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바이오텍, 애물단지 '온코퀘스트'…'효자' 투자자산 등극?
CB 매도청구권 행사해 34억원 확보…자기자본 대비 23% 수준
CB 잔량 80억원 남아 유동성 확대 기대…주식 전환 통한 차익 실현 전망
공개 2023-01-03 07:00:00
[IB토마토 박수현 기자] 수년간 애드바이오텍(179530)의 애물단지 신세였던 투자자산 ‘온코퀘스트’가 효자로 거듭났다. 온코퀘스트 자산 거래 과정에서 애드바이오텍이 일부 전환사채(CB)를 양수하게 되면서다. 애드바이오텍은 곧바로 해당 CB에 포함된 매도청구권 행사에 나서며 30억여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됐다. 더욱이 아직 80억원어치의 CB가 미전환 물량으로 남아 있어 당분간 외부 자금조달 필요성은 떨어졌다는 평가다.
 
애드바이오텍 본사. (사진=애드바이오텍)
 
양수한 CB 매도청구권 행사해 34억원 확보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애드바이오텍은 최근 ‘신규사업 진출’을 위해 카나리아바이오 주식 23만3991주를 34억원에 매도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금액은 애드바이오텍의 자기자본(148억원) 대비 23.01%에 해당하는 규모다. 매도예정일자는 오는 2023년 6월21일이다.
 
이는 애드바이오텍이 보유하고 있던 카나리아바이오엠 CB에 대한 매도청구권을 행사한 것이다. 앞서 지난 10월 애드바이오텍은 오큐피바이오가 투자한 CB를 양수한 바 있다. 양수 대상은 카나리아바이오엠의 16·17회차 CB 중 104억원, 10억원으로 총 114억원이다.
 
해당 CB는 애드바이오텍이 최대주주로 있는 온코퀘스트가 보유 중이던 바이오 자산을 오큐피바이오에 양도하면서 받게 된 것이다. 당시 온코퀘스트는 오큐피바이오와의 거래를 통해 받은 대가를 주주들에게 배당 형식으로 지급할 계획이었지만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며 다른 보상책을 찾아야 했다. 결국 온코퀘스트의 각 주주는 오큐피바이오와 협의해 자산을 양수하기로 했고, 이 과정에서 애드바이오텍은 카나리아바이오엠 CB를 전달받았다.
 
이에 최대주주인 애드바이오텍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은 모양새다. 애드바이오텍이 양수한 카나리아바이오 CB 114억원은 최초 온코퀘스트 출자금인 27억원보다 무려 322% 높다. 애드바이오텍으로선 4배 이상의 재무적 투자 차익을 실현하게 된 셈이다.
 
IPO 걸림돌 됐던 온코퀘스트…풍부한 유동성으로
 
애드바이오텍이 온코퀘스트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 것은 지난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애드바이오텍은 캐나다 항암치료제 개발기업 퀘스트파마텍에 27억원(기술투자 20억원·지분투자 7억원)을 투자했다.
 
처음 투자 목적은 재무적 투자가 아닌 사업 협력에 가까웠다. 그러나 치료제 공동개발을 위한 자금 유치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계획 자체가 무산됐다. 이후 퀘스트파마텍은 2015년 온코퀘스트를 분할 설립했고, 애드바이오텍은 온코퀘스트의 지분 22억원어치를 취득했다. 이에 따라 애드바이오텍은 퀘스트파마텍과 온코퀘스트의 지분을 각각 4.18%, 4.34%씩 갖게 됐으며, 투자 목적도 ‘단순투자’로 변경됐다.
 
그 후로 온코퀘스트 지분은 애드바이오텍에 줄곧 걸림돌로 작용했다. 해당 지분이 매도가능금융자산으로 분류돼 공정가치 평가를 받아야 했는데, 온코퀘스트의 바이오 자산 가치의 적정성이 문제 됐다. 지난 2020년 온코퀘스트가 바이오 자산을 매각했던 거래자 디아크(078590)가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탓이다. 이로 인해 당시엔 애드바이오텍의 기업공개(IPO)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결국 애드바이오텍은 지난해 타법인 출자 자산에 일부 손실을 반영하며 불확실성을 해소했다. 이에 온코퀘스트 지분에서 13억원 평가손실이 발생했으며, 자산 가치는 기존 24억원에서 11억원으로 감소했다. 이는 당기손익-공정가치금융자산 평가이익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지난해 애드바이오텍의 당기손익-공정가치금융자산 평가손실액은 2351만원이다.
 
결과적으로 온코퀘스트는 애드바이오텍의 유동성을 확대하는 역할을 했다. 애드바이오텍은 3분기 기준 68억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매도한 카나리아바이오 지분의 2배 수준이다. 향후 매도 가능한 물량이 8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유동성은 앞으로도 확대될 전망이다.
 
 
 
애드바이오텍은 나머지 80억원어치 CB 잔량에 대해서도 주식 전환을 통해 차익을 실현할 계획이다. 16회차 CB의 경우 사채만기일이 2052년인 데다가 제로(0)금리이기 때문에 만기까지 30년 동안 들고 있어봤자 건질 수 있는 이자수익이 한 푼도 없기 때문이다. 해당 CB는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옵션도 포함돼 있지 않다.
 
애드바이오텍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CB를 상환하기에는 30년물 채권이라 다소 어렵다는 생각이 들고, 결국 전환을 택하게 될 텐데 상당 물량에 보호예수가 걸려 있어 당장은 전환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보호예수가 끝나는 시점에서 합의에 따라 계약 내용이 변동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