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수현 기자]
CJ ENM(035760)이 CJ라이브시티의 재무적 위험을 기업어음(CP) 발행으로 해결한다. 레고랜드 사태로 사채 발행 여건이 어려워지자 모회사가 나서며 자회사의 열악한 자금 유치력을 보완하는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라이브시티는 오는 2일 총 1000억원 규모의 장기 CP를 발행한다.할인율은 6.7%로, 이를 적용한 모집총액은 933억원이다. 청약일과 납입일은 오는 12월2일이다.
(사진=증권신고서)
이번 CP 발행은 모회사인 CJ ENM이 지급보증을 서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CJ ENM은 CJ라이브시티의 주식 18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로 환산하면 90%다. CJ ENM은 보통주 외에도 42만주의 우선주를 갖고 있다.
CJ ENM은 CJ라이브시티의 차입금·사채 발행에 줄곧 지급보증을 제공해왔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싱가폴 ‘방사완 브라더스’를 대상으로 발행한 외화차입금 200만 달러와 외화사채 300억 달러, 홍콩 ‘KEB하나글로벌재무유한공사’에 발행한 외화사채 240억 달러다. 또한 지난해 11월 1000억원 규모로 처음 발행한 1회차 CP에 대해서도 지급보증을 제공했다.
CJ ENM의 CJ라이브시티 지급보증 내역. (사진=증권신고서)
CJ라이브시티는 2015년 12월 경기도 고양시 고양관광문화단지 내에 문화복합시설 개발을 위해 설립된 문화콘텐츠 자회사다. 지난해 6월 고양시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아 본격적인 개발에 나섰다. 해당 사업은 작년 착공을 진행해 오는 2024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총 투자규모는 약 1조8000억원이다.
다만 현재 CJ라이브시티는 홀로 외부 자금을 유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사업 지연과 고정비 부담에 따라 재무안정성이 악화된 탓이다. 지난 2017년 부채비율 52.5%, 순차입금의존도 16.6%로 양호한 재무구조를 보이고 있었으나, 2020년 사업계획변경 등에 따라 유형자산폐기손실 403억원 등 적자 누적으로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됐다. 올해 3분기 말 부채비율은 4138%, 차입금의존도는 89.8%다.
이에 업계는 모회사인 CJ ENM이 CJ라이브시티의 사업 진행 과정에서 비경상적 지원이 지속 이뤄질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송영진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회사는 한류월드 개발사업을 위해 설립된 법인으로 CJ ENM으로부터의 출자, 차입및 차입기한 연장이 이뤄지고 있다”라며 “향후 사업 진행 과정에서 추가 지원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CJ라이브시티는 이번에 CP 발행을 통해 확보하는 자금을 채무상환에 활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에 1200억원, 250억원 규모로 발행한 단기사채다. 해당 사채의 만기는 오는 2023년 2월이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