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축되는 자동차 할부…조달금리 늘며 캐피탈사도 떠난다
높은 금리에 고객 이탈 심화…현대캐피탈도 대출 중단
중고차 할부금리 20% 육박…롯데렌탈 등 매출 감소 우려도
공개 2023-01-03 22:04:13
[IB토마토 이하영 기자] 최근 자동차 할부업계에서 조달금리 상승으로 캐피탈사가 종적을 감췄다는 말이 나온다. 이 가운데 실제 캐피탈사 수익성 지표 조사에서 조달비용이 늘며 이익률도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3일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에 따르면 캐피탈사의 2022년 3분기 수익성은 전년 동기 대비 저하됐다. 운용자산의 수익률은 전년 동기 수준을 유지했으나, 조달비용이 크게 증가해 경상적(일정한) 이익창출력이 저하됐다는 평가다. 조달비용률은 지난해 1~9월 기준 2.0%에서 올해 1~9월말까지 0.3%포인트 증가했다. 
 
 
나신평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조정총자산순이익률(조정ROA)은 1.9%로 전년 동기(2.0%) 대비 약 0.1%포인트 하락했다.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조치 연장에 따른 대손비용률 감소와 거액 여신 비중 증가, 규모의 경제 등에 판관비용률이 감소했음에도 조정ROA는 늘지 않았다. 
 
문제는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글로벌적인 금리 상승기 진입에 조달비용 부담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차입조달 의존도가 높은 캐피탈사의 경우 조달비용 부담 증가폭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된다. 
 
캐피탈사는 본사 자금지원이나 금리 인상, 대출 중단으로 유동성 위기를 막으려고 노력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 등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대출을 중심으로 하는 현대캐피탈도 고금리 여파에 관련 사업을 멈춘 상태다.  
 
자동차 할부금융이 끊기거나 고금리로 형성되자 인수 포기 대기자가 속출해 예상납기일은 빠르게 줄고 있다. 제네시스 GV80은 지난해 3년 이상 기다려야 받을 수 있었으나, 1월 현재 1년에서 1년6개월로 출고 대기 기간이 절반 이상 축소됐다. 소나타 2.0가솔린과 제네시스 G90 롱휠베이스는 1개월만에 받을 수 있을 정도다. 
 
고금리에 중고차업계도 개점휴업 상태다. 지난해 초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족과 저금리 기조가 겹치며 호황을 맞았던 것과 대조된다. 현재 중고차 할부금리는 법적 최고 금리인 20%에 육박해 신차와 마찬가지로 외면받고 있다. 중고차 판매수익이 매출의 28%를 차지하는 롯데렌탈(089860)과 25%가량인 SK렌터카(068400)도 올해 이익에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영호 나신평 책임연구원은 “(캐피탈사는) 사업구조상 조달비용 증가분을 운용금리에 전가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어려워 향후 운용마진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하영 기자 greenbooks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