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 우리금융 잔여지분 매각보다…'배당 수령' 무게
12월 공자위서 잔여 지분 매각 시점 논의할 듯
"공적자금 회수 목적"…주가 고려 매각 연내 넘길 가능성
예상 배당수익률 상위권…내년 매각 시 배당 수익 기대
공개 2022-11-07 06:00:00
[IB토마토 김수정 기자]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의 우리금융지주(316140) 잔여 지분 매각이 연내를 넘길 전망이다. 당초 매각 로드맵은 연내 지분을 모두 매각한다는 게 주 골자였다. 그러나 금융 시장 불안으로 주가가 연일 하락하면서 처분 수익 보다 배당으로 실익을 챙기자는 계산에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가 우리금융지주 잔여 지분을 매각할지 여부는 내달 열릴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이하 공자위)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공자위는 매달 한 번 열린다. 원래 이달 열려야 하지만, 내부 사정으로 열지 않기로 함에 따라 잔여 지분 매각 논의는 내달로 넘기게 됐다.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금융지주 지분은 1.29%다. 예금보험공사는 지난 2월, 5월 두 차례에 걸쳐 총 지분 4.51%를 매각, 공적자금 4981억원을 회수했다. 현재까지 누적 회수율은 100.8%다.
 
정부는 외환위기 당시 지원한 공적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블록딜, 경쟁입찰 등 다각도로 우리금융지주 지분을 매각했다. 지난 2016년 과점주주에 지분 29.7%를 넘기면서 우리금융지주 민영화도 진전을 보였다. 과점주주 체제가 닻을 올렸지만, 사실상 최대주주는 예금보험공사였기 때문에 빠르게 매각해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이에 공자위는 지난 2019년 매각 로드맵을 세웠다. 
 
로드맵은 매년 2~3회에 걸쳐 최대 10%씩 분산 매각한다는 게 주 골자다. 로드맵을 수립해놓고도 한동안 지분을 처분하지 못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해 주가가 1만원 미만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로드맵을 세우고 2년 만인 2021년 본격적인 매각에 착수했다. 유진프라이빗에쿼티 등 5개사에 지분 9.33%를 양도하면서 사실상 완전 민영화도 달성됐다.
 
 
 
정부가 약속한 우리금융지주 매각은 오는 2022년까지인데, 시일을 넘길 공산이 크다. 매각이 아닌 공적자금 회수가 목적이기 때문에 '수익률'을 염두에 둔다. 
 
미 연준의 매파적 발언으로 환율이 치솟으면서 이날도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1% 이상 하락했다. 지난 5월 지분 매각할 당시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1만5000원대였는데, 지난 9월부터 1만2000원을 넘지 못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매각 결정은 공자위에서 하겠지만, 공적자금 회수가 목적이기 때문에 시장 상황을 감안해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드맵에도 2022년 말까지 잔여 물량이 있을 경우 2023년에 모두 매각한다는 추가 단서도 달았다. 또, 잔여 지분이 2% 미만으로 소량이기 때문에 매각이 급하지 않다. 
 
매각 시점이 연내를 넘긴다면 예금보험공사는 상당 규모의 매각 수익이 예상된다. 2021회계연도 배당 수령액은 3076억원이었다. 배당수익 역시 회수 실적에 포함된다. 
 
우리금융지주는 3분기만에 작년 연간 순익을 뛰어넘는 최대 실적을 거뒀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기업가치 제고에 의지를 드러내면서 주주환원 기대감도 커졌다. 
 
지난 3분기 컨퍼런스콜 현장을 찾은 손태승 회장은 "국내 IR을 통해 투자자들과 만날 기회가 있었다"라며 "미래 기대감 등을 확인했으며, 적극 소통해 시장의 다양한 의견이 경영 현장에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작년 결산 배당으로 주당 750원의 현금배당을 했다. 올해 분기 중에는 중간 배당으로 전년과 동일한 주당 15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에프앤가이드가 시총 1조원 이상 상장회사의 예상배당수익률을 추산한 결과, 우리금융지주는 9.29%로, 지방 금융지주 3사 다음으로 높은 배당수익이 기대됐다. 
 
김수정 기자 ksj0215@etomato.com