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사장단 인사…“미래와 위기 준비”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 이재복 전무 각각 사장·부사장 승진
브랜드 경쟁력, 재무통 높이 평가…대응 역량 강화
공개 2022-11-30 17:29:07
[IB토마토 이하영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현대차(005380)에 디자인을 강화하는 한편 현대글로비스(086280)에는 재무통을 앉혀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위기에 대비하겠다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사장단 인사와 함께 그룹 내 연계 강화로 12월 중순 확정할 글로벌 사업부 신설 움직임도 내비쳤다.  
 
30일 현대차그룹은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환경 속에서 민첩한 대응과 지속적인 성과 창출을 위해 2022년 대표이사·사장단 임원인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현대차그룹 CCO(Chief Creative Officer)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재복 현대차 전무도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사장(왼쪽)과 이규복 현대차그룹 부사장(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 내정). (사진=현대차그룹)
 
먼저 ‘정의선의 디자인 동반자’로 불리는 동커볼케 신임 사장의 인사는 현대차그룹의 브랜드 역량강화에 역점을 둔 것으로 분석된다. 
 
동커볼케 신임 사장은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 제네시스 GV60 등의 선행 디자인과 콘셉트 디자인을 제시해 브랜드별 정체성과 지향점을 명확히 구축한 점이 높게 평가된다. 2015년 현대차그룹에 발 디딘 이후 2017년 12월 부사장에 올랐으나 향수병을 이유로 2020년 4월 퇴직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같은 해 11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할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CO, Chief Creative Officer)직을 신설하고 동커볼케를 부사장으로 다시 불러 벨기에 본국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가 2년 만에 사장직에 올랐다는 것 자체가 현대차그룹이 미래 경쟁력으로 디자인을 얼마나 높게 평가하는지 짐작하게 하는 부분이다.  
 
동커볼케 신임 사장의 또다른 도전은 AAM(Advanced Air Mobility, 미래 항공 모빌리티) 등 미래 모빌리티와 연계한 고객 경험 디자인이다. 그는 앞으로도 그룹 CCO로서 제품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강화 등을 통해 크리에이티브 콘텐츠 기반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전망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분 20%를 보유해 그룹 지배구조 개편 카드로 여겨지는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로는 현대차 ‘재무통’ 이규복 프로세스혁신사업부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 내정됐다. 이 신임 대표이사는 유럽 지역 판매법인장과 미주 지역 생산법인 CFO(Chief Financial Officer)를 담당하며 재무와 해외판매 기반 전략기획 경험을 쌓았다. 수익성 중심 해외 권역 책임경영 체제 기틀을 마련하고, 그룹의 지속가능한 미래 성장을 위한 혁신을 담당해 왔다는 평가다.
 
회사는 그룹 전반과 시장에 대한 높은 이해도, 글로벌 역량을 바탕으로 이 신임 대표이사가 그룹 차원의 시너지 창출과 미래 신사업 전략 실행 가속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했다. 현대글로비스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해운업 위기 속에서도 자동차 운송 경쟁력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이번 사장단 인사와 함께 현대차그룹은 핵심사업 간 연계 강화를 통한 미래 모빌리티 그룹으로 전환을 가속화 하기 위해 GSO(Global Strategy Office)를 신설할 방침이다. GSO는 현대차그룹 미래 모빌리티 분야 컨트롤타워 조직으로 △소프트웨어(SW) △하드웨어(HW) △모빌리티 서비스 관점의 미래 전략 방향 수립 및 대내외 협업, 사업화 검증을 담당한다. 
 
특히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단일화된 의사결정기구를 만들어 신속하고 일관된 전략 실행을 주도할 예정이다. GSO의 각 부문 인사와 세부 역할은 12월 중 결정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선제적인 새해 경영구상과 안정적인 경영 환경을 준비하기 위한 대표이사·사장단 인사”라며 “이어 12월 중에 있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미래 준비를 위한 성과 중심의 인적 쇄신을 계속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략기획담당 공영운 사장, 이노베이션담당 지영조 사장,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 김정훈 사장은 일선에서 물러나 고문 역할을 맡는다.
 
이하영 기자 greenbooks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