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무형자산 6조원 불어난 사연
지난해 3분기 무형자산 5조9418억원…2021년 말 대비 6조원 가까이 불어
바이오에피스 완전 자회사 편입 영향…개발비 및 진행 중인 개발비 등
국제 기준따라 장부가치 아닌 공정가치 평가…개발 완료 등 시장가치 반영
지난해 자체 개발비 무형자산 380억원 인식…2017년 이후 첫 개발비 자산화
공개 2023-02-22 07:00:00
 
[IB토마토 최용민 기자]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 무형자산이 2021년 말과 비교해 6조원 가까이 늘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지난해 4월 미국 바이오젠이 소유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50%-1주)을 취득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바이오에피스 무형자산 중 ‘개발비’와 ‘진행중인 개발비’ 등을 장부금액이 아닌 공정가치로 재평가하면서 금액이 크게 상승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 무형자산은 5조941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322억원을 기록한 2021년 말보다 1만8352% 늘어난 수치다. 짧은 시간 무형자산이 6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이는 지난해 4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에피스 무형자산을 삼바 무형자산으로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실제 분기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해 사업결합으로 계상한 ‘개발비’와 ‘진행중인 개발비’가 각각 2조8309억원, 1조4209억원에 달한다. 아울러 삼성바이오에피스 인수에 따른 영업권으로 1조6972억원을 인식한 상태다. 이들 무형자산들은 이전 사업보고서에는 없던 금액으로 오직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발생한 금액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4월 미국 바이오젠이 소유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50%-1주)을 23억 달러에 인수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개발비’와 ‘진행중인 개발비’ 등은 장부가격이 아닌 공정가치로 재평가되면서 삼바 무형자산 액수가 크게 늘었다. 실제 2021년 말 기준 삼성바이오에피스 연결 감사보고서를 보면 ‘개발비’와 ‘진행중인 개발비’ 장부가격은 각각 3427억원, 2397억원으로 나타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수 천억원에 불과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개발비’와 ‘진행중인 개발비’ 장부가격을 수조 원으로 재평가한 이유는 제품 상용화와 맞물려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비를 투입해 개발한 제품이 대부분 상용화 단계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실제 제품 출시가 이뤄질 경우 실적 개선에 크게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하면서 무형자산 재평가를 실시한 것이다.
 
실제 삼성바이오에피스 2021년 연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유방암 항암 치료제 SB3, SB8 등이 개발중이거나 개발 완료된 상태로 2514억원이 개발비로 계상됐고, 이 중 710억원을 상각누계액으로 인식해 현재 장부가치는 1803억원이다. 여기에 관절염 관련 항암 치료제인 SB4, SB5 등이 개발중이거나 개발 완료된 상태로 2377억원을 개발비로 계상했다. 상각누계액 1242억원을 제외한 1135억원이 장부금액으로 남아 있다.
 
이은종 법무법인 진선 회계사는 “국제 회계 기준에 따라 사업 결합 등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서는 무형자산도 공정가치를 기준으로 자산 재평가를 해야 한다”라며 “재평가된 금액이 장부금액보다 크기 때문에 적정하게 재평가가 이뤄졌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내부 기준을 확인할 필요가 있지만, 그 내용을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무형자산 금액은 확정금액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사업결합으로 인해 식별 가능한 무형자산의 공정가치는 잠정적으로 결정된 가액으로 최종가치평가 결과에 따라 금액이 조정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대해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정확한 최종 가치평가 금액은 지난해 사업보고서가 나오는 3월 중에 공시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자제 개발비를 다시 자산화하기 시작했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사용한 연구개발비는 총 1718억원으로 매출액의 8.1%를 차지했다. 특히 이 중 380억원을 무형자산으로 인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7년 연구개발비 1430억원(매출액의 70%) 중 786억원을 무형자산으로 인식한 이후 처음이다.
 
과거 제약업계에서는 연구개발비를 대부분 무형자산으로 처리하면서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연구개발비를 자산화하면 당기에 사용한 비용 규모를 축소할 수 있어 손익계산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에 결국 금융감독원과 금융감독위원회는 신약의 경우 임상3상 승인 이후, 바이오시밀러는 임상1상, 제네릭은 생동성시험계획 승인, 진단시약은 허가신청 및 외부 임상신청 등 제품 검증을 한 상태부터 자산화가 가능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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