실 다지기 나서
 
KB증권은 하반기 로봇과 2차전지 산업 등 신사업을 상장 주관해 내실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분기 KB증권은 두산로보틱스, LS머트리얼즈, 휴맥스모빌리티의 IPO 주관 계약을 체결했다.
 
이 중 2023년 연내 상장을 노리는 두산로보틱스는 시장의 화제의 종목이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두 곳으로 KB증권은 NH투자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CS)와 함게 공동주관사로 참여한다. 
 
두산로보틱스는 2022년 매출이 4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당초 시장 예상치 보다는 낮은 수치지자만 비교기업인 협동로봇 마켓쉐어 1위 유니버셜 로봇이 전년 대비 5% 성장한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이다.
 
조은애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연구원은 “두산로보틱스의 2023년 매출은 전년 대비 33%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며 “현재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며 2022년 1월 투자유치 당시 밸류에이션 4000억원 보다 높은 기업가치로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LS머트리얼즈도 주목된다. KB증권은 키움증권(039490)과 함께 지난 3일 대표주관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6월까지 예비심사를 청구하고 연내 코스닥 상장이 목표다.
 
LS머트리얼즈는 '차세대 2차전지'로 불리는 울트라 커패시터(UC) 시장에서 대형 제품 부분 세계 1위다. 지난 2022년 4월 프리 IPO 라운드에 참여한 케이스톤파트너스는 LS머트리얼즈의 투자 후 에퀴티 밸류(Post-money Value)를 대략 1635억원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조 단위 딜의 인수 수수료의 경우 기본 수수료율로 0.7~0.8%를 책정하고 공모 흥행 여부와 기여도에 따라 0.2~0.3%의 추가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조 단위 이하의 경우 그 이상의 요율이 책정되기도 한다.
 
두산로보틱스와 같은 경우 현재 시가총액 1조를 목표로 IPO를 진행 중에 있고 LS머트리얼즈 같은 경우 1600억원 이상을 목표로 한다. 이에 따라 해당 IPO에 대한 KB증권의 하반기 IPO 부문 보수는 IPO 흥행 여부와 확보할 수 있는 배정 물량에 달렸다는 평가다.
 
KB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올해 악화된 대내외 시장환경 감안 시 납입 부담이 큰 대형주와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성장주의 흥행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규모가 크진 않더라도 실적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거나 개선 중에 있어 투자자 설득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미드캡 규모의 소부장 강소기업과 2차전지 및 반도체 업체, IT서비스 등 관련 기업들에 IPO를 추진 중에 있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최윤석 자본시장 파수꾼 최윤석 기자입니다. 가장 멀리 가장 먼저 찾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