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기에 메쉬코리아 품은 hy…'부릉 활용' 시너지 창출 복안은
카테고리 확대 등 시너지 기대…다만, 부릉 역할 한정 전망도
부릉, 매출 확대 등 외형 성장…hy, 부채비율 22.2% 기록
공개 2023-04-12 06:00:00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식품기업 hy(구 한국야쿠르트)가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의 운영사인 메쉬코리아를 인수하면서 향후 시너지 창출 효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메쉬코리아가 구축한 IT인프라를 바탕으로 유통 데이터를 고도화하는 것은 물론 사업 카테고리 확장도 가능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기업가치가 5분의 1도 안되는 가격으로 저렴해진 시기에 인수한데다 hy자체의 재무상태도 양호한 상황이라 메쉬코리아의 경영정상화에 더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이란 시각이다. 양측은 현재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결합승인을 받고 향후 시너지 창출 방안을 논의 중이다.
 
(사진=hy)
 
10일 업계에 따르면 hy가 메쉬코리아의 지분 66.7%를 800억원에 인수하면서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인수한 지분은 모두 신주로 구성됐으며 hy는 주금 200억원을 납입한 후 지난 5일 증권교부를 마친 상태다. 
 
이번 인수로 hy는 종합유통사로서의 기틀을 마련하게 됐다. 특히 업계에서는 그동안 메쉬코리아가 구축해놓은 IT 인프라를 바탕으로 유통 데이터를 고도화하는 것은 물론 사업 카테고리 확장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명 ‘야쿠르트 아줌마’로 불리는 프레시 매니저의 배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메쉬코리아의 IT인프라가 활용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메쉬코리아가 갖고 있던 라이더의 역할은 B2B로 한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배달대행 플랫폼들이 운영하는 방식대로 운영할 경우 운영비나 영업비는 물론 배달대행지급수수료 등이 증가할 위험이 있어 배달 인프라를 확대할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지난 2021년도 메쉬코리아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영업비용 3406억원 중 87.2%에 달하는 2656억원이 배달대행지급수수료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업비용이 수익(3038억원)보다 많아 메쉬코리아는 지난 2021년 36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메쉬코리아의 배달 인프라를 확충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배달 라이더를 모시기 위한 출혈 경쟁이 지속되면서 메쉬코리아는 2018년 영업적자 159억원, 2019년 영업적자 122억원, 2020년 영업적자 178억원을 기록하는 등 매년 1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지난해 회생신청까지 나선 바 있다.
 
 
 
최근 회생절차와 경영권 분쟁 등으로 메쉬코리아는 낮은 평가를 받고 있으나, 본연의 가치는 아직 건재한 상황이다. 지난해 추정 영업수익은 4000억원으로 외형성장도 이어지고 있다. 이는 전년(3038억원) 대비 약 31.6% 증가한 수치다. 이에 업계에서는 hy의 이번 메쉬코리아 인수 이후 향후 시너지 창출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감이 나온다.
 
hy입장에서는 메쉬코리아의 몸값이 낮아진 적기에 인수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유정범 전 메쉬코리아 대표를 비롯한 일각에서는 이번 인수가격이 ‘헐값 매각’이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메쉬코리아는 한때 기업가치 1조원을 넘는 유니콘으로 불린 바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2021년 메쉬코리아의 기업가치는 약 5500억원대로 추정됐다. 이에 비하면 이번 인수가격은 6분의 1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특히 hy는 신주 1주당 발행가 5023원으로 지분을 인수했는데, 이는 앞서 국부 컨소시엄이 제시한 1주당 6000원의 유상증자 제시안보다 낮은 가격이다.
 
이와 관련 메쉬코리아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국부 컨소시엄 안건은 이사회나 주총 결의가 없던 상황에서 유 전 회장이 주장한 건”이라며 “당시는 기업가치가 많이 떨어졌을 때고 회계법인에서 제시한 청산가치 등을 고려해서 법원에서도 저가 발행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상태”라고 설명했다.
 
hy는 재무상태도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hy의 부채비율 역시 22.2% 수준으로 우수한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2021년 말 부채비율인 42.5% 대비 20.3%p 줄었다. 총차입금 의존도 역시 지난 2016년 이후 꾸준히 1%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hy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흐름·현금성자산은 507억원이다. 이는 현금으로 전환이 용이하고 이자율 변동에 따른 가치변동이 중요하지 않은 유가증권이나 단기금융상품 등을 일컫는다. 짧은 기간 안에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유동자산도 2839억원을 보유 중이이어서 향후 투자 활동으로 인한 자금 부담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근 hy의 자금 현황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부담이다. hy는 지난해 103억원의 당기순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193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전년과 대조된다. 매출은 가격 인상 등의 요인으로 0.3% 상승했으나, 영업이익은 800억원으로 전년(1001억원) 대비 20% 줄었다. 지난해 판관비는 6482억원으로 전년(6269억원) 대비 3.3% 늘어났고, 퇴직급여와 복리후생비 등 일회성 비용이 증가한 것에 영향을 받았다.
 
영업활동현금흐름도 719억원으로 전년(1347억원) 대비 46.6% 급감했다. 2021년에는 잡히지 않았던 이자비용이 44억원으로 급증한 데다 재고자산이 327억원으로 전년(273억원) 대비 19.8%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차입금 형태로 605억원의 지급보증을 서면서 지출이 증가했다. 이 가운데 2021년을 기준으로 메쉬코리아의 부채총계는 349억원으로 지난 2018년(135억원) 대비 158.5% 증가했다. 다만 2020년(456억원) 대비로는 23.5% 감소했다. 앞서 기업회생 절차 개시를 앞두고 hy가 긴급지원한 600억원과 인수대금 800억원 등 총 1400억원을 투자한 상황이다. 
 
hy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팔도에 지급보증을 선 605억원은 올해 안으로 상환될 예정”이라며 “유동자산도 2839억원 정도 보유하고 있어 투자부담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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