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미청구공사 대손충당금 '비상'…공짜로 공사하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9.6%…5대 건설사 중 충당 비율 1위
미분양 우려 높아 금액 증가 전망…'장위자이 레디언트' 등
장기대여금 충당금 8112억원 설정…77%가 종속회사 대여금
공개 2023-01-27 07:00:00
[IB토마토 노제욱 기자] GS건설(006360)이 국내 5대 대형 건설사 중 미청구공사금 대비 대손충당금 비율이 가장 높은 건설사로 나타났다. 대손충당금이란 회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을 비용으로 처리하기 위해 설정한 계정이다. 더욱이 부동산 시장 침체로 미분양이 늘면서 미청구공사금과 대손충당금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GS건설 사옥. (사진=GS건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GS건설의 미청구공사액은 1조4387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를 진행했지만, 아직 발주처에 청구하지 않은 금액이 1조원을 훌쩍 넘어선 것이다. 이는 2021년 말(9489억원) 대비 51.6% 늘어난 수치다. 대부분 건설사들이 원가율 관리에 애를 먹고 있는 가운데 발주처가 미청구공사를 인정해 주지 않을 경우 해당 금액은 손실로 처리된다.
 
특히 이 중 실제로 공사비를 받지 못할 것으로 추정되는 경우 건설사들은 대손충당금을 미리 설정해 대응하고 있다. GS건설은 국내 5대 건설사 중 절대적인 미청구공사액 규모는 3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대손충당금(2819억원) 설정률은 19.6%를 차지해 압도적 1위를 기록하고 있다.
 
 
GS건설보다 미청구공사액의 규모가 큰 현대건설(000720)(4조802억원)과 삼성물산(028260)의 경우 설정해놓은 대손충당금은 각각 2562억원, 347억원으로 비율로 따지면 6.3%, 2.3%에 불과하다. DL이앤씨(375500)(9156억원)와 포스코건설(1조2252억원)의 대손충당금 규모는 390억원, 345억원으로, 미청구공사액 대비 비율을 계산하면 4.3%, 2.8% 등으로 역시 적은 수준이다.
 
GS건설이 그만큼 경쟁사 대비 내부적으로 '리스크 현실화'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GS건설의 미청구공사 내역을 살펴보면 건축·주택부문에서 관련 금액이 전년도 말 대비 급증했다. 지난 2021년 말 3163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9월 말 8034억원으로 무려 254% 증가했다.
 
그동안 GS건설이 도시정비사업 등 주택사업에 집중해 착공 현장이 그만큼 많고, 관련 금액의 규모 또한 큰 것으로 풀이된다. 신반포4지구 재건축 '메이플 자이'(918억원), 브라이튼 여의도(534억원),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482억원) 등 순으로 아직 받지 못한 금액이 컸다.
 
문제는 최근 미분양이 속출하는 경우가 대거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도시정비사업 등 아파트 공사는 대부분 일반 분양 대금을 통해 공사비를 받고 있어 미분양이 늘어날 경우 미청구공사 규모와 이에 따른 대손충당금 역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GS건설은 지난해 말 서울 성북구 장위동에 '장위자이 레디언트'(장위4구역 재개발)를 공급했지만, 일반분양 1330가구 중 793가구만 계약이 이뤄져 계약률이 59.6%에 그쳤다. 지난 10~11일 잔여 물량 537가구에 대한 무순위청약을 진행했지만, 물량을 모두 해소하지는 못했다.
 
아울러 지난달 청약에 나선 광명 철산동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도 1·2순위 접수 결과, 930가구 모집에 2196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2.36대 1을 기록하면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냈다. 업계에서는 낮은 경쟁률에 따라 계약률도 저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GS건설은 올해도 약 2만세대 분양을 계획하고 있어 관련 리스크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러한 가운데 GS건설은 장기대여금에 대한 대손충당금 규모도 큰 수준이다. 지난해 3분기 별도기준 GS건설의 장기대여금 규모는 2조797억원에 달하며, 이에 대한 대손충당금 설정액은 8112억원 규모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3분기 기준 장기대여금의 대손충당금 중 약 77%에 달하는 6240억원이 종속회사에 대여한 금액인 것으로 알려졌다.
 
GS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회수 가능성을 판단해 보수적 관점에서 회계 반영한 사항이고 대부분 환입될 가능성도 있다"라며 "회사별로 구성 프로젝트가 다르고 상황도 다르기 때문에 특정 계정 하나로만 리스크를 판단하긴 어려우며, 전체 채권에 대한 대손 설정 수준으로 놓고 보면 동종사와 비슷한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