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입금 상환 도래에 고민 빠진 'SK매직'
단기차입금·1년 내 상환 사채 3900억원…차입금의존도 56.6%
주방가전 매출 감소세 두드러져…회사채 등 차환 방식 검토
공개 2022-12-22 07:00:00
[IB토마토 윤아름 기자] SK네트웍스(001740)의 100% 자회사인 SK매직이 막대한 차입금·사채 상환 기일이 다가오면서 고민에 빠졌다. 부채 비중이 높은 렌털업계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동종업계 대비 SK매직의 재무건전성 악화가 두드러지고 있어서다. 최근 경쟁 심화로 SK매직의 자체 실적까지 저하되면서 약 3900억원에 달하는 단기차입금·사채 차환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매직의 3분기 기준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 및 사채 규모는 3885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단기차입금은 2686억원, 내년 초 갚아야 할 사채는 1199억원 규모다. 차입금 담보로는 화성공장 토지, 건물 등이 잡혀 있으며, 이와 별개로 리스부채 규모가 528억원으로 책정돼 있다.
 
최근 SK매직은 LG전자(066570) 등 대기업의 렌털 업계 진출로 경쟁이 심화되면서 계정 수를 늘리며 점유율 방어에 나섰다. 그러나 SK매직은 신규계정 유치 과정에서 운용리스 방식 판매(의무사용기간 3년)보다 렌털채권 회수 기간이 긴 금융리스 방식 판매(의무사용기간 5~6년)를 늘리면서 운전자본이 증가했고, 차입금과 재무레버리지도 증가하고 있다.
 
실제 SK매직의 총 차입금은 2019년 말 3355억원에서 2020년 4347억원, 지난해 6134억원으로 증가했고, 올해 3분기에는 7364억원까지 불어났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 또한 2019년 2814억원에서 2020년 3714억원, 지난해 5699억원, 올 3분기 7129억원으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2019년 235.4%에서 올 3분기 265.4%, 차입금의존도는 42.9%에서 56.6%까지 치솟았다.
 
  
SK매직의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동종업계에 비해서도 악화가 두드러진다. 렌털 업계 1위인 코웨이(021240)의 경우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고 있다. 코웨이의 부채비율은 2019년 165%에서 지난해 99.6%로 감소했고,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 또한 31.6%에서 23.5%로 떨어졌다. 코웨이는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토대로 배당금을 낮추고, 장기차입금 비중을 늘려 이자 비용을 경감시켰다.
 
업계에서는 SK매직의 차환 리스크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SK매직의 3분기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35억원 수준이다. 더구나 2016~2017년 SK그룹으로 편입될 당시 적극적으로 유치했던 계정의 계약만기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도래하면서 렌털 매출 성장세가 과거 대비 둔화된 상태다. 특히 올해 들어 가전부문 경쟁이 심화되면서 주방가전 부문 매출이 2년 연속 역성장하고 있다. SK매직의 주방가전 부문 매출은 지난해 2922억원으로 2020년 대비 6.2% 감소했고, 올해 3분기에는 1826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3분기 대비 17.5% 감소한 실적을 냈다.
 
향후 SK매직은 이자비용 및 투자비용도 추가적으로 지출해야 할 상황이다. SK매직은 해외 시장 진출을 목적으로 2018년 말레이시아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렌탈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초기 시장에 불과하다보니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목적으로 한 홍보 비용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SK매직의 말레이시아 법인은 2020년 연간 당기순손실 44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123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손실 폭이 확대됐다.
 
SK매직 광고(사진=SK매직)
 
SK매직은 향후 렌털 계정 확대를 기반으로 실적 부진을 타개하겠다는 계획이다. SK매직은 운전비용 부담을 감수하고, 계정 수를 늘리는 전략을 취하면서 국내 렌탈 계정수를 2018년 154만개에서 올해 9월 말 227만개까지 확대했다. 말레이시아를 중심으로 한 해외 렌탈 계정 수도 지난해 말 5.5만개에서 올 9월 말 9.5만개로 늘렸다. SK매직은 올해 동양매직부터 이어져 온 IT 시스템을 변경해 차세대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일회성 비용(500억원)이 반영된만큼 4분기부터는 실적이 정상화되고, 수익성이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SK매직은 최근 조직 효율화를 통해 미래 준비에 나서며 사업 안정화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SK매직은 이달 1일 2023년 정기 조직개편·임원인사를 통해 마케팅전략실을 상품개발실로 개편해 제품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또 기존의 제품개발실과 기술개발실은 기술개발실로 통합해 제조 경쟁력과 조직 효율화를 높이고, 디지털(Digital)혁신실과 BPR(business process reengineering) TF(태스크포스)를 신설했다. 차세대 시스템을 적용해 전사 차원으로 업무 효율화를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SK매직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단기차입금과 내년 만기를 앞둔 회사채는 1~2년 사이에 순차적으로 상환할 계획”이라며 “회사마다 금융리스, 운용리스 비율이 다르기 때문에 차입금의존도가 높아보일 수 있지만, 부채비율을 비롯한 재무건전성엔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말레이시아 법인은 코로나19로 인한 락다운으로 사업 진행 자체가 안됐고, 마케팅에 집중해 기반을 다진 것”이라며 “말레이시아는 내년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덧붙였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