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쇼크’ 롯데케미칼…내년 2분기 동박 인수 효과 보나
3분기 부채비율 53%에 불과…10조원 수주 잔고가 실적 가를 것
공개 2022-11-09 15:42:30
 
[IB토마토 이하영 기자] 롯데케미칼의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보다 3000억원 이상 하락하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내년 2분기 이후 세계 4위 동박업체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효과가 본격화되면 실적향상이 기대된다. 
 
9일 롯데케미칼은 3분기 잠정실적(연결기준)으로 매출액 5조6829억원, 영업손실 423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전망치는 영업손실 1000억원 규모로 적자폭이 컸다. 회사에 따르면 글로벌 수요 감소와 원재료인 납사 가격 하락에 따른 부정적인 래깅효과로 수익성 하락이 지속된 영향이다. 대산공장 화재 보험금 약 4000억원도 영업외손실로 인식됐다. 
 
(사진=롯데케미칼)
 
부문별로 따지면 △기초소재사업 매출액 3조5874억원, 영업손실 2770억원 △첨단소재사업 매출액 1조1613억원, 영업이익 121억원 △롯데케미칼타이탄 매출액 7256억원, 영업손실 1308억원 △LC USA 매출액 1668억원, 영업손실 306억원 등을 기록했다. 첨단소재사업을 제외하고 원자재 가격 상승과 수급 악화에 따른 압박을 강하게 받은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올해 4분기 전망도 어둡다는 데 있다. 2조7000억원에 달하는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비용과 시설투자비를 합하면 내년에만 약 4조원 수준의 자금이 소요될 예정이다. 여기에 자회사 롯데건설 지원비용이 유상증자 900억원 가량에 차입 자금도 5000억원 규모로 상당하다. 
 
9월부터 롯데정밀화학이 연결 실적에 포함된  부분은 긍정적이나, 흑자전환은 내년 하반기가 될 전망이다. 
 
향후 롯데케미칼의 실적을 좌우하는 것은 일진머티리얼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장 사업인 2차전지 핵심소재 중 하나인 동박을 생산하는 데다 2030년까지 10조원 상당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최근 수주잔고가 급격히 불어난 LG에너지솔루션(LG엔솔)과도 동박 납품 계약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LG엔솔과 계약이 본격화되면 수주잔고가 더 높아져 매출과 영업이익 향상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장현구 흥국증권 연구원은 “늦어도 내년 2분기에 반영될 일진머티리얼즈의 동박 사업부는 동사의 한계점으로 인식된 퓨어케미칼 중심 사업부 포트폴리오를 한층 다각화시켜줄 것”이라며 “화학 업황의 반등 시기는 다소 불투명하나 향후 개선될 사업부를 그려본다면 현재 주가는 저평가 되어있다”고 지적했다. 
 
롯데케미칼 2022년 3분기 IR 자료.(사진=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강종원 최고재무책임자(CFO) 재무부문장이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대금은 2조7000억원인데 내부자금은 1조원 정도 고려하고 있다”며 “외부 자금 조달은 현재 금융권을 대상으로 모집을 진행 중으로 연말까지 금융권으로부터 투자확약서를 접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3분기 기준 현금이 4조4072억원에 총부채가 9조3276억원이다. 부채가 현금의 2배에 육박하지만 부채비율이 53%에 그쳐 안정적이다. 아직 차입금을 좀더 낼 여유가 있다는 말로도 해석된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은) 일진머티리얼즈와 라인 프로젝트 등 진행에 관련된 차입을 진행해도 부채비율 70%를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라며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을 감안한 여타 대안도 고민 중 하나이겠으나, 결국 자금조달 방법이 확정되면 이는 불확실성 해소로 인식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하영 기자 greenbooks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