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 ACPC와 맞손…2년 만에 스팩합병 성공하나
하이투자증권, 지난해 하이제5호스팩 청산 아쉬움
ACPC, 하이제8호스팩 발기인으로 참여
스팩투자 전문회사로 명성…향후 스팩합병 성공 기대감
공개 2023-01-12 06:00:00
[IB토마토 은주성 기자] 하이투자증권이 올해 하이제8호스팩 상장에 나선다. 2021년에 2개의 스팩을 상장시킨 이후 두해만에 스팩 상장 재개에 나선 것이다. 이번 제8호스팩에는 스팩합병 제조기라 불리는 얼라이언스캐피탈파트너스(ACPC)가 발기인으로 참여하면서 하이투자증권과 첫 손을 잡았다. ACPC가 스팩 투자사로 명성이 높은 만큼 하이투자증권은 하이제8호스팩의 합병 성공에 큰 기대가 실리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5일 한국거래소로부터 하이제8호스팩의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았다. 조만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투자증권 본사. (사진=하이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은 2019년에 하이제4호스팩과 하이제5호스팩을, 2021년에는 하이제6호스팩(377400)하이제7호스팩(400840)을 상장시켰다. 2022년에는 스팩을 내놓지 않았는데 올해 다시 스팩 상장에 나서는 것이다.
 
하이제8호스팩의 공모예정 주식 수는 600만주, 공모 규모는 120억원 수준이다. 최근 선보인 제4호스팩(80억원), 제5호스팩(85억), 제6호스팩(85억), 제7호스팩(100억원)보다 공모 규모가 크다.
 
특히 이번 하이제8호스팩에는 ACPC(얼라이언스캐피탈파트너스코퍼레이션)가 발기인이자 최대주주로 참여한다. ACPC의 하이제8호스팩 지분율은 65%로 파악된다. 하이투자증권과 ACPC의 첫 스팩 협업이다. 
 
ACPC는 국내 최고의 스팩 투자사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1999년 설립돼 M&A자문, IPO컨설팅 등을 진행하다가 2009년 스팩제도 도입 때부터 스팩 시장에 적극 참여해 스팩투자 전문회사로 거듭났다. 해마다 꾸준히 스팩 상장 및 합병을 추진하면서 60% 이상의 높은 스팩합병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스팩시장 강자로 통하는 NH투자증권(005940)과 7개의 스팩을 만들었고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039490), IBK투자증권, SK증권(001510) 등 다양한 증권사와 협업을 늘려가고 있다.
 
발기인은 스팩 설립 때 증권사보다 더 많은 자금을 출자할 뿐만 아니라 상장 이후 합병 대상 기업을 물색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이에 발기인의 역량은 투자자들이 스팩 투자를 결정할 때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처럼 업력이 뛰어난 투자사가 발기인으로 참여하면서 향후 하이투자증권의 스팩합병 성공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2010년부터 2022년까지 모두 8개의 스팩을 상장시켰다. 이 가운데 4개가 스팩합병에 성공했고 2개는 합병기업을 물색하고 있다. 2개 스팩은 합병기업을 찾지 못해 청산됐다. 특히 지난해 하이제5호스팩은 드림인사이트와 스팩합병을 위한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하며 합병을 눈앞에 뒀지만 결국 합병이 무산돼 아쉬움을 남겼다.
 
 
 
하이투자증권은 PF사업 수익에 힘입어 준수한 실적을 거둬왔지만 정통IB부문의 실적 기여도가 미미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IPO와 유상증자 등 ECM 실적이 거의 전무했다. 이에 2019년 조직개편을 통해 IB본부에 ECM실을 신설하고 산하에 ECM1팀과 ECM2팀을 두면서 IPO 등 ECM 관련 사업 경쟁력 제고에 나섰다. 이영재 ECM실장 영입하는 등 인력도 보강했다.
 
이후 2021년 이노뎁(303530)의 단독 대표주관사를 맡아 직상장을 성공시키면서 10년여 만에 단독주관 트랙레코드를 추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10월에는 진영의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고 올해는 불스원과 나우로보틱스의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 말 조직개편에서는 IB본부를 IB1부문과 IB2부문으로 확대 개편하면서 전통IB사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내보였다.
 
IPO 시장 침체로 올해도 스팩합병을 통해 증시입성을 노리는 비상장사의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투자증권이 스팩시장에서 성과를 늘려간다면 향후 IPO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보탬이 될 수 있다. 직상장을 노리는 기업이 줄어들면서 IPO 상장주관사 자리를 차지하기가 더욱 어려운 가운데 스팩은 중소형 증권사가 수익을 내면서 IPO 시장 존재감을 다져나가는 데 요긴하게 활용될 수 있다.
 
스팩 상장 주관사로 참여하는 증권사는 인수수수료와 자문수수료 등의 수익도 얻을 수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하이제4호스팩과 관련해 스팩 상장 당시 1억5000만원, 상장 뒤 1억5000만원 등 3억원의 인수수수료와 4억원의 자문수수료 등 모두 7억원의 수수료수익을 거뒀다. 이노뎁의 직상장을 주관하면서 얻은 인수수수료(6억8134만5000원, 성과수수료 별도)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하이제8호스팩 공모 규모가 큰 만큼 수수료 수익도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올해 스팩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 있지만 기존 스팩의 업무 진행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라며 “현재 진영의 상장예비심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지난해 연기되거나 지연된 일반 IPO 및 스팩 관련 딜을 올해 적극 수행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은주성 기자 e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