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토피아, 자금조달 두 달 만에 또 유상증자…왜?
작년 12월 147억원 유입…목표에 20~30% 수준
운영비 확보 못하자 다시 유증으로 10억원 조달
공개 2023-02-10 08:00:00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세토피아(222810)가 유상증자 자금이 유입된 지 두 달도 되지 않아 일반공모 방식의 소규모 유상증자를 완료했다. 최근 주가 상승으로 발행했던 전환사채(CB)의 전환권이 행사되는 등 자본확충 효과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소액이지만 또다시 유상증자를 진행한 것을 두고 현금부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세토피아는 기명식 보통주 72만5163주를 발행하는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주당 모집가액은 1379원으로 청약률 197.11%를 기록, 운영자금 활용을 목표로 하는 10억원을 확보하게 됐다.
 
작년 12월 주주공모우선 방식의 유상증자 자금이 들어왔다는 것을 고려하면 비교적 빠른 시간에 또다시 유상증자가 이뤄졌다고 할 수 있다. 10억원이라는 규모를 볼 때 유동성에 대한 문제가 있는지 의심도 나온다.
 
 
 
이를 두고 지난해 7월부터 진행했던 유상증자의 모집자금이 원래 목표보다 적어지면서 계획만큼 충분히 자금조달을 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작년 주주우선공모 방식으로 진행했던 유상증자의 경우 당초 3900만주를 발행, 예상모집가액 1700원 기준 663억원 조달을 목표로 했다.
 
이후 주가 하락으로 인한 모집가액 조정(최종 1040원)과 구주주 청약률 28.89%, 일반공모 청약률 36.30%라는 흥행 실패가 맞물리면서 실제 발행주식이 1415만6182주에 그쳐, 147억원을 확보하게 됐다. 원래 목표에 22.2%에 불과하고 최종 모집가액 기준(총액 406억원)으로 봐도 36.2% 수준이다.
 
이는 자금사용 우선 1순위는 금융기간 차입금 상환 예정 금액(160억원)에도 미치지 못했고 증권신고서를 통해 최종 납입금액이 1순위보다 부족할 경우 제이슨앤컴퍼니와 소규모 합병과 관련된 무담보 차입금(약 77억원)을 최우선으로 갚는다고 밝혔다. 결국 2순위 신규공장 인수자금과 3순위 운영자금은 확보하지 못한 셈이다.
 
더구나 수익성 부진으로 현금창출력도 떨어지는 만큼 빠르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소액 유상증자를 다시 한번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세토피아의 연결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살펴보면 2019년 -61억원과 -365억원, 2020년 -40억원과 -122억원, 2021년 -14억원과 -105억원으로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2021년 국내와 해외 종속회사의 실적 성장으로 매출이 전년보다 836% 늘어난 770억원을 기록, 적자 규모를 축소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76억원과 -116억원으로 다시 손실폭이 확대됐다.
 
지난해 5월 지분 100%를 인수했고 올해 1월 흡수합병을 완료한 제이슨앤컴퍼니의 경우 2021년 매출 988억원과 영업이익 57억원을 기록했던 만큼 연결기준 실적 개선에 기여가 예상됐지만 작년 3분기까지 철강사업부의 매출은 544억원으로 모든 사업영역을 통틀어 가장 많았지만 영업이익은 -3억원으로 적자를 나타냈다.
 
 
 
자체적인 현금창출력을 보여주는 잉여현금흐름(FCF)은 2019년 -72억원, 2020년 -65억원, 2021년 -2억원, 2022년 9월 말 -118억원으로 마이너스(-)를 지속하면서 외부 자금조달의 필요성을 키우고 있다. 같은 기간 자금조달전현금흐름(PFCF)을 살펴보면 2019년 -270억원, 2020년 -207억원, 2021년 -231억원, 2022년 9월 말 -201억원으로 현금흐름은 더욱 나빠진다.
 
실제 부채와 차입금도 증가했다. 2021년 328억원이던 부채총계는 2022년 9월 말 621억원으로 89.3%가, 총차입금은 453억원으로 172.9% 급증했다. 부채비율은 138.2%, 차입금의존도는 42.3%%로 각각 74.1%p, 22.5%p 상승했다.
 
다행인 부분은 차입부담은 경감됐을 확률이 높다는 점이다. 제이슨앤컴퍼니와의 합병이 완료된 것으로 볼 때 관련 차입금은 이미 상환된 것으로 보이며 최근 주가가 상승하면서 이달 3일과 7일 총 65억원 규모의 전환권이 행사되는 등 발행 전환사채 규모 축소와 자본확충 효과도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세토피아는 계획됐던 유상증자가 이번에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원래 지난해 진행됐어야 했지만 주주우선공모 유상증자의 일정이 길어지면서 올해 2월 소액 유상증자를 진행·완료했다는 설명이다.
 
세토피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소액 유상증자가)원래 작년에 진행했어야 했지만 지연되면서 이달 이뤄진 상황으로 현금 유동성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작년까지 경영정상화를 위한 과정이었던 만큼 올해 실적 원년으로서 기대가 크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