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중국서 가격 인하…전기차 치킨게임 시작?
1월 인상 이후 다시 인하…테슬라와 가격 경쟁 영향
업계 일각 “치킨게임 아냐, 보급형 가는 당연한 수순”
공개 2023-02-27 17:25:26
 
[IB토마토 이하영 기자] 올초 가격을 인상했던 중국 전기차 기업 비야디(BYD)가 가격할인에 나섰다. 자동차업계에서는 BYD의 가격할인이 전기차 치킨게임을 촉발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보급형으로 향하기 위한 당연한 수순이라는 시각도 있다.
 
BYD 한.(사진=BYD)
 
25일 제멘신문 등 중국 현지 매체는 BYD가 최근 왕조시리즈의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고 보도했다. 2021년형 ‘한’ 전기차와 ‘진’ 전기차는 각각 2만위안(약 380만원), 1만5000위안(약 284만원) 인하했고, 신차의 경우 6000~8000위안(약 114만~152만원)가량 가격을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왕조시리즈는 2013년부터 시작된 BYD의 전기차 인기모델로 중국 왕조의 이름을 브랜드 이름으로 사용했다.  
 
보도에 따르면 가격 인하는 베이징에 국한되었으나 상하이, 선전 등 다른 지역 역시 가격 인하가 예상된다. 중국 매체 디이차이징에 따르면 BYD는 이같은 할인 정책을 “일부 판매 대리점의 판촉활동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번 가격 인하가 눈에 띄는 이유는 지난달 가격 인하 정책을 내세운 세계 1위 전기차기업 테슬라와 달리 BYD가 전기차 가격 인상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BYD는 올초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 폐지를 이유로 모델별로 2000~6000위안(약 38만~114만원)의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이때 인기 모델인 세단 ‘한’은 21만9800위안(약 4163만원)으로 당시 테슬라 보급형 모델 세단 ‘모델3’의 22만9990위안(약 4356만원)과 유사한 수준까지 높아져 화제를 모았다. 
 
BYD 왕조시리즈의 가격 인하는 지난달 시행한 가격 인상 정책이 통하지 않았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BYD 가격 인상은 2000~6000위안이며, 가격 인하는 1만5000~2만위안이다. 할인폭이 최대 10배에 달한다. 가격 인하 폭을 감안하면 일부 모델에서는 오히려 이전보다 차량 가격이 낮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테슬라는 최근 미국에서도 모델3 가격 인하에 나섰다. 모델3 RWD는 4만2990달러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액 7500달러를 감액하면 3만5550달러(약 4696만원)가 된다. 국내 생산으로 IRA 혜택을 받지 못하는 현대차(005380) 아이오닉5의 기본트림은 4만1450달러로 테슬라 모델3 RWD가 5900달러(약 779만원) 더 저렴하다. 앞서 포드도 머스탱 마하-E 가격을 인하하며 가격 경쟁력 확보에 나선 바 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테슬라가 가격 인하 정책을 고수할 경우 전기차 시장을 놓고 치킨게임에 내몰릴 것이란 분석이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치킨게임이 아니라 전기차 시장이 보급형으로 변하는 상황에서 당연한 수순”이라며 “향후 전기차는 2만달러(약 2664만원)대 보급형이 주류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이하영 기자 greenbooks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