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크레딧포럼)"복합 위기 피할 수 없어…보수적 전략 필요"
황규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추가 투자·사업 확장 신중 필요…자금 회수 못할 가능성 높아"
"G2 양자택일 해야…수출 품목 다변화 필요"
공개 2023-03-22 16:46:40
 
[IB토마토 윤아름 기자] 소규모 개방경제를 지향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단기적인 상황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업역 확장보다는 보수적인 사업 전략을 우선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풀렸던 유동성은 아직 회수되지 못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다양한 위기가 발생할 수 있어 보수적인 사업 전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황규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22일 <IB토마토>가 ‘역대급 신용위험, 불확실성 시대를 대비하라’라는 주제로 개최한 '2023 크레딧 포럼'에서 “경제 복합위기 상황이 전 산업에 걸쳐 발생하고 있고, 회피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미·중 갈등, 러·우 전쟁, 자국 중심주의의 확산 등 현재 복합위기의 상당 부분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넘쳐나던 유동성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 산업은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했다. 원가부담 증가, 수요감소 등과 같은 단일한 요인의 충격이 아닌 다양한 충격이 동시에 발생하는 복합위기 상황이다. 수요감소, 구조변화 대응은 중장기 충격에 해당하며, 원가증가 충격은 전년 대비 다소 진정됐으나 언제든지 재현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황규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사진=IB토마토)
 
황규완 연구위원은 “지난 몇 년간 전통 산업들이 신산업으로의 확장을 모색했었으나 경영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투자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추가적인 투자 또는 사업확장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라며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위한 재무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어 신용경색 등의 사태가 재현될 가능성에 대비해 안정적인 현금흐름 확보를 위한 재무전략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라며 “금리 충격에 민감한 것으로 분석된 음식, 숙박업, 부동산업, 수리업 등은 비용이 다소 소요되더라도 단기 채무의 장기 전환, 채무 구조조정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황 의원은 “우리나라 무역은 G2(미국·중국)에 집중돼 있는데 현재 미·중 무역갈등이 외교에서 군사적인 부분으로 확대될 우려가 있어 두 국가 중 1개국만 택해야 하는 선택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라며 “수출시장 다변화를 위한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내수중심 정책 전환 및 중국의 자국산 우선주의 등이 결합해 대중 수출 비중이 높은 소비재 수출 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점도 주의해야 한다”라며 “CBAM(탄소국경조정제도) 등 공급망 차원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규제 강화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그는 “CBAM은 환경보호를 위해 EU(유럽연합)가 주도하는 규제지만 실질적으로는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미국 등 각국이 유사한 규제를 도입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라며 “현재 철강, 알루미늄, 비료 등에 제한적으로 적용되나 추후 석유정제품, 무기화합물, 가죽제품, 종이 및 종이제품 등으로 확대될 예정이며 이 같은 추세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 위원은 마지막으로 “향후 경제활동인구의 성장둔화, 고령화 등으로 인력수급 불균형 심화 및 노동생산성 저하가 우려되고 있어 중장기적인 인력수급 전략을 수립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라며 “도소매업, 음식, 숙박업 등 저부가가치 단순노동의 비중이 큰 산업의 경우 협동 로봇, 서비스 로봇, 디지털 전환 등을 도입해 자본 효용성을 향상시키는 다양한 시도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