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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준 크립톤 대표이사
엑셀러레이터는 동반자…공동창업자 수준의 역량 필요
도제식 교육 통한 전문가 양성…질적으로 국내 1위 자신
공개 2023-02-13 06:00:00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크립톤이 명확하게 지향하고 있는 간단하게 이미지화한다면 엑셀러레이터 업계의 ‘파타고니아’다. 우리의 명확한 철학과 투자·육성 방향을 통해 질적으로 최고인 엑셀러레이터를 추구한다는 의미다”
 
23년차가 된 크립톤은 국내에서 ‘액셀러레이팅’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하던 2000년부터 스타트업의 인큐베이팅, 다양한 기업의 엑셀러레이팅을 진행해왔다.
 
양경준 크립톤 대표이사는 크립톤의 철학과 엑셀러레이터의 본질적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사진=이하영 기자)
 
양경준 크립톤 대표이사는 회사의 철학을 강조했다. ‘기업은 사회를 변화시키는 도구’라는 것이다. 여기에 부합되지 못한다고 판단되는 기업은 투자 대상으로 삼지 않는 등 이 철학을 지키고 있다.
 
그러면서도 ‘성장 가속’이라는 엑셀러레이팅의 본질에 집중했다. 스타트업에 구애받지 않고 엑셀러레이팅을 통해 기하급수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면 대기업까지 모두를 대상으로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인터뷰 장소인 서울 중구에 위치한 공유오피스에서는 교보생명 사내 벤처를 육성하기 위한 엑셀러레이팅을 진행 중에 있었다.
 
세계 최초의 엑셀러레이터로 알려진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 이후 대부분 엑셀러레이터가 운영하는 배치 프로그램이 없으며 집체 교육도 지양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구성된 로직을 통해 일대일 멘토링을 제공하는 것이 다른 엑셀러레이터와의 차이점이다.
 
양경준 크립톤 대표이사는 “국내 유일의 올스테이지 엑셀러레이터로서 기업의 규모와는 관계없이 크립톤의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질적으로 가장 우수한 엑셀러레이터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양경준 크립톤 대표이사와의 일문일답이다.
 
-도제식 교육을 통해 직원들을 육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직원 채용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창업에 대한 경험이다. 경험을 통한 통찰력 등이 엑셀러레이팅에 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창업 경험이 있다면 이후에는 엑셀러레이팅에 대한 사명감을 심는 교육을 통해 좋은 엑셀러레이터를 만들 수 있다. 전문가가 있다면 당연히 데려오고 싶지만 현재 우리만큼 탁월한 전문가를 보지 못했고 이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조력자’로서 엑셀러레이터를 강조해왔다. 이는 무엇을 말하나?
△엑셀러레이터와 벤처캐피탈리스트의 공통점은 둘 다 성장에 배팅하는 것이다. 반면 차이점은 벤처캐피탈은 ‘성장하는’ 기업에 투자를, 엑셀러레이터는 성장 가능성이 있는 회사에 투자를 하고 그 성장을 같이 만들어 간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엑셀러레이터는 코파운더(공동창업자) 수준의 역량을 투입해야 하고 창업자의 동반자가 된다는 의미에서 러닝메이트라고 볼 수 있다.
 
-투자기업을 선정하는 방식이 궁금하다.
△발굴의 3단계가 있다. 우선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하고 여기서 궁극의 사업모델을 찾는다. 이후 사업모델을 적용한 팀을 발견하는 것이다. 이는 우리들에게 투자 제안이 온 기업들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투자할 기업을 찾는 방식으로 상대적으로 시간은 많이 걸리지만 투자의 성공 확률은 높을 수밖에 없다.
 
-투자 시장에 대한 상황에 전망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
△지금 20년 만에 오는 바닥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어려운 시기이다. 2010년부터 시작된 호황이었던 사이클이 바닥을 치고 있으며 업계에서 이야기 나오는 것처럼 올해 엑셀레이터나 벤처투자의 거의 절반 이상이 사라지거나 개점휴업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다시 사이클이 상승하겠지만 현재 하락 사이클이 3년 정도는 갈 것으로 보이며 이후 다시 조금씩 버블이 끼면서 지금으로부터 9~10년 정도면 다시 정점으로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사이클이 다시 돌아온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기에 히려 엑셀러레이터들이 타겟팅한 시드 투자는 최적기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보유 포트폴리오 중 주목할 만한 곳은 무엇인가?
△모든 포트폴리오를 사랑하기 때문에 특정 회사를 꼽을 수 없어 올해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들을 소개하겠다. 이들 기업은 모두 크립톤의 철학(기업이 세상을 변화)과 우리가 생각하는 궁극의 해법에 다 부합하는 곳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있다. 
우선 국내 유일의 우주지상국 사업자 ‘컨텍’은 작년 어려운 시기에도 600억원의 투자를 받는 등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위성에서 신호를 받아 이것을 데이터로 처리해 판매를 하는 사업을 하는데 데이터 신호 수신부터 데이터 처리·판매까지 전체 서플라이체인을 모두 갖고 있는 전 세계 유일의 회사라고 할 수 있다. 
의약용 마이크로 니들을 생산·판매하는 ‘쿼드메디슨’은 치료제를 주사가 아닌 패치 형태로 제공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굉장히 저가로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백신이 필요한 제3세계에도 저가로 공급할 수 있는 강점이 있는 곳이다. 
나스닥 상장을 준비 중인 ‘모비우스에너지’는 UAM(도심항공교통)에 친환경 배터리를 공급하는 회사로 쉽게 말하면 날아다니는 택시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세계적인 기술을 보유 중이다.
 
-갖고 있는 목표가 궁금하다.
△올해 세 가지 정도를 방점으로 두고 있는데 첫 번째는 질적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엑셀러레이터 위치를 공고히 하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글로벌 투자로 국내에서 우리가 육성한 팀을 세계로 나가게 하는 것이 목표다. 또한 올해 최초로 해외에 외국 창업가에게 투자를 하려 하는데 그 나라는 우크라이나로 전쟁이 끝나면 바로 진행할 계획이다. 마지막은 우리가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문제를 심각하고 보고 있어 2018년부터 지역 창업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를 더욱 강화하고자 한다. 
이외에도 대기업의 오픈이노베이션 역시 몇 년 전부터 역점에 두고 있었던 만큼 이를 더욱 강화시키고 지역혁신 펀드와 기후변화 펀드를 만들 준비도 하고 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